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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함부로 창업하지마라 4.폐업Talk(5화)

5. 한국에서의 까페 창업과 폐업 그 이후 들여다보기

by 박주민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흔한 말들을 배제하는 데 주력했다. 가령, “ 준비 없는 창업을 하지 말아라.” “ 창업을 하되 이렇게 저렇게 하면 성공한다 ”는 상투적인 말들 말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설사 잘 준비하고 창업을 한다해도 유지하는 과정에서 폐업을 고려해야만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오게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폐업을 고려했 으면 단호한 결정과 더불어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성공하 는 그림만 상상하지 잘 안되는 순간을 고려하고 시작하는 이들은 드물다. 그런데 이제는 한 술 더 떠서 잘 준비되고 훈련된 사람들 마저도 지속가능한 사업을 영위하는 게 결코 만만치 않은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한번 살펴보자.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전세계 나라중에서도 기형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3년 OECD 기준 그리스(36.9%) 터키(35.9%) 멕시코 (33.0%)에 이어 한국(27.4%) 은 4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그리스,터키,멕시 코는 관광대국으로서 생계유지의 수준을 넘어 국가산업으로의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 그 기 초가 튼튼하다. 반면, 우리의 경우는 일자리 부족과 정리해고의 수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 로 늘면서 철저한 생계형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문제이다. 최근, 기업의 해고기준이 법적으 로 더욱 쉽게 집행할 수 있도록 보장받음으로써 앞으로 대량해고에 의한 노동시장의 취약성 은 더욱 심각해 질 전망이다. 까페창업의 시장은 더더욱 심각하다. 앞서 제시한 우리 까페의 성공적인 사례를 생각하면 안된다. 비교적 철저하게 준비하고 창업시장에 뛰어든 편인 저자도 몇 년 지나지 않아 심각 한 영업이익의 저하로 고전을 맞이하게 된다. 그 일환으로 매장을 하나 더 오픈을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힘들어했던 장면들을 기억하실 것이다. 보통 직장인들이 가진 자 금의 총규모를 1억으로 놓고 보았을 때 보통은 권리가 있는 상권을 들어가 영업을 시작하 게 된다. 이중 권리금과 보증금을 제하더라도 5년 후 폐업시 인테리어비용과 집기의 감각상 각을 고려하면 최소 2천만원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진다. 쉽게 말해 폐업시 최소 2천만원 정 도가 들어 간 인테리어 비용은 날린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의미이다.(기물구입에 대한 감가 상각을 더하면 초기 투자비용은 더 늘어난다) 그리고 커피와 브런치등을 구매해 주는 고객 의 인당 객단가는 4-5천원 내외이다. 요즘은 가격파괴 바람이 불면서 더 낮게 책정되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루 평균 손님방문수를 50명으로만 잡아도 평균 일판매가 25만원(5천 원*50명)정도가 된다. 한달로 계산하면 30.5일 기준 약 7백6십여만원의(25만원*30.5일) 매 출이 나오고 이중 평균적인 까페의 매출원가인 25%정도를 제하고 나면 매출총이익은 대략 5백7십만원 정도가 된다. 여기서 인건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을 하나씩 제하고 나면 결국 사 장님께서 가지고 가실 월급이 나오게 되는데 1인 경영이 아닌 정상적인 매장운영을 한다고 할시 약 40%의 영업비용이 발생하고 결국, 약 2백3십만원 정도의 경상이익이 발생하게 된 다. 그렇다면 사장님의 월급이 2백3십만원이라는 소리같지만 여기에 각종 세금과 영업외비 용 가령 직원들 복지로 쓰는 회식비, 금융이자, 최소한의 연구개발비용 등까지 고려하게 된 다면 2백만원이 체 안되는 월급을 가져간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가 1억이라는 돈을 투자 해서 2백만원을 벌어가는 구조가 매력적으로 보이는가. 만일, 사장이 일하지않고 온전히 직 원만으로 운영되는 오토매장의 경우라면 나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매장 이 원할하게 돌아가기가 어렵다. 이 외에도 임대료 상승과 연간 휴일, 해당상권의 특성 및 계절에 따른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편차, 불가항력적인 사회적 이슈(세월호, 메르스 사태 등) 등을 고려하면 정말이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져 옮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위의 예는 비교적 준수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우스개 소리가 아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도심형 까페를 창업하기 위해선 생계가 목적이 아닌 취미로 해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즉, 집안에 돈이 많아서 먹고 살 문제가 전혀 없거나 정말 까페사업에 미치고자 하 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사업이 바로 이 사업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교양 과 낭만의 상품인 커피를 주인공으로 한 까페경영에 관해 너무나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짚은 듯 해서 무척 송구하다. 