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별이의 일기
은별이는 수업이 끝나면 늘 일기장을 들고 선생님에게 온다.
그날은 선생님이 무척 바빠 보였다. 옆자리에는 같은 반 소미가 앉아 있었다.
“은별아, 여기 앉아서 같이 이야기해 보자.”
소미도 일기를 잘 쓰고 싶다며 와 있었다.
선생님은 은별이에게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하는지 말해 보라고 하셨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화장실에 먼저 가요. 그리고 엄마가 틀어 놓은 TV를 보면서 콘프레이크를 먹어요. 그다음에 책가방 챙기고 옷 입고… 세수하고…”
그 말을 듣던 소미가 웃으며 말했다.
“이 바보야, 옷 입고 세수하면 옷 다 젖잖아.”
은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아… 그렇겠네.”
“그럼 아침 먹고 이는 닦아?”
“아니.”
선생님은 조용히 말씀하셨다.
“은별아, 오늘 일기는 ‘세수 먼저 하기’에 대해 써보자.”
2021년 8월 ○○일 ○요일
날씨: 구름 많은 날
제목: 세수 먼저 하기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옷을 입고 학교 갈 준비를 다 한 후에 세수를 했다.
그런데 소미의 이야기를 듣고 세수하는 순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옷을 입고 세수를 하면 옷이 젖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내가 잘못하고 있었다.
내일부터는 일어나면 세수를 먼저 할 것이다.
그리고 아침을 먹은 후에는 이를 꼭 닦아야겠다.
은별이는 예전에는 머리도 빗지 않고, 세수도 하지 않은 채 학교에 오곤 했다.
눈곱이 남아 있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작은 습관 하나가 아이를 바꾸기 시작했다.
일기를 읽은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은별이가 내일부터는 더 멋져 보이겠는데?”
칭찬을 들은 은별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오늘의 다짐이 내일의 습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은별이는 일기장을 가방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