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마주할 용기의 부재, 변명
.흔들리는 마음은 가을을 아직 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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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을 잃은 발걸음으로 당위와 희망의 경계 어름을 오가는 동안, 가을이 지나고 있다. 갈피를 찾지 못하는 눈으로는, 차마 지나는 계절을 불러 세울 수 없다. 그랬다가는 결국엔 그 아름다움을 책임지지 못할 것이다. 지나는 시간과 마주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아니, 생生을 얹을 굳건한 어깨가 필요한 일이다. 꿈을 꾸느라 멍이 든 어깨로는 감당치 못할 일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흔들리는 마음은 가을을 아직 담지 못했다. 흔들리는 마음에 담기에는, 계절은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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