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속상해서 말 못하겠어."

by FONDOF


2026년 3월, 50개월








등원 첫 주를 보내고 맞이하는 첫 주말.


백화점에 가서 고른 장난감 하나,

작은 두 손 가득 베어 물던 스누피 초콜릿 마카롱,

아빠랑 단 둘이 땀 뻘뻘 흘리며 키즈카페.


그리고 아이는

일요일 밤부터 유치원 안 가고 싶다며 울먹이다

겨우 잠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 등원길,

좋아하는 사과를 하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목멘 소리로

태은이가 얘기를 시작했다.






"나 어려울 거 같아, 처음엔 쫌 어려워?"
"처음엔 누구나 조금씩 어려워. 당연한 거야."


"뭐를 흘려도 괜찮아?"
"에엥? 당연하지! 흘리는 게 뭐 어때서?"


"뭐가 묻어도 괜찮아?"
"뭐가 묻어도 괜찮지, 그럼!
태은이가 옷에 뭘 묻혀오면 엄마가 보고
'아이고~ 태은이가 유치원에서 잘 먹고 신나게 놀았구나~'
이렇게 알 수 있지!"


"아 맞다! 나 오늘 유치원 꿈꿨어"
"어떤 꿈이었어?"
"... 부끄러워."
"부끄러운 꿈이었어?"
"아니."
"말하기 부끄러워서 못하겠어?"
"어!"
"알겠어, 그럼 안 해도 돼."
"속상해서 못하겠어."
"속상한 꿈을 꿨구나."
"속상한 꿈이 아니야."
"그러면?"
"내 마음이 속상해서 말 못 하겠어."
"아 그렇구나.
태은이 마음이 속상해서 꿈 얘기를 하기 싫은 거구나."
"꼭 얘기 안 해도 돼?"
"그럼, 뭐든지 태은이 마음이 제일 중요해."


"어떻게 눈물을 멈춰?
나 눈물 흘리는 거 답답해."
"그럼 우리 크게 숨 쉬어볼까?
천천히 스으으읍..
더 천천히 후 우우우..."







등을 꽉 채운 주황 가방 멘 아이의 뒷모습,

손을 뻗어 허공을 토닥토닥해주고

얼른 발걸음을 돌렸다.













#엄마나이다섯살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