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그릴 수 없다.
보이지도 않는다, 느낄 뿐이다.
뺨에 살포시 내릴 듯하다가
온몸을 날려버릴 듯하다가
변덕스럽게,
안산 갈잎 노래마냥 소곤소곤 들릴 듯하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바람은 때론 무섭다.
잡을 수도 없는 것이
높고도 높고, 깊고도 깊다.
담을 수도 없는 것이,
넓고도 넓어, 끝간데가 없다
아, 나를 키운 건 바람이었어라,
나는 바람이어라.
5월의 바람은 긴 대나무가지로 구름처럼 걸려있던 법학박사 학위를 따고선, 추억처럼 사진으로 담은 풍경이나 일상을 시라는 물감으로 덧칠하는 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