4. 180만 원짜리 핸드폰을 팔고 싶었던 날

은별이의 일기

by 해윤이

은별이는 오늘 어떤 일기를 써야 할지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도덕 시간에 알뜰시장을연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은별이는 선생님께 오늘 도덕 시간에 있었던 일을 일기로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어떤 수업을 들었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알뜰시장에서 물건을 팔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무엇을 가져다 팔면 돈을 많이 벌수 있을지 계속 생각했어요.”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팔고 싶으냐고 물으셨습니다.


“엄마가 새로 산 180만 원짜리 핸드폰이요. 그리고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비탄 총도 팔고 싶어요.”


은별이의 말을 들은 담임선생님께서 조용히 물으셨습니다.


“은별아, 알뜰시장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니?”


은별이는 눈만 끔뻑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은별이가 물건을 팔 생각만 하느라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셨습니다.


“알뜰시장은 물건을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위한 운동이란다. 이것을 '아나바다' 운동이라고 하지. 물건값도 천 원 단위로 정하고,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한단다.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친구에게 저렴하게 나누어 주는 데 의미가 있어.”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야 은별이는 알뜰시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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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별이의 일기

제목: 180만 원짜리 핸드폰을 팔고 싶었던 날


도덕 시간에 알뜰시장에 대해 배웠다.
나는 물건을 가져와 팔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만 듣고 어떤 것을 팔지 생각했다.


우리 집에서 가장 비싼 것은 며칠 전에 엄마가 새로 산 핸드폰이다. 가져다 팔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분명 엄마에게 혼날 것이다. 그래도 괜히 샘이 나서 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비탄 총도 떠올랐다.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잘 팔릴 것 같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정작 선생님 말씀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방과 후 교무실에서 일기를 쓰려고 갔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알뜰시장을 하는 이유를 다시 설명해 주셨다. 물건을 아껴 쓰고, 나누어 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는 '아나바다' 운동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나는 수업 시간에 딴생각을 한 것이 부끄러웠다.
다음부터는 선생님 말씀을 더 열심히 들어야겠다.


오늘 집에 가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친구들은 어떤 물건을 가져올지도 궁금하다.


은별이는 집에 돌아가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엄마는 핸드폰을 잘 간수해야겠다며 웃으셨고, 은별이가 입던 옷을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형들의 옷을 물려받아 입는 것도 아나바다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자신이 아끼던 물건이 필요한 친구에게 전해질 때 은별이는 분명 흐뭇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것 또한 기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날 이후 은별이는 물건을 더 소중히 여기고 아껴 쓰는 생활을 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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