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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Nov 09. 2023

#2 지금 이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었다.

내 인생 구하기

아마 그 당시 난 연금술사의 주인공처럼 세계 여행하고 역경을 이겨내 결국은 자신만의 보물을 찾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나보다. 

누군가에겐 너무 쉬운 일지는 몰라도 그 당시 나로서는 단 한번도 하지 못한 모험과 같은 일들이었다.




3일째이다. 

매일 달리자고 마음 먹었던 건 아니지만 오늘 아침부터 퇴근 후 반드시 달리겠다라는 마음을 먹어서 그런지 달리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다.

피곤해진 몸을 리프레쉬하기 위해 가볍게 찬물 샤워를 한다.

피곤으로 느슨해 졌던 신경들이 찬물이 닿는 순간 날카롭게 변한다.

이로써 달릴 준비가 완료되었다. 


몸을 간단히 풀고 달릴 준비를 한다.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 을 외치며 앞으로 달려나간다.

해운대 바다에 비치는 노을이, 쉼없이 부딪치며 물보라를 만드는 파도가 정말 아름답다.

분명 같은 곳인데 전에는 느끼지 못한 감동이 밀려온다.

마치 작년 혼자 도보여행을하며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 나는 것 같다. 

살짝 찬기운이 느껴지는 바닷바람에도 기분이 좋다.

바닷바람 하니 떠오르는 책이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인데 내가 가장 애장하고 좋아하는 책이다.

판타지 동화 같은 이야기로 포장되어 있지만 “시크릿”과 같은 진리를 담아내고 있는 소설책이다.


말년 병장때 처음 이 책을 접했고 그당시 나에게 카타르시스와 동시에 큰 충격을 줬던 책이었다. 단 하루만에 2번을 정독을 하고 바로 전역후 하고 싶은 리스트 7가지를 적었던게 생각났다.    


1. 대학교 복학하기


한참 군 자부심이 넘칠때라 잠깐 군 부사관을 할까? 라고 고민한 적이 있었고 복학을 잠시 미룬 후 노가다로 돈 벌어 외국 여행도 고민했었다. 하지만 자유로운 대학교 생활을 그리워 한다는걸 안 순간 마음 흔들리기 전에 첫번째로 노트에 적었던게 기억이 난다.   


2. 여자친구 사귀기


대학교 1학년때 똘끼만 있지 이성에 대한 용기가 없어서 짝사랑만 주구장창 했었다. 나도 형들 누나들 친구들 말고 여자친구와 데이트라는걸 해보고 싶었다. 

불같은 사랑도 슬픈 노래가사와 같은 사랑도 해보고 싶었다. 우정 이런거 말고 이성끼리의 사랑이라는걸 알고 싶었다. 

신기하게도 찌질했던 내가 불같고 물같고 슬픈 노래가사 같고 온갖 종류의 연애는 다했던것 같다.   


3. 장학금받기


1학년때 신나게 놀고 신나게 말아먹었다. 

군 버프 있을때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아보고 싶었다.

운이 좋겠도 장학금 기준이 바뀐 1차례만 빼고 졸업할때까지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했다  


4. 리더 되기


2학년으로 복학하면 과대를 해보고 싶었다. 1학년때 부과대를 했었는데 잡일만 하다 끝난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과대를 해보고 싶었다. 아니면 동아리 대표라도 해야지 생각했었다.

놀랍게도 3학년때 학부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었다.  


5. 주식해보기


한참 주식 붐이 있었던 것 같다. 주식관련 책도 구해서 보고 했었는데 솔직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그래도 주식하다 망한사람들 많다고 하는거보니 누군가는 그돈 다벌어갔겠구나 생각이 들어 주식에 관심을 가졌던것 같다.

지금도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주식과 코인 시장에 잠시 맡겨 둔 나의 돈이 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맡겨둔 돈을 찾으려면 한참이 걸릴 것 같다. 잠시만 눈에 먼지가 들어갔…  


6. 해외여행 가기


해외 여행을 단 한번도 간적이 없었다. 

어릴적 들판에 누어 하늘로 날아가가는 비행기를 자주 보았다.

저 비행기는 어디로 가는걸까? 저기에 탄 사람들은 누구일까? 

나도 나중에 비행기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고 생각했던게 떠올라 적었던 것 같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시작으로 필리핀, 중국, 홍콩, 독일, 두바이. 베트남을 다녀왔다. 

대부분이 업무차 출장이었지만 새로운 세계를 접한다는건 여전히 날 설래고 흥분되게 만들었다. 


 7. 사업가 되기


뭔가 큰 사고를 한번 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이 당시 한참 사회적 기업이 뜨고 있었으며 나의 성향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어서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기업 활동이 사회로 환원되는 순환 구조가 너무 매력적있다. 

탐스 신발을 사면 한컬례는 지구 반대편 친구들에게 기부가 되는 캠패인은 정말로 놀라웠다.  

나도 언젠간 정말 멋진 기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첫번째 사업을 말아먹었다. 사업은 이상만으로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무엇보다 실력이 중요 했으며 대표의 확고한 사업 의지와 수익 구조화 등 고려해야할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어설픈 열정은 먹잇감이 되기 딱 좋았고 나는 상당히 맛있어보이고 매력적인 먹이감이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가? ??

(다시 한번 그 노트를 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고향집 책장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라는 막연한 추측만 든다.)


대략 이렇게 7개의 리스트를 작성했었다


아마 그 당시 난 연금술사의 주인공처럼 세계 여행하고 역경을 이겨내 결국은 자신만의 보물을 찾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나보다. 

누군가에겐 너무 쉬운 일지는 몰라도 그 당시 나로서는 단 한번도 하지 못한 모험과 같은 일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달리기 하던 중 이 리스트가 떠올랐다. 

신기했다. 이 모든게 내 인생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만약 그때 좀더 세밀하게 적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오늘 내가 그렇게 달리고 싶었던 이유가 좀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목표를 적으라는 힌트를 나 스스로에게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   

1. 더 큰 상상력

2. 나에 대한 확고한 확신

3. 사진과 그림처럼 세밀하고 디테일한 목표를 설정한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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