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모테산도 도큐플라자 대각선에 비슷한 스케일의 다른 모양의 하라카도 도큐플라자가 오픈했습니다. 이곳에 갔을 때는 오픈한 지 한 달도 안 되어 도쿄의 상업시설 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고도큐랜드 상업시설의 새로운 전략이 보였습니다. 내부적으로 하라카도는 오모테산도보다 확실히 진화되고 창의적인 상업시설 MD실험장이라 느껴졌고요 외관적으로는 형태와 외장재, 진입방향과 주출입구 위치 옥상의 형태 같이 눈에 보이는 차이 또한 흥미로운 곳이었어요. 도큐랜드는 도큐메트로 주식회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하라주쿠 하라카도를 발표하면서 도큐플라자 오모테산도를오모테산도 오모카도로 명칭을 변경했어요. 이번에는 그레이터 시부야 큰 그림 안에서 두 도큐플라자의 시너지까지 챙겨가는 상업시설 전략과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대각선에 마주한 두 곳. 하라카도는 오모카도의 진화된 버전처럼 느껴졌고 건축가 히라타 아카히사가가 설계한 하라카도의 파사드는 거울처럼 모든 풍경을 비추고 있음. ⓒ파리지언니
우선 이곳의 지역적 특색을 설명하면, 도큐 그룹의 그레이터 시부야전략에서 정의한 시부야역에서 반경 2.5km 이내에 들어오는 지역이에요. 하라주쿠 진구마에 지역은 스트리트 브랜드를 비롯해 최근에는 하라주쿠 가와이 문화, 스크리트 패션과 럭셔리 브랜드의 조합 같이 다양한 문화가 생겨난 곳이죠. 다양한 문화가 탄생하고 공존하는 이 구역에서 누구나 SNS를 통해 공유하고 표현할 수 있는 최근 트렌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새로운 하라주쿠 문화를 창조하고 체험하는 장소”로 기획되었고요. 지하 1층부터 옥상 테라스까지 모든 층에 '만남', '연결', '경험', '즐김'의 장소를 하나로 모으는 크리에이티브한 공간으로 새로운 상업시설 구성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어요. 도큐는 이곳을 수익시설이 아닌 집객시설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사람, 사물, 이벤트, 그리고 도큐랜드와 공통된 열정을 공유하는 75개의 야심찬 독특한 상점이 연간 1000만 명의 사람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해요. 이번 도쿄 여행 중에 브랜드 선정과 디스플레이가 가장 새롭고 신선한 곳이었어요. 상업적인 목적을 떠나 패션, 사진, 디자인, 영화, 광고, 잡지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공유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고 하죠. ‘카도’는 일본어로 길모퉁이를 의미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하라주쿠 문화를 창조하고 또 신나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하라주쿠 도큐플라자에 관한 도큐랜드의 최신 보도 자료에 따르면 핵심 포인트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어요.
그레이터 시부야 맵, 큰 그림 안에서 전개되는 도큐의 상업시설 전략 ⓒ도큐부동산
첫 번째 '골목'과 '교차점'이 함께 작용하여 문화의 창조와 전파를 이끈다.
