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의 마지막 글, 어떤 영화를 써야 할지 꽤 오래 고민했다.
어쩌면 내가 쓰는 마지막 연재글이 될지도 모르니깐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고민 끝에 떠오른 영화는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이다.
네이버 평점 7.77인 영화에는
나만의 묘한 추억이 하나 담겨 있다.
<나는 전실이다>를 본 곳은 라스베이거스의 한 영화관이었다.
대학교 2학년 때, 친구가 라스베이거스 근처로 대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친구가 학교 구경을 간다는 말에 나도 한 번 라스베이거스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따라나섰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 위치한 슬롯머신에 한 번 놀랐고,
화려한 카지노의 불빛들을 눈에 들어왔다. 내가 갔던 장소 중 제일 화려한 장소임에 틀림없다.
도박은 무서워서 하지 못하고, 반짝이는 불빛 속에서
블랙잭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구경했다.
여행은 4박 5일이었다. 마지막 이틀은 친구가 뉴욕으로 돌아가면서 나 혼자 남게 되었다.
혼자가 되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번 라스베이거스 여행이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많은 걸 담기 위해 노력했다.
오션스 일레븐에 나왔던 벨라지오 분수대를 바라봤고
M&M 초콜릿 가게, 코카콜라 스토에도 괜히 들어갔다.
그렇게 걷다 보니 내 발검음이 멈춘 곳은 영화관 앞이었다.
그때는 영화를 정말 좋아하던 시기였다.
'언제 또 라스베이거스에서 영화를 보겠어?'
그런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표를 끊었다.
그렇게 내가 본 영화는 바로 <나는 전설이다>였다.
초반엔 평범하게 봤다.
사람이 사라진 도시, 개 한 마리, 마네킹에게 말을 거는 윌 스미스의 모습 등등
영화를 보고는 있지만 의식은 조금씩 늘어지는 느낌에 살짝 졸음이 오는 듯했다.
그런데 영화 초중반쯤, 내 잠을 단번에 깨우는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뒷머리로 누군가의 손이 쓱 들어온 것이었다.
라스베이거스, 어두운 영화관, 낯선 기척과 손
그 순간의 공포에 내 심장은 빨리 뛰었다.
놀란 마음으로 뒤를 보니
뒷자리에 낯선 중국인 남성이 있었다.
그는 나를 친구로 착각하고 실수로 내 머리에 손을 뻗었던 것이다.
순간의 놀람에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어두운 극장 안에서 내 표정이 잘 보였을 리 없었다.
그 이후로 영화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작은 해프닝 덕분에 <나는 전설이다>가 이상하게도 잊히지 않는다.
지금도 OCN이나 OTT에서 이 영화의 제목을 볼 때면,
그때의 순간, 그 손이 떠오른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그때 그 중국인 남자는 지금 어떻게 지낼까?
나와 비슷한 나이였는데, 그 사람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