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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Backstage Jul 24. 2024

꼭 기억해야 할 두 가지

<경제> 돈의 심리학

자꾸 거슬리는 문장이 있어 책 앞에 멈춰 섰다.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여기서 말하는 당신이 바로 나를 말하는 거지?’라며 흠칫 놀라 두리번거렸다. 검은색의 자신감 넘치는 각진 폰트가 단호하게 나를 꾸짖고 있었다. 책 한 줄 읽지 않았지만 저자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통찰력 넘치는 현자일 것이라 믿게 된 건 다섯 개의 금빛 표창마크 때문만은 아니었다. 서브 타이틀과 함께 흑백 톤의 지폐로 만들어진 뇌 이미지는 꽤 진지하게 다가왔다. 머릿속에 돈 생각으로 꽉 차 있다는 직관적인 표현으로 생각했지만 책을 다 읽고는 지폐의 의미가 다르게 보였다.


싫증을 쉽게 느끼는 편이다. 분명히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했던 일이 익숙해지면 이런 생각이 밀려온다. '아, 지루해, 매번 똑같아, 더 재미있는 거 없나?' 아무리 좋아도 한번 간 곳을 여러 번 자의적으로 방문한 적이 없고, 하나에만 오랫동안 투자하며 갈고닦는 것에 취약하다. 한마디로 전문가가 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만나면 이 좋은 상태를 잊고 싶지 않아서 빠르게 하려는 성향이 있다. 좋아하는 책은 최대한 빨리 읽고, 글도 빨리 쓰려고 하며, 운동도 빠지지 않고 하려 한다. 좋아하는 것들이 언젠가 싫증 나서 쳐 다도 보지 않게 될 까봐 겁이 나 생긴 나만의 버릇이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많은 이들이 평생 동안 변화를 많이 느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평생 동안 워낙 많이 변하기 때문에 수십 년간 같은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 비슷한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돈은 80년짜리 수명 하나가 아니라, 아마도 20년 단위의 네 개의 수명을 가 질 것이다.’ 


사람은 변한다 이토록 흔한 명제를 투자에 대입하기란 꽤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목표도 욕망도 바뀌기 때문이다. 10대, 20대에 꿈꾸던 목표와 욕망은 지금과 확연히 다르다. 돈에 대한 생각 또한 우리가 자라온 세월과 함께 변화해 왔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달라지는 가장 큰 변화는 크게 기뻐할 일도 크게 슬퍼할 일도 없어진다는 것 아닐까? 많은 경험을 하며 마냥 좋은 일도, 절대적으로 나쁜 일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또한 지나간다는 것도 체득하게 된다. 돈은 어떤 심리를 가지고 변화하는 걸까? 나는 왜 부자가 되지 못했을까? 노력을 안 해서? 경제 지식이 부족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은 내가 내린 잘못된 결정들로 생긴 결괏값이라는 생각에 서글펐다. 하지만 돈의 양면성에 대한 글은 고정관념을 하나씩 벗겨주었다.


‘성공한 사람이 있고 실패한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의 투자결과는 달랐고, 사람들은 이렇게 평했다.
멋있게 대담했다 vs 바보같이 무모했다.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까지가 노력과 재주이며
 어디부터 리스크일까?’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성공과 실패에 있어 행운과 리스크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인드셋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낙관주의적인 전망을 하는 것이 좋을까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을까? 리스크에 대비하고 비관주의적 자세를 취하며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경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쪽도 정답이 될 수 없었다. 

돈은 좌뇌와 우뇌의 역할이 모두 필요했다. 이성적으로 감정을 통제하며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좌뇌와 직관적이고 감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뇌의 기능이 조화롭게 발달돼야 하는 것이다. 경제적 이익만 취하려 한 결정 뒤에 더 큰 가치가 될 수도 있는 건강이나 관계가 악화된다면 그게 현명한 투자인가 반문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책을 다 읽은 뒤 책을 덮을때 보이는 표지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 라는 질문에  표지 일러스트가 답 하고 있었다. 좌뇌와 우뇌 모두 활성화시켜 판단했어야 한다고 말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보편적 진리는 없다. 상황에 따라 좌뇌와 우뇌가 활성화되는 영역이 달라지는 것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돈에 대한 생각 또한 계속 변화한다. 가치와 보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되 모든 성공이 노력의 결실이 아니고 모든 실패의 원인이 게으름의 결과도 아님을 바탕으로 두가지를 꼭 기억하려한다.

모든 것에 양면이 있다는 것과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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