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희망'이 가득한 순례길

by 드작 Mulgogi

Mar 3. 2019

CAMINO DE SANTIAGO

Foncebadon ~ Ponferrada

+23 Day / 2016.07.27

: 20.40km (Iphone record : 26.50km)

세 자매와 헤어지고 Bar에 도착해 간단한 요기를 했고,

잠깐의 휴식 후에는 계속해서 걷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오늘은 산길이 정말 많았는데 걷다 보니 누군가가 써놓고 간 한글이 눈에 들어왔다.

'감사'와 '희망' 이건 순례길에서 꼭 필요한 단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속력을 내어 걷다 보니 오늘 세 자매가 머문다고 했던 Molina Ceca(모리나 세카) 마을 입구에 다다랐다.

성당에 들어가 기도를 하고, Michelle(미셀)과 Mark(마크)를 또 만났다.

기분이 좋았는지 Michelle(미셀)이 포즈를 취해 보인다.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진다.

요즘 일정을 시작하면 계속 만나는 미셀이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마 나이와 국적에 상관없이 친구라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일행과 헤어져 걸으며 미셀과 마크 커플을 만날 때마다 왠지 모르게 든든한 기분이다.

모리나 세카에서 나는 아이스크림만 사 먹고 Ponferrada(폰페라다)까지 왔다.

도중에 듬직한 두 아들을 둔 아빠. 세 부자를 만나 급 사람책 인터뷰를 했다. 날씨도 좋고 컨디션도 좋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반갑고, 저마다의 행복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들은 영어가 서툰 스페니시들이어서, 큰 아들이 영어로 이야길 해주긴 했는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눈빛을 보면 행복해 보이는 그들. Muchas Gracias라고 인사를 남기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나는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광장의 그늘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보이고,

기온이 높긴 하지만 이 정도라면 날씨가 무척 좋은 편이었다.

오는 길에 봤던 현대 자동차 광고. 아일랜드에 살 때 택시 기사가 드림카고 현대라고 했던 걸 돌이켜 보면, 외국에서 꽤나 유명한 브랜드가 현대인가 보다. 외국에 나온면 애국자가 된다더니 괜히 뿌듯하다.

오늘 머물 알베르게는 구이아나라는 곳이다. 깨끗하고, 무엇보다 에어컨 작동이 돼서 쾌적했다. 샤워를 하고 빨래를 했다. 그리곤 배가 고파서 리셉션에서 추천해 준 레스토랑 스퀘어에 갔다. 오늘의 메뉴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양이 조금 적은 게 단점이라면 단점. 하지만 디저트와 커피, 맥주와 물까지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레스토랑 직원이 친절해 사람책 인터뷰를 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서 그랬는지, 오면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바로 사람책 인터뷰 열망이 높았다. 그런데 레스토랑 직원이 영어를 잘 못해서 아까 세 부자처럼 원활한 인터뷰가 되지 못했다. 이럴 땐 스페인어를 배워둘걸, 이란 생각이 간절하다.

원활하진 않았지만 환하게 웃는 레스토랑 직원을 인터뷰하고, 숙소 돌아와 보니 룸메이트들이 있었다. 네덜란드 친구 Eden(이든)과 캐나디 친구 Reese(리즈)가 있었다. 둘 다 사교성 좋은 유쾌한 친구들이어서 대화를 좀 나누었다. 그런데 그녀들이 한국인 미스터 리를 아느냐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