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그래도 도전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몇몇 대기업과 금수저들을 제외하면 이나라에 사는 거의 모든 이들이 언제 폐업상태가 될지 모르는 임시계약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마디로 폐업대기라는 말 이다. 직장인도 그렇고 중소기업도 그렇고 개인사업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우리 국가전 체가 부국강병이 되어야 이 사회 곳곳에 밝은 빛이 들어오고 건강한 시스템을 이루어 국민 전체가 이용후생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 한국경제를 오랜기간 떠 받들어오던 조선산 업의 몰락을 바라보면서 여러 가지 만감이 들곤 한다. 이제는 바야흐로 전통적인 산업군이 퇴조하고 바이오, VR, 인공지능과 같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결이 빠르게 일고 있음을 보게 되니 말이다. 세간에선 이세돌 구단이 알파고에 패했다하여 인공지능의 세상에 대한 많은 우려를 낳고 있지만 저자는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아니 보아서도 안된다. 그 곳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고 생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있다면 알파고를 가진 자 와 알파고를 가지지 못한자로 양극화가 될 것에 대한 우려는 있다.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등 장 그로인한 많은 직업군의 몰락은 어쩔 수 없는 대세처럼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장에 서 심판들이 없어질 날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심판들은 굶어 죽을까.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가령, 요즈음 카메라 시장에선 다시금 디지털 대신 아나로그 필름에 대한 향수가 일어난다고 한다. 필름사진이 주는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 는 문화는 또 어떠할까. 아직까지는 인조인간 로봇이 타다주는 커피를 상상하기는 싫지만, 최근 일본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기계인간의 형상을 보면 수년내 만화책에서만 보아왔던 인 간과 흡사한 모습을 마주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커피와 까페에 관한 폐업 세션속에서 미래의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거냐 하면 이제는 우리가 보다 유연한 자세로 미래를 맞이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가 왔음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2010년도에 해 본 까페경험은 2016년도 시장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즉, 커피가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지 까페문화 가 어떠한 모양으로 변모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보기에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기존 형 태의 바리스타가 필요치 않을 순간이 올 것만 같다. 모든 것이 표준화되고 메뉴얼화가 된다 면 다시한번 자판기 커피문화가 사물인터넷과 더불어 붐을 이룰지도 모른다. 그게 가능할 수 있는게 일본의 스시 프렌차이즈 업체중에 모든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여 오토로 운영중인 곳이 이미 생겨났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같은 일들이 대중화되기 위해선 시장과 고객으로 부터 좀더 검증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나는 그래서 커피일을 잠시 중단하기는 하였으나 포 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굳이 자본을 잠식시켜가면서 자영업 즉 까페운영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업이나 장사를 잘하는 사람들은 시장의 흐름과 돈이 흘러가는 경로가 보인다고 한다. 그들은 디지털 세상속에 아날로그를 팔아 돈을 벌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지금 당당 그러한 능 력이 없다면 빨리 폐업을 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게 맞다고 본다. 피곤하기도 하지만 수용할 수 밖에 없는 흐름 중 하나는 CLC(Company Life Cycle)가 점 점 더 짧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 얘긴 전통적으로 소위 철밥통이라고 불려왔던 기업,기관, 직업,직종 등의 수명이 짧아지고 다양한 형태로 변형 및 변화되어 새로운 서비스로 대체되 는 주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좀 심한말로 폐업과 창업을 밥먹듯이 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제는 폐업에 두려움을 가지지 말고 전 략적인 폐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과제들을 설정해보자. 이합집산이란 말을 아실 것이다. 흩 어졌다 모이고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모습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닌가 싶다. 다만, 흩어져 다시 모이는 가운데에 뭔가 새로운 재교육과 새로운 형용사가 될 만한 준비가 필요한 듯 보인다. 이제는 단순한 명사로 끝나는 직업 시대는 지나가는 흐 름이 아닌가 싶어서이다. 가령, 앞으로는 그냥 변호사가 아니라 로봇소송 전문 변호사, 마음 까지 치유해 주는 몸마음 힐링 마사지사, 관계회복 전문 목사, 유머전문 신경정신과 의사, 커피향 테라피 전문가 등 인간의 오감과 감성을 터치하는 영역등에서 보다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가 되지 않을까 예상 해 본다. 현재, 혹시 운영하는 까페로 인해 폐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는가. 아마 많으실 것이다. 날로 늘어만 가는 경쟁 까페들의 무차별적 가격인하 정책과 새로운 서비스들에 대항해 힘겨 운 싸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가. 아마 많이 힘드실 것이다. 저자 역시 그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많이 고민하고 힘겨워했다. 먼저 같은 커피인의 입장에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 해드리고 싶다. 동시에 이 일을 그만두면 무얼 먹고사나 걱정이되어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 둘 수 없는 처지라면 우선은 주위를 둘러보고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넓혀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히 그속에 지혜와 해답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혼자서 판단하지 말고 보다 적극 적으로 몸을 움직여 대화하고 상의 해 보기 바란다. 필요하다면 저자처럼 공공기관에 문의 를 하여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체적으로 까페를 하시는 분들이 개성과 재주 가 많아서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습성들이 강하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러지 마시라 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폐업을 버티고 버티다 너덜너덜해져야만 그만두는 사람들이 꽤 있 다. 그러지 않으셨음 좋겠다. 저자의 경우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였지만 커피에 대한 자존심 으로 버티려 하다가 놓쳐버린 유무형의 기회비용이 생각보다 상당했다. 과거에는 버티는게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 앞서도 말했듯이 폐업했다고 말을하면 다소 안되보이는 표정으로 다 가오는 경우들도 많았고, 막연하게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오겠지 하는 시절이 분명 있기는 했다. 미안한 얘기지만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우리사회에서 회자되는 이야기 들의 많은 것들이 일반적이지 않은 게 꽤 많다. 그래서 곧이 곧대로 따라했다가 낭패를 보 는 이들이 많다.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상위그룹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어떻게 모두 가 누구나 똑같이 노력하면 서울대를 갈 수 있고 삼성전자를 입사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 다는 말인가. 그건 꼭 실력이 있어서만이 가능한 게 아님을 살아 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 다. 그래서 저자는 폐업이후 나의 인생을 천천히 리뷰 해 보았다. 내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또 지금의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잘 못하는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 엇을 싫어하는지 등에 관해서 말이다. 그러다보니 참 신기한게 내가 잘못하고 싫어하는 게 명쾌해지면서 소위 마음속으로 내려놓는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였다. 그러다보니 욕심이나 집착이 아닌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 내가 하고 싶은 분야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그 분야들이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저자는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 며 새로운 일에 착수했다. 새로운 일에는 당분간 시간과 비용을 더 투자를 해야만 하는 관 계로 집세와 생계를 커버하기 위해선 더 효율적인 아르바이트를 찾고 일해야만 한다. 아울 러, 조만간 새로운 일에 필요한 교육을 받기 위해 적지않은 비용을 들여 공부도 해야만 한 다. 47세의 대졸 외로운 이혼남은 경제적으로 보면 백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희망과 비전을 품고 살아가기에 적어도 불행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도 이 에 동의하시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