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나룻배였다.
자식들 태워
바라는 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땡볕이거나 날씨는 문제되지 않았다.
온몸으로 안고서 흘러갔으니
자식만 괜찮으면 될 일이었다.
깊거나 급하거나 상관 없었다.
자식은 자라고
아버지는 햇살에 검고 세월에 희었다.
그래도 자식들 태우고
건넜다. 그렇게 세월은 가고
나룻배도 닳고 낡고
쉴 때가 되었다.
늦가을,
석양이 질 때
어느 모래톱에 걸려
지나온 물길 돌아보면
아련한 갈잎의 노래
나룻배는
평온하게 잠기어 갔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그저 먼 훗날의 자식의 길을 먼저 갔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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