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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함부로 창업하지마라 4.폐업Talk(3화)

3. 폐업은 그 무엇보다 시기가 중요하다.

by 박주민 Sep 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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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도 시기가 중요하지만 폐업은 더 중요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자는 결국 운영하던  까페를 폐업하고 새로운 일을 착수하였다. 지나놓고 보니 창업보다도 폐업하는 게 훨씬 더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창업은 경우에 따라 좋지 않은 타이밍에 시작할 수도 있다. 가 령, 사회적으로 안 좋은 이슈들 세월호 사태나 메르스 사태등과 같이 국가비상사태와 같은  시기와 맞물리면 영업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득이나 처음 시작하는 까페가  오픈을 하자마자 그런 수난을 맞이하게 된다면 처음부터 암초를 만난것과 같이 운영해 나아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주식곡선과 같이 장기불황의 그늘중에도 시황의 높 고 낮음은 언제나 발생하기 마련인데 저점을 찍은 시장은 어떤 형태로든 올라가는 일만 남 아있기 때문에 그 시기를 지혜롭게 준비하고 오히려 워밍업의 시간들로 알차게 꾸려간다면  언젠가는 손님들의 지지속에 올라설 가능성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폐업은 좀 다 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폐업은 창업과 달리 내 스스로가 일정을 잡기가 곤란하다는 것이 다. 물론, 상가에 투자한 권리금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건물주의 양해를 얻어 폐업을 한다면  상관은 없겠지만 그런 경우는 흔히 볼 수 없는 일이다. 거기다 원상복구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자칫하다간 견물주와 의견차이로 실제보다 더한 비용을 - 원상복구 과정에서의 손실 비용 - 지불해야만 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집기와  장비 거기다 수년간 쌓아놓은 상가권리를 한푼도 받지 않고 폐업을 단행한다는 건 심하게  말해 미친짓에 가깝다. 금수저라면 모를까. 아니 금수저도 그런 짓은 안할 것이다. 나는 생각해보니 창업과 동시에 폐업을 고려한 사람이였다. 앞전에도 언급했듯이 한국 최고 의 커피회사를 꿈꾸던 시절 테스트 베드로 딱 3년만 운영을 하다가 매장을 접기로 했던 나 의 계획은 그리 나쁘지 않은 생각이였다. 창업에서부터 폐업을 한 사이클로 묶어 다음 사업 을 계단식으로 접근하려 했던 나의 사업가적 기획은 지금 생각해도 나쁜 수가 아니였다고  보는 것이다. 문제는 그대로 실행을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창업후 2년차쯤 되었을 때부터  나는 서서히 적절한 인수자들을 물색하고 있었고, 소위 매각을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 급적이면 매각과 동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강남에 오픈하고 싶었기에 나의 관심은 온통 투 자자 유치와 입지선정에 몰려 있었을 뿐이였다. 나는 전혀 이 매장을 정리하는데에는 걱정 을 하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장사가 잘 되고 있었고 입소문도 꽤 나서 우리 매장에 관 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금만 더 버티면 버 틸수록 높은 권리금을 받을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마저 들었다. 어느새 무권리 점포로 들어 와 보증금을 제외하고 4년동안 약 6천여만원의 설비비용(인테리어 포함)을 들인 우리까페는  어느새 1억원에 가까운 권리금을 제시 받을 정도로 변모해 있었다. 그러나 난 그때까지도  폐업의 타이밍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장은 순식간에 변모해 가기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커피숍은 우후죽순 더더욱 늘어만 갔고, 우리 까페는 점점 위기를 맞이하 게 된다. 분점을 운영하면서 나는 급기야 서서히 탈진하기 시작했고, 판단력마저 흐려지기  시작했다. 결국, 권리 7천만원을 제시했던 분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한해 한해가 지나갈수 록 내가 취할 수 있는 까페의 권리금은 쑥쑥 내려가기 시작했다. 5천... 3천...결국 나는 올 해 1월 2천만원도 채 되지 않은 금액에 매장을 넘기고 폐업했다. 아마도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엔 저자를 탓하며 바보같은 놈이라고 하실분도 적잖이 있으실 것이다. 나도 부분적으론  인정한다. 사람인지라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후회는 없다. 그리고  내가 이번 폐업으로 배운 교훈은 폐업시 권리금이라는 것은 결국 파는 시점에서 결정되는  것이지 어떤 과거에 책정된 희망권리금이 결코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폐업을 해야겠 다고 마음을 정했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며, 어떤 시황에 흔들리기 보다는 가급적 본인 만의 사업플랜에 따라 움직이길 권하는 바이다. 