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커버 만들기
대학에서 수업을 할 때 꼭 하드커버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지하지만 90% 정도의 친구들이 하드커버로 만들어 오더라고요. 한국에서 페이퍼 커버(소프트 커버)를 잘 접하지 못하다 보니 뭔가 간지가 안 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이번엔 하드 커버 만드는 것을 알아보려고 해요. 보드를 어떤 종류를 써야 한다. 이런 규정이 있는 건 아니에요.
보통 코팅되지 않는 보드를 사용하는데요. 저는 캐빈 보드를 쓰는 편이에요.
어차피 커버와 면지로 다 싸지는 부분이라 컬러는 중요하지 않아요.
물론 가끔 노출 바인딩을 위해 다른 방법으로 커버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책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니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을게요. 종이가 준비되셨다면 재단해야겠지요. 오늘 것은 산수가 좀 필요합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천천히 따라오세요. 보드는 총 3장이 필요합니다. 앞, 뒤, 책 등 그림의 파란색이겠지요.
보드를 재단할 땐 상하 3mm, 측면 3mm를 크게 해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하드커버가 내지를 보호할 수 있을 테니까요. 예로 내지 크기가 200mmX250mm라면 보드의 크기는 203 mmX 256mm이어야 합니다.
측면은 한번, 상하는 두 번 계산해 주세요.
책들은 그림책의 경우 분량이 많지 않으므로 일반적으로 8mm~10mm로 잡으시면 무리 없이 만드실 수 있어요. 그러면 책 등의 크기는 8mmX256mm이 되겠네요. 이제 3개의 보드를 연결해야 하는데요. 아래 그림의 초록색 부분만큼 종이를 잘라 보드에 붙여 줄 거예요.
그림에서처럼 간격을 두고 붙여 주셔야 합니다. 홈이 되는 부분인데요. 5mm 정도의 간격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홈 home이 집이 아니고요. 홈이 파여있다는 표현에 사용되는 '홈'이에요. 홈이 파여있어야 커버를 펼칠 수 있답니다. 그러면 옆의 그림처럼 ㄷ자형태로 부드럽게 접힐 거예요. 홈이 있어야 책이 펼쳐져요.
자 여기까지 잘 따라오셨어요. 이번엔 보드에 커버를 씌워 줄 거예요. 인쇄하실 때 신경을 조금 써 주셔야 하는데요. 먼저 완성된 사진을 볼까요
위 사진을 보시면 앞쪽 이미지가 뒤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어요. 이 책의 경우 배경이 흰색이지만 배경에 배경색이 있는데 보드를 감싸는 부분에서 뚝 끊겼다면 책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거예요. 인쇄 영역이 조금 커진다고 인쇄비가 더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우리도 위의 사진처럼 이미지가 뒤로 넘어가게 해 줄 거예요. 아까 보드를 만들 때 내지보다 컸던 거 기억하시죠. 커버에 쓸 인쇄물은 보드의 합보다 커야 합니다. 결론 이미지를 먼저 보여 드릴게요.
이런 식으로 만들어질 텐데 인쇄 영역은 위의 주황색 영역이 될 거예요. 그래야 보드를 감싸고 뒷면에 조금 보이는 이미지까지 잘리지 않고 나올 수 있게 됩니다. 인쇄 영역은 아까 보드 3장을 하나로 연결하셨지요. 여러분이 제대로 진행하셨다면 가로 200 mmX 세로 250mm의 내지일 경우, 가로= (내지 200mm+보드 여유분 3mm+ 홈 5mm)*2 +책등 8mm=424mm 세로=내지 250mm+보드 여유분 3mm+ 보드 여유분 3mm=256mm 이렇게 나와야 정상인데..... 이 부분도 처음엔 복잡하게 느껴지겠지만 두 번만 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요. 인쇄 영역은 여기에 가로세로로 20-30mm 밖으로 나가면 돼요. 배경만 더 연결해서 그려주면 되는 거죠.
헷갈리시는 분은 안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커버의 앞부분을 표시하면 좋을 것 같아요. 보이는 영역과 커버 뒤쪽 영역을 구분하지 않으면 아래의 그림처럼 그림이 잘려나갈 수 있어요.
가이드라인 잡는 것과 그냥 확대한 것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처음에 많이 하는 실수니 가능하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작업해 주세요. 하드커버 만드는 게 쉽지 않죠....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소프트 커버도 괜찮아요. 소프트커버는 내지보다 조금 더 두꺼운 종이에 내지랑 똑같이 인쇄하시면 돼요. 보드와 커버가 인쇄되었으면 이게 둘을 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라테는 학교에서 책 받아 오면 엄마가 밤새 책 싸는 비닐로 옷을 입혀 주셨는데요. 그 기억이 있으신 분은 쉽게 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먼저 바닥에 인쇄된 커버를 뒤집어 놓고 보드를 올려 줍니다. 그리고 모서리와 모서리가 될 부분을 잘라 줍니다. 모서리 자를 때는 너무 가까이 자르지 마시고 3mm 정도 여유를 두고 작업해 주세요.
이제 붙일 차례예요 붙일 때도 순서에 맞게 붙여 주세요. 먼저 책 등부터 붙입니다. 보드의 책 등과 홈 부분을 붙입니다. 책 등을 붙이고 홈 부분은 손가락으로 꼭꼭 눌러주세요.
그리고 표지와 뒤표지에 해당되는 보드에 풀칠을 해서 붙여 줍니다. 그리고 남은 날개 부분에 풀칠을 하고 안으로 접어줍니다.
그러면 깔끔하게 하드커버가 완성될 거예요. 내지는 앞에서 말씀드렸듯 책 면지에 해당하는 곳에 풀칠해서 내지와 하드커버를 연결하면 책의 형태가 됩니다.
힘들었나요?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에요. 정말 중요한 마지막 단계가 남았습니다.
바로 눌러주기. 대량으로 책을 만들면 책이 쌓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한 권만 만들었잖아요. 풀은 수용성이라 당연히 물이 함유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냥 두면 보드가 수축하게 되면서 표지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표지와 내지를 분리해서 다시 작업하셔야 해요. 그러면 어떻게 하나요? 간단합니다. 무거운 책으로 꼭 눌러주세요. 습도에 따라 다르지만 1-2일 정도 무거운 책으로 눌러주는 게 안전합니다. 그러면 책장에 둬도 기성 책과 구분이 안 되는 핸드메이드 책이 완성됩니다! 어휴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