지역해석은 문화적 배경과 골목과 교차점에 집중하고 있어요. 도큐랜드는 이지역을 최고 크리에이터들이 영감을 받고 공감 소통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장소로 재해석하고 있어요. 도큐랜드는 상업시설을 통해 창작자들이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기회를 제공하며 육성하는 인프라를 만들었다고 언급하고 있고요. (그것이 숍의 형태로 발전할 수도 있지요.) 그리고 그 맥락을 이어서 도큐랜드는 지난해 여름 리얼게이트(Realgate Inc.)와 협력해 상점과 이용자 간의 공생, 공감, 시너지를 통해 성장을 견인하는 커뮤니티 기반 스트립몰 '로컬(LOCUL)'을 진구마에 사거리 오모카도 5층에 오픈했어요. 맞은편 도규플라자 오모카도에 말이죠. (이런 배경을 모르고 오모카도에 갔을 때, 공유 오피스 분위기의 공간과 라운지를 보고 샵들이 많이 빠졌네 하고 생각했네요. 2019년 이곳은새로운 쇼핑몰이었거든요.) 이 두 도큐플라자의 연결은 창작자와의 공동 창작, 기업과의 연계를 위한 것으로설정되었어요. 누가 봐도 상업시실인데 그 이면에서 두 시설 모두 상업시설이 아닌 창조시설을 강조하고 있고요. 그 중심의 교차로와 분기된 골목길을 포함한 이 모든 환경을 "개인의 재능이 싹트는 골목과 개인의 재능이 꽃피는 교차로의 유기적인 상호협력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전파하는 생태계"라 정의하고 있어요. 이 생태계는 이 지역에 모이는 창작자 및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공동 창작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전파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간다고 해요. 추상적인 듯 구체적인 듯 아직 잘 와닿지 않는 이 전략을 계속 관찰하며 그 성과들을 알아가는 과정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상생하는 전략까지...ⓒ도큐랜드 보도자료
두 번째, 75개의 야심차고 독특한 상점은 흥미로운 사람, 사물, 이벤트를 '만남', '연결', '경험',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모은다.
하라카도는 지하 1층부터 루프탑 테라스까지 총 9개 층에 걸쳐 75 개 매장과 협력해 '만남', '연결'의 기회를 함께 모아 다양한 사람들이 영감을 얻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어요.생물 같은 상업시설에서 도큐의 실험과 어긋난 매장들은 교체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자세하게 MD나 매장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조닝과 구성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하라카도 층별 콘셉트와 테넌트 현황
지하 1층: 고스기유 하라주쿠 목욕탕
1층: 의류잡화, 디저트
2층; 잡지 아카이브 라이브러리 『COVER』 & 온라인 의류 실점포
3층: 크리에이터즈 플랫폼
4층: 다양한 문화와 교류하는 거점, 하라파
5층~6층 하라주쿠 골목 분위기의 F&B
7층: 진구 앞 교차로를 내려다보는 옥상 테라
저층 MD는 빡빡하게 구성되었고 3층을 지나 4층 정도 가면 초록초록한 공간들이 실내에 보이며 숨통이 트였음 ⓒ파리지언니
중앙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구불구불한 루트를 따라 한 층을 돌아보는 과정은 이 정도의 스케일 상업시설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어요. 다만 확실히 낯선 브랜드와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주는 신선함이 있었고 저층에 다소 빡빡해 보이는 매장 배치와는 다르게 위로 갈수록 넉넉하고 초록초록한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었어요. 결국 옥상 테라스에서는 외부의 계단 속 숲과 같은 정원을 만나게 되고 대각선의 오모카도와 교차로를 드라마틱하게 볼 수 있어요.
G층, 1층, 2층, 지하 1층에는 리테일 매장과 서비스 매장 중심으로 구성했어요.특이한 점은 지하 1층에 예상외로 대중탕이 있었고요. 특히 2층에는 매거진 라이브러리 <COVER>가 자리하고 있어 약 3천 권의 잡지를 볼 수 있다고 해요. 일본이 오랜 시간 유지해 온 종이 잡지 문화를 지켜내고 MZ세대에게 잡지의 매력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간이라는데 오래오래 운영되었으면 좋겠어요.
ⓒ도큐랜드 보도자료
3층에 있는 크리에이터스 플랫폼(Creator's Platform)은 하라카도에서 문화를 창조하고 전파하는 콘셉트에 가장 중요한 테넌트예요. 최고의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다양한 기업과 사람들이 만나고, 협업하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기획되었어요. 회원 전용 창작 라운지인 BABY THE COFFEE BREW CLUB은 창작자들이 물리적으로 모여 공동 창작을 추진하는 창의적인 소셜 공간이고, OOAACC가 디자인한 작은 스탠딩 바가 있는 STUDIO SUPER CHEESEHakuhodo Kettle Inc의 소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인 STEAM STUDIO 그리고 J-WAVE 라디오 방송국의 팟캐스트 스튜디오와 아트 갤러리를 갖춘 새로운 형태의 스튜디오인 J-WAVE ARRTSIDE CAST는 개인과 기업의 창의적인 활동을 지원한다고 하네요.