그러나 우리가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원치않는 폐업을 피하 기 위해선 이 경제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한다. 만일, 그래도 이러한 리스크를 안 고 꼭 까페창업을 해야겠다면 가진 자산의 대부분을 처분하여 가급적 지방의 먼 도시 그중 에서도 지역적으로 관광산업이나 공업단지등이 발달된 비교적 구매력이 높은 도시에서 할 것을 권유해 본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혼자하는 것 보단 마음과 뜻이 맞는 친구나 배우자등 과 함께 할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 만일, 향후 아이양육을 고려한다면 둘중 한분은 그래도 안정적인 캐쉬카우를 확보한 직업군에 있기를 권한다. 까페의 일은 그 자체로 때론 무료하 기도, 체력적인 부담도 많으며 동시에 돈이 되는 사업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즈음에서 이 국가의 위정자와 사회의 리더자들을 향해 한마디를 거들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비록 사업가적인 마인드로 커피사업을 시작해서 나중엔 장사의 모드로 바뀐 케이스였 지만 나름 주어진 환경속에서 건강하고 바르게 생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언제나 정 도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 노력해왔으며, 세상엔 공짜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마인드 로 비교적 지혜롭게, 비교적 스마트하게, 비교적 성실하게 한다고 해 온 7년여의 커피사업 여정이였다. 창업의 과정도 만만치 않았지만 폐업을 전후로 과연 이 나라가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을 자국민으로서 대하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서운한 맘이 가득했다. 우선적으로 폐 업을 하게 되면 자영업자들은 실업보험등의 사회보장제도가 거의 전무하다. 노란공제우산과 같은 제도가 있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국가 주도적인 사회안전망을 만들어 주어 폐업이후 불 안한 자영업자들의 재기를 위한 쿨하고도 감동이 있는 지원 프로그램들이 생겨나야 한다. 어찌보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직원을 고용하며 국가의 실업률 저하에 일조를 한 사람들인 데 직장인들보다 더 못한 처우들이 많은데 대해서 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국민연금이나 의 료보험 또 직원들의 고용보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용을 스스로 충당해야만 하는 영세자영 업자들의 경우는 비중을 현실적으로 조정해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일반 제1금융권도 문제가 많다. 사업자를 내고 영업을 개시할 때는 각종 보험에 청약에 다양한 상품을 구매 해 달라고 요구하구선 정작 사업상 필요에 의해 폐업을 하고나면 사용하던 마 이너스 대출계좌를 바로 폐쇄해 버린다든지 하는 속보이는 짓에 환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자영업은 사업이 아닌가. 1-2년도 아니고 7년여를 운영해 온 자영업자라면 분명 사업 경력이 있는 레퍼런스와 포트폴리오가 있는 것인데 그러한 커리어가 없을 땐 없다고 문제를 삼고 막상 이런 커리어를 쌓아놓았다가 폐업만 하면 무슨 문제라도 있는 양 그동안의 기여 도는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들의 이속만 챙기고 입을 닦아버린다. 월세를 사는 사람들의 경 우도 직장인들에게는 공제혜택을 주면서 왜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런 혜택을 주지 않는지 나 로서는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자영업자가 무슨 죄인인가. 국가의 노동시장 개혁 및 정책의 부재로 만들어진 범국가적 실업률 그로인한 고용시장의 붕괴 직장인들의 자영업으로의 대거 이동 피말리는 경쟁과 도태 이 모든 정책의 실기로 발생된 사회적 비용을 왜 자영업자들만 이 오롯이 온 몸으로 받아내야만 하냐는 말이다. 창업은 창업대로 폐업은 폐업대로 성공과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지원해주고 인큐베이팅 해주는 제도를 왜 만들지 못한다는 말인가. 상가임대차보호법은 또 어떠한가 임차인들이 오랫동안 쌓아놓은 수고와 땀을 별다른 노력없이 월세만 따박따박 가져가는 임대인들에게 더 유리한 권리를 부여해 온 법과제도를 왜 전향적으로 바꾸지 못하는가 말이다. 참으로 답답하고 어 이없는 사회구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나의 경우는 폐업컨설턴트 제도를 잘 활용해서 득 을 본 케이스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도 따져보면 실직적인 큰 이득은 없었고 어찌보면 내 가 스스로 찾아 만들어 낸 관계속에서 얻어낸 열매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진심으로 말 하건데 내가 태어난 이 땅 대한민국이 복 받기 위해선 팔백만 자영업자를 반드시 살려내야 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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