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트리
오늘은 마카하비치와 파인애플 농장 관광이 예정되어 있다. 마카하비치는 바로 숙소 앞 해변.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마을 둘러보기. 산의 모습이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 산 정면에 많은 계곡들이 바로 보인다. 계곡 옆은 당연히 능선. 웅장한 능선들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화산의 용암들이 침식되어 계곡이 만들어졌단다. 우리나라의 제주도나 울릉도도 화산들이 있었지만 이런 능선은 보지 못했다.
마을 구경 후 마카하 해변으로. 오늘의 준비물. 가림막과 스노클 그리고 오리발. 해변 도착과 함께. 햇빛 가림막부터. 그리고 선크림 떡칠. 발등에 약간의 화상을 입은 어제의 실수가 반면교사다. 아직 바닷물이 찬데도 손주들은 신이 났다. 어린이용 장비로 서핑 연습. 나도 스노클링. 그런데 처음 신어보는 오리발이 영 거추장스럽다. 오리발은 벗어던지고 스노클만 착용하고 바다로!
돈 들여 수영 배운 딸의 애비 걱정.
"급경사다. 멀리 가지 마라." 딸의 수영은 정식으로 강사에게 배운 수영. 나는 시골 저수지에서 퐁당거린 생존 수영이다. 속도를 내지 못하는 대신 머리를 들고 하니 수경이 필요 없다. 지금은 수경보다 더 편리한 스노클을 착용하고 있다. 자연히 깊은 곳으로.
전세 낸 것 같던 선셋 비치 정도는 아니지만 관광객이 많지 않다. 아직 개발 중인 관광지란다. 그리고 여기도 여름. 서핑 성수기도 아니란 말씀. 당연히 미국 드라마에서 보던 해변 지킴이들도 없다. 노인네가 깊은 바다로 들어가니 가족들이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흔 노친네. 잠수가 되지 않는다. 어릴 때 여름 한철은 강과 저수지에서 살다시피 하던 몸인데... 나이 탓? 아니면 폐 수술 트라우마? 둘 다인 듯. 자연적으로 너무 멀리는 가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들은 경륜이라 생각하겠지. 오리발이 없어도 스노클이 있으니 수영 속도는 제법이다. 신나게 헤매다 가림막에 앉으니 여기도 역시 선탠 하는 젊은이들. 우리 가족만 가림막 안에 있다.
가림막에 앉아 제법 서핑 흉내 내는 손자를 흐뭇해하다 보니 사람들이 모인다. 가까운 바다에 물개 등장.
"물개다!" 소리치며 달려가니 유유히 바다 깊은 곳으로. 그런데 아내가 폰을 내민다. 검은 생명체 사진. 마침 마나님이 폰을 들고 있었다. 사진 몇 장 건졌다.
인터넷을 뒤지니 물개가 아니고 하와이 몽크 물범이란다. 하와이 군도에만 서식하는 보호종이다. 마카하 해변같은 오하우 서쪽 해안에 자주 나타난단다. 그외 고래나 바다 거북등을 볼 수 있다는데 고래가 해변 가에 나타날리는 없고 바다 거북은 보지 못 했다. 거북이 나타났다면 닌자 터틀 좋아하는 손자가 신이 났을텐데 약간의 아쉬움.
손주들이 물놀이에 싫증을 낼 때쯤 어린이들이 좋아할 파인애플 농장으로.
가는 도중에 푸드 트럭에서 점심. 트럭 전면에 우리 나라 남자 아이돌이 다녀 갔다는 사인이 있다.
나는 노인네. 아이돌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엔 k컬처의 위력에 매우 흐뭇해했던 기억.
식사 후 트럭 앞 공터를 산책하다 워킹 트리를 만났다. 우리말로 걸어 다니는 나무. 미국! 나라만 큰 게 아니고 별게 다 있다. 걸어 다니는 나무? 동물처럼 걷는다는 말은 아니고 덩굴이 햇빛을 찾아가듯 영양분이 있는 곳으로 뿌리가 자라고 먼저 있던 반대편의 뿌리가 떨어져 나간다는 말이다. 오랜 기간에 몇 cm씩 이동한다는 말이다.
돌 플랜테이션! 돌 파인애플 농장. 체험 농장 전경
돌 플랜테이션! 돌 파인애플 농장. 이름은 농장이지만 사실은 관광지다. 특히 어린이들이 있는 가족 여행시 필히 들리는 곳이다.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 농장.
손주들이 있으니 당연히 아이스 크림을 위시한 과자 먹기. 다음은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트래인 투어. 약 20분간 농장을 기차로 둘러보기. 파인애플 농장과 경치 구경.
다음은 플랜테이션 가든 투어. 파인애플뿐이 아니고 하와이에서 재배 되는 여러 농작물들과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역시 농사를 짓는다는 느낌 보다 관광용이다. 관광객들이 보이면 농부들이 일손을 멈추고 손을 흔들어 준다,
다음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도 있다는 공식명칭 파인애플 가든 메이즈. 파인애플 미로.
파인애플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는 미로는 땅에서는 그 모양을 볼 수가 없다. 1시간 가량을 8개의 비밀 스테이션을 찾아야하는 길 찾기 게임이라 어린이들 보다 어른들이 더 신나 하는 것같다. 손주들과 가족 모두 신나는 게임이나 나이와 물놀이에 지친 나는 중간에 밖으로 나와 가족 나오기만 기다렸다. 따라서 사진도 없다.
나중에 손주들에게 물어보니 대단히 재미 있었다는 대답. 나이는 역시 제 값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