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울렁증
늘 자주 한 곳으로 출근하는 것이 아닌 일터가 자유로운 일을 꿈꾸곤 했다. 내가 하는 일의 특성상 출근을 해서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데 끈기가 없는 나는 금세 일에 흥미를 잃곤 했었다. 퇴사를 하고 장기간 배낭여행을 다녀왔을 때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 하나 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자유로운 직업가가 되기를 바랐다. 이미 머릿속으로는 이 피드를 엮은 책이 나왔고 책과 관련한 사인회를 했으며 강의까지 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0에서 출발했는데 마음은 두둥실 날아 저기 10까지 닿아있던 모양이다. 한 번은 나의 뼈 아픈 이별 이야기를 짧게 엮어 올린 적이 있었는데 이게 뭐라고..? 좋아요가 순식간에 몇백이 넘고 팔로워가 천 단위로 올라갔다.
아무런 준비가 안된 이 부끄럼쟁이에게는 너무나 과분하고 갑자기 일어난 이 사태가 도통 적응이 안 되는 거다. 관심은 원하지만 너무 빨리 다가온다면 부담스럽고 마치 나의 치부를 온 세상이 알아차리게 된 그 부끄러운 마음까지 얹어져 불편한 마음이 무척이나 큰 거다.
어쩌다 나의 친한 친구까지 알게 된 나의 글.. 오 마이갓. 친구에게 개인 연락이 왔을 땐 나는 숨어버리고 싶었다. 이건 내가 원한 알려짐이 아닌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리 못나고 마음을 쓰는 찌질이라는 사실과 외부적으로는 좋게 보이고 싶은 욕심이 큰 사람이기도했다. 발가벗겨진 듯한 내 마음을 서둘러 거적때기라도 얹어서 숨기고 싶었던 그때 그 마음.
나는 제일 쉬운 도망을 선택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글에는 담을 쌓게 되었다. 게다가 나의 글에 공감하는 이가 있다면 기어코 댓글로 딴지를 거는 이도 있으니 나는 그걸 감당한 깜냥도 안되고 설탕으로 만든 유리 마음이니 와사삭 부서지기 쉬웠던 거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치자... 무관심이 제일 편한 사람이라니..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고 흘러 마음에 사는 관심종자가 싹을 틔우니 어찌하랴 다른 곳에라도 글을 피어내야지.
관심은 과하면 무섭고 빠르면 부담스럽고 없으면 서운한 그런 것. 글을 읽은 이와 나의 마음의 속도가 비슷해 어느 상황에도 담담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