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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Feb 10. 2024

글쓰기는 아군을 만드는 비밀병기

초등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께서 글짓기 숙제를 내주면가장 곤욕스러웠다.그런데 짝꿍은 글을 아주 잘 썼다.

친구들과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도 잘하던 친구다.

워낙 말을 재미있게도 했지만 빨간 머리 앤처럼 우리가 모르는 어휘를 구사하는 게 달랐다.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이야기를 잘하고 사실이 아닌 마냥 꾸며내듯 말을 잘하니 허풍쟁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얼굴도 예쁘장하니 애교 섞인 목소리에 매력적인 친구였다.국어 선생님은 항상 그 친구의 글을 칭찬했다. 글을 잘 쓰는 친구가 부러웠다.


나는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했고 글을 쓰는 일은 정해진 사람만 하는 것인 줄 알았다.

어느 날, 카카오를 여는데 광고에서 “작가라는 페르소나를 가져보세요”라는 브런치스토리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 제목을 보는 순간, 설레었다.

왜였을까?

내 안에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린다는 걸 알아채는 순간이었다.

명사 하나를 보고 설레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건 내가 가지고 있는 내적영역을 결합하지 못해서였을까


작가라는 페르소나를 갖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한 건 아니다. 글쓰기를 하고 글을 쓰기 위해 글감을 생각하는 동안 내가 내 안에 있는 고유한 영역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글쓰기가 나와 데이트이고 나를 찾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글벗들을 만들고 싶었다.

매일 쓰기를 시스템을 장착하고 싶었다.

글을 함께 쓰는 사람들이 생기고 함께 읽고 공감해 주는 분들이 하나하나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만 글쓰기가 나를 만나는 도구가 되는 게 아니라 함께한 사람들이 체험을 하고 있었다.

글을 쓰고 각자가 글을 윤독하면서 그들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성인이 되어 어른이 된 모습에서 어린아이의 그림자를보았다. 따스하게 포옹을 해주고 괜찮다 위로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끈끈한 정이 오갔다.

서로가 아군이 되는 글쓰기를 하고 있었다.


내 글을 토시하나 빠트리고 읽어주는 이는 누구일까

에세이 클럽 작가님을 만나기 전 까진 미래의 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낱말과 낱말의 사이 슬픔과, 문장과 문장사이 행간에 숨어있는 내 그림자까지 보는 분이셨다.

글은 그 사람의 내면이 드러나는 것이기에 성격과 살아온 흔적이 묻어나있다.

밝은 웃음을 짓는 소소님의 모습에 어두운 그림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은 새침데기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작가님과는 북토크에서 처음 대면을 했기 때문에 밝게 웃는 모습이 첫인상이셨던 거 같다.


그 말씀 하나에 또 뭉클해진다. 또 한 명의 아군이 생겼다. 글쓰기를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이런 아군들을 만들지못했을 것이다.

글쓰기는 나에게 아군을 만드는 비밀병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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