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가 즐겁지 않던 나는 미래의 이상적인 나를 상상하며 현실을 도피하곤 했다. 그렇지 않은 날에는 그리운 순간을 떠올리며 그 곳에 있던 나를 부러워했다. 나에게 현재는 재미 없는 곳, 만족할 수 없는 곳, 무기력한 곳이 되었다. 그래서 누군가 지금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것도 공감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었다. 나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현재를 외면하던 많은 나날이 지나고 뒤돌아 보니 나는 또 다시 과거의 그 순간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고등학생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던 신입생의 나, 대학 졸업을 앞두고 신입생의 순간을 다시 그리워하게 된 나. 나는 영영 다른 순간의 나를 부러워하기만 하게 될까?
모든 것은 결국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 감사할 때 평온함이 찾아온다. 그리고 더 의미있는 시간들을 생생하게 지낼 수 있다. 이제는 지금 내가 있는 곳들에 만족하기로 했다. 지금 이 곳에서 늘 충만할 수 있다면, 어느 순간에서도 충만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