4층은 국적,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다양한 문화와 하라주쿠만의 스타일로 편집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첫 번째 프로젝트로 "자연, 휴식" & "하라 주쿠 체험"을 테마로 층 전체를 "하라파 (오픈 필드)"로 이름 지었어요. 사람들이 모여들도록 유도하는 모닥불 같은 설치물을 비롯해 자연과 지속가능성을 표현하는 콘텐츠가 진구마에 교차점 앞 약 1,030㎡의 공간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해요.이는 카페와 이벤트 공간으로 구성된 다이칸야마역 앞의 지속 가능한 활동 허브인 TENOHA 다이칸 야마(Forestgate Daikanyama 내)와도 연결된다고 해요. 이곳은 또 테노하를 소환하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다양한 분야의 일류 크리에이터들이 협업하여 하라파를 만들어 가고 있음. SOLSO의 사이토 타이치 등...ⓒ파리지언니
5층과 6층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음식 문화와 만남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하라주쿠의 로컬 카페테리아'로 하라주쿠/진구마에 지역에서 새로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과 체험적 가치를 제안하는 식음료 공간이에요. 5층은 골목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레스토랑이 있고 6층에는 오픈형 옥상 테라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푸른 잔디에서 한가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하라카도는 이러한 독특한 음식문화를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시간대와 소소한 테마를 나누어 식음 시설영업시간과 테마를 정했다고 해요. 5층과 6층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오픈해 점심과 저녁 수요를 감당하고, 7층 옥상 테라스에서는 진구마에 교차로가 한눈에 보며 분주한 도시 분위기 속에서 멋진 도시 경관과 편안한 녹지에서의 식음을 제공해요. 이런 5~7층에 위치한 이 모든 공간을 HARAJUKU KITCHEN & TERRACE로 이름 지었고요. 연면적 2,800㎡가 넘는 푸드 플로어와 루프탑 테라스에는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23개 레스토랑이 자리해 있어요.5층에는 하라주쿠/진구마에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작은 골목길과 같은 아늑한 이자카야 스타일 바와 사람들이 자주 가고 싶어 하는 가성비 있는 레스토랑을 배치했어요. 독특한 음식문화 전파에는 지하 1층에 있는 대중탕인 하라주쿠 목욕탕과 코스기유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목욕 후 먹고 마시는 '센토메시(대중목욕탕 음식, 가칭)'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도큐랜드 보도자료
세 번째, 팝업, OOH(옥외미디어)를 넘어 3가지 혁신적 신개념 체험형 미디어 오픈
낮에만 방문해서인지 미디어에 대한 부분은 크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 없어서 잘 와닿지는 않아요. 보도자료에 따르면 7층에서는 옥상 테라스에서 가장 붐비는 진구마에 교차로를 무대로 미디어 체험형 미디어 제공하고,2층에서는 진구마에의 각종 매거진 콘텐츠와 컬래버레이션한 체험형 미디어를, 지하 1층에서는 일본 고유의 유아리(목욕 후) 문화를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체험형 미디어를 제공한다고 해요.
의도된 미디어 보다 오모카도와 교차로의 뷰를 볼 수 있게 디자인된 하라카도 옥상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오모카도보다 더 더 화끈하게 도심에 계단식 정원을 떠다가 공중에 부양해 놓은 듯한 디자인은 빡빡한 도시에 초록초록한 공간을 만들며 유니크함을 뽐내고 있었고요. 건너편의 오모카도에 가서 이곳을 꼭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드는 디자인이었어요. 그런데 하라카도에서 보는 오모카도는 작정하고 만든 드라마틱한 뷰를 보여주는데 오모카도에서 보는 하라카도는 유리 난간에 걸려서 그 다지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아서 아쉬웠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