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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젊은이들이 러브콜을 받는 이유

Young Singaporeans Getting Attention

by 저스틴

세계 1위 대학은 하버드, 아시아 1위는 '싱가포르 국립대'

서울대 아니고, 연세대 고려대도 아니고 싱가포르 대학이다. 베이징대, 칭화대 아니고 싱가포르 대학이다. 물론 세계 대학 순위가 밥 먹여 주는 건 아니지만, 또 얼마나 많은 졸업생이 부자가 되었는가에 따라 대학 순위를 매기는 것이 반드시 공정한 평가라고 치부할 수는 없겠지만, 이래나 저래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싱가포르 대학'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학교라는 것.


그렇다면, 왜?

싱가포르 대학을 포함한 싱가포르가 도대체 어떻게 '아시아 대표 인재배출 국가'가 되었을까?




Gurkha_3.jpg 영어로 수업하는 싱가포르 교실의 모습 / (출처) singas.co.uk


1.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다

말레이어가 공식 언어인 싱가포르지만, 대항해시대 대영제국(영국) 식민지의 지배를 약 150년 간 받아왔던 싱가포르는 영어권 문화와 언어에 오랫동안 지배받아 왔다. 알음알음 '곁다리'로 영어가 싱가포르 문화에 접어들면서, 국가 정치/경제 등 각종 지배권을 장악할 지식인 계층에 오르기 위해서는 '영어' 사용 유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다만 영어 교육이 공교육 커리큘럼 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건 1965년 자주 독립국가를 선포하고 초대 총리 리콴유가 실권을 장악한 이후부터다. 사실 총리 본인도 영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돌아와서는 말레이어를 다 까먹었다고 할 정도로 영어가 편한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말레이 연방에서 추방돼 비자발적으로 독립국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탓에, 아무 것도 나지 않는 나라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곧 세계/글로벌 시장과의 무역과 교역이었다. 중국어, 말레이어보다 중요한 게 '영어'일 수밖에 없는, 영어를 배워야만 살아남는 환경이었던 셈이다.




VisitingProfessorsSep2019.jpg (출처) NUS Law welcomes Visiting Professors – September 2019 - NUS Law


2. 서울대를 뛰어넘는 막강한 대학 교수진

싱가포르 국립대는 교수진 절반이 외국인으로 분포돼 있고, 그 외국인조차 단순히 국적만 외국 또는 피부만 하얀 서양인들이 아니다. 주요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지사로 발령받아 오랜 근무경력을 쌓은 임원진 또는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해 막강한 수업료를 연봉으로 지불한다. (한국은 학자, 교육자라 존칭하는 교수들이 많은 연봉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고, 심지어 학비를 올려 교수들의 월급 충당에 쓴다며 많은 비판을 받는다.) 싱가포르 국립대 학장의 이 말이 가장 단편적으로 싱가포르 대학이 최고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준다.


"교수들의 연봉은 대학 교수로서가 아닌, 대학 밖에서 근무했을 경우 어느 정도의 시장가치를 가진 사람인지를 반영해 최종 연봉에 책정합니다"




SSI_20060720184704.jpg (출처) 명문대 교육혁명](14)싱가포르 국립대, 서울신문


3. 모든 학생들이 해외로 나간다

학부생 수만 약 2만여 명에 달하는 싱가포르 국립대는, 약 30~40%의 학생들이 해외 자매교류를 또는 연구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학교로 유학, 교환학생을 가고 있다. 꼭 싱가포르 대학에서만 배워야 한다는 내수주의도 아니고, 어느 학교에 가더라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익혀 온 학생이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는 암묵적 합의가 있다. 물론 '그렇게 해외생활 하다 보면 안 돌아오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대학은 많은 학생들에게 정부 장학금으로 학비를 지원해 줌과 동시에 <졸업 후 3년간 싱가포르 주재 회사에 근무>를 의무 조항으로 넣고 있다. 확실하게 키워주되, 키워 준 부모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도리는 다 하라는 최소의 장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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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싱가포르에 있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

해외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진출 시 거점으로 활용하는 2곳이 싱가포르, 홍콩이다. 최근 홍콩 내 중국과의 관계, 코로나 등 각종 불안정세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싱가포르로 아시아 지사를 이전하고 있고, 그 전에도 이미 싱가포르의 친 외국기업 정책에 따른 각종 법인세 면제로 많은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상주하며 많은 인재들을 흡수, 활용하고 있던 셈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뿐만 아니라, NTU(난양공과대), SMU(국립경영대) 등 6개의 국립대학 및 미국 예일대학과 합작 투자로 설립한 예일 글로벌 캠퍼스에서도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실제 해당 다국적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학교 학생이 최근에는 SMU(싱가포르 국립경영대학)이라고 하며, 입사 초봉도 싱가포르 국립대학보다 높다고 하니, 단순 싱가포르 인재의 경쟁력이 NUS(싱가포르 국립대학)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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