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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사유랑단 Jun 26. 2021

이직이 잘 되는 직무, 있다? 없다?

과거에 비해서 이직시장이 매우 활발해졌고, 기업들도 신입공채보다 경력직 채용을 더 선호한다는 응답들도 매체를 통해서 심심치않게 들려오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직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직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요? 


(2019년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설문에 의하면 마케팅/광고기획쪽이 러브콜을 많이 받았다고 나타나있기도 하네요.) 일단, 이직준비를 장기간 해본 제가 내린 정답은 어느 정도는 '있다' 입니다. 먼저 원래 이직 자체가 활발한 산업군이 있긴 합니다. 최근에는 IT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자들, 데이터전문가들이 그렇고 (한 때는 문과생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던, 세자리수 채용도 마다하지 않았던 은행들도 요새는 일반직군 채용을 아예 안 하고 IT인력만 채용하는 곳들도 있다고 할 정도), 전통적으로는 증권업계의 영업맨들이 이직이 상당히 활발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특수한 업종의 종사를 제외한 일반적인(?) 시장에서 선호되는 직무라는 것이 따로 있을까. 경력직 공고라는 것이 채용포털에 올라와있는 오픈공고 외에 헤드헌터, 써치펌을 통한 히든 공고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필자가 모든 공고들을 직무별로 나누어서 통계를 내보지는 못했으나 그동안의 이직준비를 하면서 수백번 넘게 공고들을 봐온 결과 한가지 힌트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직군 보다는 지원/기획 직군"


에서 더 많은 경력직 채용을 해오더라는 것입니다. 판매, 세일즈를 중심으로 하는 영업이나 (해외영업은 그래도 경력직 수요가 있는 편이므로 국내영업에 국한), 지점 또는 전문영업사원들을 관리하는 직무, 고객과의 접점 부서, 생산직 등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종은 이상하게도 공고가 별로 없었습니다. 제가 영업관리직에 재직했을 때도 영업관리직으로 이직을 알아보려고 했을 때 사실상 뽑는곳이 없어서 길이 막혀있어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기도 합니다. 반면, 일반적으로 경영지원, 스탭부서라고 불리우는 직군에서는 꾸준히 모집공고가 오픈됩니다. 예를 들어 인사팀, 마케팅팀, 전략기획팀, 재무팀, 회계팀, 구매팀, 홍보팀, 법무팀, IT팀, 생산관리팀 등이 그렇습니다. 


왜일까? 첫째는 현장직군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산업계의 속성을 많이 탑니다. 영업직, 영업관리직의 경우 같은 영업이나 영업관리직이라고 하더라도 유통업계, 아니 유통업계라고 하더라도 백화점, 마트, 편의점이 다 속성이 다르고 금융권이라고 하더라도 은행, 증권, 보험이 다 다르고 식품업계가 다르고 건설업계가 다르고 다 속성과 프로세스가 다릅니다. 물론 다른 직무들도 업계마다 다르다면 다르겠지만 그 다름의 정도가 영업쪽은 더 크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 수혈을 활발하게 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고 기껏해야 동종업계 정도의 좁은 이동정도가 전부죠. 


