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쩝 소리와의 작별

은별이의 일기

by 해윤이

소미와 함께 급식실로 향했다.

줄 끝에는 선생님도 아이들과 함께 서 계셨다.


급식을 받아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을 때였다.


선생님이 은별이를 조용히 부르셨다.


“은별아, 음식을 씹을 때 쩝쩝 소리를 내는 것은 식사예절에 어긋난단다.”


은별이는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친구들은 모두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다.


나만 들리는 걸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을 꼭 다물고 씹어 보았지만
이상하게도 자꾸만 ‘쩝쩝’ 소리가 났다.


점심을 다 먹고 은별이는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소리를 안 내고 먹는 게 너무 어려워요.”


선생님은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다.


“괜찮아. 천천히 고쳐 가면 된단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던 은별이는 또 한 번 놀랐다.
가족 모두가 쩝쩝 소리를 내며 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이 마치 돼지들이 먹이를 먹는 것처럼 느껴졌다.


“엄마, 우리 가족은 왜 쩝쩝 소리를 내면서 밥을 먹어요?”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되는 거야.”


은별이는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 마음이 축 가라앉았다.


그래도 결심했다.


나 혼자라도 고쳐야지.


P20260206_215543000_3620AFC7-8B31-42FE-AE3E-A0F6E3635450.PNG 식사예절 초등1학년그림


2021년 9월 ○○일
날씨: 흐리고 바람 부는 날


제목: 식사예절


점심시간에 선생님께서 음식을 먹을 때는 쩝쩝 소리가 나지 않게
천천히 씹어야 한다고 알려 주셨다.


친구들을 보니 소리를 내며 먹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집에 와서 보니 가족들도 모두 쩝쩝거리며 밥을 먹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소리가 나지 않게 먹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음 날, 은별이는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제가 급식을 먹다가 쩝쩝거리면
‘쩝’ 하고 한 번만 말씀해 주세요.
그때마다 고치겠습니다.”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은별이는 오늘도
어제보다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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