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갔지 꿈을 보낸 것은 아니다.

70대가 꾸는 꿈

by 김윤철

운동 후의 커피 타임. 내가 아는 것만도 네 번의 암 수술 경험이 있으신 어르신이 건강 강의를 하신다. 타켓은 역시 나다. 약간은 괴기한 웃음 소리의 시범과 함께 하는 웃음 건강법. 요약하면 웃음이 만병 통치약이란 거다. 특히 나는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니 웃을 거리를 찾아 보란 말씀이시다. 인위적으로라도 웃으면 우리 몸이 반응한단다. 이 분 귀가 만두귀다. 젊은 시절 레스링을 하셨다고 주위분들이 말씀하신다. 근육량은 대단하시다. 그래도 여든 많이 넘기신 연세니 근육 운동 대신 러닝 머신과 웃음 강좌를 들으신단다. 눈에 보이는 것만도 배에 긴 흉텨를 두 개나 가지셨지만 정정하신 편이다. 좋은 정보 하나 얻었다. 낮잠 대신 TV오락 프로나 찾아야겠다.


사실 에이징 커브인가하고 몇 달간 기분이 영 찜찜했다. 70대 노인의 에이징 커브는 신체 노화를 말하는 게 아니다. 모 금융기관의 시니어 상대 인터넷 강좌 신청 응모 불가, 며칠 전에는 복지관의 자전거 수리를 통한 봉사 활동 신청 불가 통보. 둘 다 나이 제한에 응모 조차 할 수 없었다. 모두가 시니어란 말이 붙는 것들이었다. 70대는 시니어 자리에도 낄 수 없는 세대인가? 정녕 70대는 추억만 돌아보며 살아야 하는 세대인가?


기억을 쥐어 짠다. 몇 년 전 신문 가십난에서 암 진단을 받으신 소설가께서 집필을 위해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산속 생활을 택하셨단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육 개월이란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지만 3년에 걸쳐 세 편의 단편을 탈고하시고 지금도 새로운 소설을 집필 중이란 친절한 근황 소개까지. 아니 지금 생각하면 내가 병원 신세를 지기 전이니 몇 년이 아닌 십 년도 훨씬 전의 이야기다.

나이 탓 인지 할 일 없는 사람의 특권인지 시간 개념에서 해방이다. 그 뒤의 소식은 모른다. 바쁘게 사는 것도 건강 지키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몸이 허하면 건강에 관심이 많아 지는 것은 당연지사. 점심 후 낮잠 대신 채널을 돌려 가며 웃음 담긴 TV프로를 찾는다. 요즘은 재방 프로도 많다. 그 중 개그에 가까운 난센스 퀴즈 놀이. “옥탑방의 문제아들” 내가 즐겨 보는 방송 중 하나다. 그 문제 하나. 나이 든 분들의 공통 관심사인 장수에 관한 문제. “목적을 가진 분들이 장수한다.” 친절하게도 행복한 사람들이 장수하는 것과 같은 논리란 자막까지. 그래 이젠 오락 프로 열심히 보야겠다 다짐해 본다.


일흔 나이에 목표를 세우고 목적을 향하여 한 걸음씩. 약간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 더구나 몇 년 전 자전거 대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겠다는 말을 꺼냈다가 아내와 딸에게 싫은 소리 들은 기억. "자전거는 항문 질환이 걱정이니 대신 인라인으로 하체 운동해야겠다."

“나이 들어 넘어지면 약도 없다.” 바로 포기 했었다.


며칠 후면 암 정기 검진이다. 이젠 목표를 세우면 절대 포기 하지 않겠다.

오늘 암기한 영어 격언 하나!

"Patterning your life around other's opinions is nothing more than slavery."

오래 살겠다는 생각보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는 조그만 바람!

“세월이 갔지 꿈을 보내지는 않았다는 70 노친네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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