반대로 경영지원부서의 경우, 제가 속한 인사팀을 예를 들면 사실 인사업무의 기본 프로세스, 교육업무의 기본 틀은 어디서 어느 업종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베이스는 비슷합니다. 경영학의 인사조직이론에 따라서 파생된 직무로서 줄기가 같고 회사 내에서도 아예 다른 업계에서 이직을 해온 사람들도 곧잘 적응을 하여 잘 다니는 사례도 많습니다. 회계팀도 재무회계, 관리회계 기본 자격증들을 취득한 사람이라면 정해진 이론과 틀에 맞추어서 기본 이해도는 어느정도 공통적으로 깔고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타업계에서라도 기본적인 업무 실력이나 지식이 뛰어난 외부 인력이라면 데려와서 금방 적응시킬 수 있는 측면이 현장의 직군들보다는 조금 더 수월할 수 있기에 더 공고들이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둘째는 내부 전배(발령)의 측면입니다. 경력직으로 채용하여 그 자리를 채운다는 뜻은 시세 확장에 따라서든 다른 곳으로 떠난 사람을 대체하기 위한 자리든 어찌됐건 내부 인력중에서는 마땅히 발령을 통해서 그 자리로 보낼 적임자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 영향을 경영지원 부서들은 좀 더 받습니다. 회계팀에 있던 사람을 갑자기 법무팀으로 발령내기가 곤란 하고, 인사팀에 있던 사람을 갑자기 IT팀에 발령낼 수가 없는 노릇이고, IT팀에서 근무하던 사람을 홍보팀에 발령내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업무 속성이 좀 더 특수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회사원들이 아예 한 직무에서만 쭉 근무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인사팀에서는 직무매트릭스를 그려서 이 업무를 하던 사람이 업무 유사성을 띄고 갈 수 있는 타 직무를 ○(가능), △(보통), X(불가능) 으로 나뉘어서 정리해놓기도 하고, 어느정도 직무이동을 시킬 때 유사업무의 큰 카테고리가 한정되어 있어 갑자기 확 다른 영역의 업무로 배치하여 빈자리를 무조건 내부인력으로 채우기에는 제한적인 측면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약간 더 수월합니다. 어느 직무에 있던 사람이든 현장으로 배치하는 것은 왕왕 있는 일이고, 실제로 가서도 잘 적응을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는 신입직원 채용공고를 보면 좀 더 명확해집니다. 회계직무는 경영학, 회계학 전공자, IT직무는 IT계열 전공자, 법무직무는 법학 전공자를 명시하거나 우대전공으로 표기를 해두는 반면에 영업/영업관리 직무는 거의 모든 회사들이 '전공무관'으로 표기를 하고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다 흡수하여 받아들입니다. 그만큼 영업/영업관리 직무로는 이동이 용이한 편이고 고유 업무의 이론적 특수성이 덜 해 진입장벽이 좀 더 낮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노파심에 오해는 없으셔야 할 것이 영업이나 영업관리직무가 중요도가 낮은 직무라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가장 인정받고 대우받을 만큼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현장직원들이기에 중요한 인력들임에는 분명하나, 업무 속성이 이론적인 지식이나 전문 자격증을 통하여 일을 한다기 보다는 좀 더 유연하고 즉시적인 대응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인적네트워크 등이 좀 더 발휘되는 업무이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각자의 베이스를 갖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속성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자, 그럼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마무리를 해보겠습니다. 본인이 이직을 하고 싶은데 현재 현장직군, 영업/영업관리 직군에 종사하고 있는 분이라면 경력직의 이직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사내에서 먼저 경영지원 직군의 직무로 이동을 하신 뒤에 이직을 찾아보시는 것이 좀 더 좋습니다. 영업외에 내가 평소에 관심있는 직무를 하나 더 설정해놓고 관련 외부교육들을 수강해보거나, 트렌드를 꾸준히 분석해보고 사내 잡포스팅에 근기를 남겨서 어느어느 부서에 가고싶다는 뜻도 지속적으로 어필해보면서 사내에서 먼저 직무를 한번 바꾸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뒤에 현장경험을 살린 '인사전문가', 현장경험이 있는 '구매전문가' 이런식으로 본인의 차별성을 더 드러내면서 적극적으로 경력직 시장에 이력서를 던져보신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바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상대적'이라는 말을 상당히 많이 썼습니다. 대한민국이 그 넓은 수많은 업종의 수많은 직무의 채용시장에서 절대적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현장/영업직군이라고 이직을 못 한다는 거 아니고, 아무곳도 뽑는 곳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좀 더 이직이 수월한, 이직 수요가 더 많은 직무들은 분명 존재를 하고 본인이 정말 이직을 통해서 환경을 바꿔보거나 새로운 성장에 대한 열망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 현재 직무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오늘 글을 써봤습니다^^ 


그럼 이만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아무쪼록 나의 직무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볼 수 있는 직장인분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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