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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기록 29

오랜만에 찾아온 아침과 그리운 아날로그

by 꿩니

*나름의 한가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런 한가함들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익숙하지 않아서 인가 어딘가 불편하다.

좋은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록과 산책, 영양제 잘 챙겨 먹기 등등..


얼마 전 ai가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을까? 이제 손으로 하나하나 작업하는 것들이 존재할 수는 있긴 할까?

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그리고 현대인들은 이제 길고 루주한 것들은 더더욱 못 견디게 되는데

어떤 것들을 보며 즐겁고 영감을 받을 수 있을까? 등등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미래에 대해 막연하게 느껴졌고 조금은 암울했다.

무엇을 위한 발전인가, 압박스럽기까지 했다.


*영화 퍼펙트 데이의 주인공은 요즘 세상에 꽤나 드문 아날로그 사람이다.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들으며 출근하고 동전을 넣고 자판기 커피를 마신다.

저녁에는 책을 읽고 정말 필요한 통화 아니면 휴대폰을 열어 보지 않는다.

필름 카메라를 하나하나 신중히 찍고 식사를 하거나 맥주를 마실 때는 멍 때리거나 하늘을 본다.

한 15년 전만 해도 이런 풍경이 엄청 낯선 것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꽤나 신기하게 느껴진다는 건

그만큼 우리 생활이 편리해졌지만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게 된 것이다.


내가 팔로우 한 사람들은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대부분 이 영화를 보며 주인공을 부러워했다.

(영화의 해석과 내용은 별도로...)

이젠 사기 어려운 카세트테이프를 가져서도 아니고, 맛있는 것을 먹어서도 아니다.

그가 가진 단조로움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태도나 흐트러지지 않는 생활 루틴일 것이다.

어쩌면 기술들이 발전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이런 것들을 그리워하고 동경하게 될지도 모른다.


*카세트테이프 하니 생각나는 일화.

나도 한때는 꽤나 많이 사서 모았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이 나오면 아주 신중히 고르기도 했고 생각보다 타이틀곡과 수록곡이 느낌이 달라서 실망을 하기도 했다. 그중에서 가장 만족하며 자주 들었던 테이프는 '리아'와 김동률과 이적의 프로젝트 앨범 '카니발'이었다.

그리고 디즈니 테이프도 있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좋았던 노래를 듣는 것도 좋았지만 테이프를 사면 디즈니 그림도 살짝씩 가질 수 있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그때는 디즈니 그림을 가진다는 게 생각보단 쉽지 않았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꽤나 소소했던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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