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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를 빛내 Feb 13. 2019

새 직장에서의 한 달, 어땠냐고요?

뉴욕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주니어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그래픽 디자이너 2년 차인 나는 이 쪽 업계에서 '주니어 디자이너 Junior Designer'로 통한다.

가끔 주니어 디자이너가 아닌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남들에게 나 자신을 소개할 때, '대체 몇 연차가 되어야 시니어 디자이너로 인정이 되는 걸까?'라는 막연한 궁금증이 떠오르기도 했다.



디자인 에이전시란?

디자인 에이전시는 다양한 브랜드의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디자인 작업물을 제작하는 에이전시다. 클라이언트가 갑, 에이전시가 을인, 냉정하게 말하면 하청업체인 격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클라이언트는 에이전시 없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표현하거나 세일즈를 할 수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에이전시는 소호에 위치한 한 디자인 에이전시이다. 여러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한 팀씩 디자이너들과 아트 디렉터들이 주축을 이루는데 지면 광고, 디지털 광고, 혹은 브랜딩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아서 해낸다. 데드라인이 임박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늦은 시간까지 남아서 일을 마무리 짓기도 하지만, 10시 출근. 6시에 퇴근하는 비교적 워라밸이 원만한 회사다.



주니어 디자이너의 하루 일과 

7 a.m 기상- 일어나서 핸드폰을 확인하고, 자는 사이에 업데이트된 인스타그램 피드를 확인한다. 

7:15 a.m 출근 준비 - 간단히 샤워 후 머리 말리기, 화장을 하고 옷을 입는다. 

8:30 a.m 출근 - 집을 나서고 출근길 지옥철에 몸을 싣는다. 뉴욕의 지하철은 와이파이가 잘 안터 지므로 (주로 정차하는 역에서는 간간히 터진다) 미리 다운로드한 팟캐스트나 책을 읽는다. 

9:00 a.m 회사 도착 - 업무 시작은 10시 이므로 그전에 간단히 시리얼이나 과일로 아침을 해결한 후, 디자인 관련 도서나 시사 뉴스를 읽는다. 

10:00 a.m 업무 시작 - 클라이언트에게 보낼 디자인 프로젝트 업무를 본다. 주로 디지털 / 지면 광고, 프린트 물 제작 등의 업무를 맡는다. 

12:30 p.m 점심 -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나 음식점에서 미리 앱으로 주문한 점심을 픽업해서 먹는다. 

1:30 p.m 점심 끝, 오후 업무 시작 - 오전에 시작한 업무를 마무리 짓거나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오후 시간 대부분을 그것에 할애한다. 종종 디렉터와 만나 프로젝트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3:30 p.m 잠시 쉬는 시간 - 시계를 보니 퇴근까지 약 2시간 반 정도가 남아있다. 막판 스퍼트를 내며 업무를 마무리 짓도록 한다. (스트레칭은 간간히!) 종종 2층에 있는 키친으로 내려가 간식거리를 집어오거나 커피를 타마 신다. 

6:00 p.m 퇴근 저녁 약속이나 운동 약속이 없으면 집으로 바로 가는 편. 운동은 최소 1주일에 2번은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지하철에 타서 출근 때 읽다 만 책을 이어 읽는다. 






회사 문화

대부분 에이전시의 업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밀려드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대부분 오전/오후 시간은 휙휙 지나가는 편이다. 다른 에이전시는 어떨지 모르지만, 내가 일하는 에이전시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이다. 같은 팀 사람들은 대부분 이메일이나 Slack이라는 사내 메신저 시스템으로 업무 이야기나 전반적인 소통을 한다.

점심시간에는 친한 동료와 함께 같이 메뉴를 정해 점심을 먹으러 나가거나, 혼자 먹을 때는 편의점에서 간단한 샌드위치, 혹은 샐러드 샵에서 샐러드, 좀 더 헤비 한 점심을 먹고 싶다면 10분 거리의 차이나타운에서 따끈한 국물요리를 먹기도 한다. 6개월에 한 번, 상사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점심 약속을 잡아 그동안의 미니-퍼포먼스 리뷰 (그동안의 실적과 업무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앞으로의 업무, 연봉 및 승진에 대해 의논함)를 하기도 한다.

새로운 직장동료가 입사하거나 송별회를 할 때 Happy Hour를 잡아 평소 퇴근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나와 다 같이 근처 레스토랑에서 술을 한잔 하면서 다 같이 저녁을 먹을 때도 있다.


예전 회사와 다르다고 느꼈던 점은 바로 에이전시 특성상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을 많이 맞닥뜨린다는 것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프리랜서들 (카피라이터, 비디오 편집자, 브랜딩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등등)이 제각각 다르므로, 이 에이전시는 늘 끊임없이 해당 부서 헤드가 새로운 프리랜서를 고용하기 위해 면접을 보거나 기존에 같이 일했던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프로젝트 별로 계약해 (이럴 때 해당 프리랜서를 Book 한다고 한다) 일을 한다. 새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들어오면 금세 친해지다가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작별인사를 고해야 하는 아쉬운 상황도 종종 있었다.



앞으로의 방향

새해 첫날 입사해서 이 에이전시에 출퇴근을 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아직 꽁꽁 얼어붙은 겨울처럼 이 곳의 분위기가 업무 환경,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 얼음 녹듯이 알아가고 있는 중이지만, 점점 내 자리와 주어진 내 일에 정을 붙이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주니어 디자이너라 배워야 할 일도 산더미, 적응해야 할 일도 산더미이다. 이곳을 단순히 내가 돈을 벌고 있는 직장이라는 개념을 떠나,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내가 이 곳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생각하며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자 한다.


회사에서 재롱을 담당하고 있는 강아지. 회사로 반려견을 데리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옆 자리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매일 데리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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