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의바람 Oct 27. 2022

아버지는 나룻배였다

아버지는 나룻배였다.


자식들 태워

바라는 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땡볕이거나 날씨는 문제되지 않았다.


온몸으로 안고서 흘러갔으니

자식만 괜찮으면 될 일이었다.


깊거나 급하거나 상관 없었다.


자식은 자라고

아버지는 햇살에 검고 세월에 희었다.


그래도 자식들 태우고

건넜다. 그렇게 세월은 가고

나룻배도 닳고 낡고

쉴 때가 되었다.


늦가을,

석양이 질 때

어느 모래톱에 걸려

지나온 물길 돌아보면


련한 갈잎의 노래 


나룻배는

평온하게 잠기어 갔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그저 먼 훗날의 자식의 길을 먼저 갔을 뿐이었다.

이전 29화 동백섬 돌아돌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