물론, 이것도 현실에 부딪히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약간 아쉬워 하시는 분들을 위해 약간 다른 측면을 고려해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다. 소위 매장수익이 좋아지고 모든 여건이 좋고 할때는 굳이 매장을 팔려고 할 필요를 못 느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고 매장수익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보통의 사람들은  투자보다는 보수적으로 변모하기 마련이다. 즉, 비용을 절감하고 가급적 있는 것을 활용해  버티려는 경향이다.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였다. 내가 만일 이 까페에서 오랫동안 있기로  처음부터 마음을 먹었다면 난 분명히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해볼  수 있는 모든 마케팅 활동을 실험해보았고, 고객관계관리를 유지했으며, 상처 깊었던 직원 들과의 결별이후 난 이곳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잃게 되었다. 거기다 갑질 건물주의 횡 포까지. 세상은 물론 나를 47세의 나이 많은 아저씨쯤으로 취급하겠지만 난 아직 내가 펼치 고자 했던 그 꿈들을 포기하기엔 여전히 젊다는 생각과 다시한번 나를 시험해 보고 싶다는  도전정신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매장을 쥐고 있으면 쥐고 있을수록 내 삶의 기회 비용은 더 들어갈것만 같았으며, 동시에 경제시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심할 경우 진짜 시설권리금 한푼도 못받고 되려 원상복구비용 까지 지불하고 쓸쓸히 퇴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 것이다. 그래서 난 필사적으로 매장을 팔기위해 노력했으며, 결국, 보증금 2천 만원과 권리금 1천6백만원을 쥐고 나오게 된 것이다. 만일, 내가 그런 노력도 안했더라면  원상복구비용 2백여만원을 부담하고 1천8백만원만 쥐고 나올 수도 있었다는 의미이다. 곱 절이나 더 받고 나왔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쉬운가. 그렇다면 한가지를 더 소개하겠다. 어쩌면 많이들 들어보셨을 얘기이기도 하다. 100명이 커 피숍을 창업했을 때 5년 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정답은  26명이였다. (출처 : 안정행정부 2014) 즉, 나는 상위 26%안에 든 꽤 준수한 경영능력을  가진 까페사장인 셈이였다. 맘만 먹으면 10년은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이 26명의 생존자들의 경영상황은 어떠할까. 나의 직간접적 정보망과 나의 경험을 토 대로 보건데 그들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 중엔 어쩔 수 없이  손해를 감수하며 버티기로 일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쩔때보면 참 희안한 이야기들이  돌아다닐때가 있다. 말은 그럴싸한데 가만히 들어보면 점점 열이 올라오게 만드는 말들 말 이다. 이런 이야기다. “ 포기하지 않는자가 성공하는 자다 그러니 버텨라 ” 시장에서 성공 법칙을 꽤 낭만적으로 표현한 문구이다. 내가 장담하건데 이런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대 대수가 분명 자영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개그맨 박명수의 어록이 한창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몇가지를 소개하면 “티끌모아 티끌” “가는말이 고우면 얕본다” “세번 참으면  호구된다” “어려운 길은 길이 아니다” “포기하면 편하다” 등이다. 어떠한가 역시 최고의 개 그맨 답게 결코 가볍게 볼 수 만은 없는 어록이라 생각되지 않은가. 난 그래서 박명수씨를  좋아한다. 또 공교롭게도 그는 나와 생년월일이 같다. 그래서 더 호감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말인 “포기하면 편하다” 라는 말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나는 이 말을 약간 튜닝을  해보고 싶어졌다. “ 제 때 포기하면 성공한다 ” 내가 까페를 포기하지 않고 7년여를 버텨 온 측면엔 미련하게도 나의 자존심이 걸린 부분도 있었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자존심이 물 론 중요하긴 하다. 난 자존심도 없이 사는 사람을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 후 회할 자존심이라면 차라리 자존심을 좀 내려놓고 제 때에 포기할 줄도 알아야 그만큼 성공 에 다시한번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된다. 옛날엔 100명 중 26명 이야기를 들으면  26명이 대단한 사람들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제 때 포기할 줄 알 아 5년내에 폐업을 단행한 나머지 74분 중 불특정 현명한 분들이 더 용기있고 대단한 분들 이라는 생각이다. 부디,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성공하시길 염원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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