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랄수록 식성이 극단으로 향하는지라 멜버른에서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었다.
5년 전 멜버른 여행 때 만들어 놨던 구글 맛집 지도에 들어가서 모두 맛있었던 음식을 1차 체크하고 최근 아이들이 잘 먹던 음식 트렌드를 반영, 갈만한 식당을 선별했다.
멜버른 여행 기간 동안 총 24끼!
식비는 4인가족 하루 $200로 책정했다. 그러나 첫날을 제외하곤 기준 경계선에서 밀당을 하거나 무참히 백기를 드는 상황이 반복됐다. 호주 물가가 5년 동안 오른 것도 있지만 매일 Coles에 들러 라즈베리/블랙베리/블루베리를 마음껏 장바구니에 담은 게 큰 역할을 했다. 베리류가 한국 대비 매우 저렴한 데다 맛도 좋으니 여행 기간 실컷 먹으라고 제한을 두지 않은 덕분에 아이들은 매일 다량의 베리를 담는 장보기를 행복해했다. 그래 행복하니 됐다. 이러자고 돈 버는 거 아닌가?!
멜버른의 음식 물가는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푸트코트 및 식당에서 단품 메뉴가 20~35달러(1.8만원~3만원) 정도다. 북미와 달리 팁(가끔 팁이 있는 매장이 있으나 드물다.)은 없다. 대신 주말 혹은 공휴일에는 Surcharge가 20% 정도 붙으니 예산 짤 때 반영해야 한다. 가급적 비싼 식당은 주말에 피하는 게 좋고 장을 봐서 숙소에서 직접 조리해서 먹는 것도 추천한다. 화교가 운영하는 식당은 카드 수수료를 별도로 받는 데다 해외 발급 카드인 경우 수수료가 더 비싸다. 눈뜨도 코베인 느낌이 들 수 있다.
Best Dishes
멜버른 중심 구역에 가면 이 집 꼬치를 수십 개씩 봉지에 담고 가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육류 부속을 좋아해서 2번이나 방문했다. 식사라기보다 안주 혹은 간식 정도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좋다.(맥주 안주로 최고의 메뉴!!) 꼬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육류 기반의 닭, 돼지, 소, 양 부속뿐만 아니라 야채 등도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어 좋다. 5개 묶음당 가격이 책정된 닭 염통 같은 꼬치도 있고 삼겹살처럼 개당 가격이 책정된 게 있다. 최소 10개를 넘겨야 구매할 수 있으나 20개는 우습게 넘긴다. 꼬치를 바구니에 담고 계산하면 순서에 따라 즉석에서 튀겨서 선택한 맵기 강도에 따라 마라 소스가 발라진 감칠맛 나는 꼬치를 봉지에 담아서 건네준다. 맵기는 3단계가 있으며 별도로 맵기 강도를 얘기하지 않으면 Mild로 자동 주문되니 다른 강도를 고르고 싶다면 꼭 주문할 때 얘기해야 한다.
이곳도 두 번이나 방문했다. 한국 대비 재료가 2배 정도 많은 것 같다. 국물 베이스를 홍탕과 백탕 2가지를 고를 수 있어 매운 걸 먹지 못하는 2호도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었다. 차이나 타운에 꽤 많은 Hot pot집이 있으니 다른 곳도 시도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이곳 샌드위치는 정말 대단했다. 별다른 간판 없는 빨간 벽돌 건물에 힙한 BGM이 우릴 반긴다. 피츠로이를 구경하다가 동선이 맞아서 들렀던 샌드위치 가게로 Toasted 카테고리에서 아무거나 골라도 맛나다. 주말에는 주문이 많아 대기시간이 길다. 내부에 테이블은 없고 벽 테이블이 있으니 대기하고 먹을 수는 있지만 포장해 나가서 공원에 앉아서 먹어도 충분하다.
4. 크로와상, 시나몬롤
주로 아침으로 크로와상, 시나몬롤과 초코 크로와상(뺑오쇼콜라)을 플랫 화이트와 함께 먹었다. 커피가 맛있는 카페는 평균 이상의 맛을 내는 빵도 함께 판다. 개중에는 브런치 메뉴를 파는 곳도 많으니 여유롭게 아점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멜버른에서 12사도까지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타지 않고 바로 가게 되면 Colac이라는 조그만 동네를 지나게 된다. 유명 관광지인 12사도 가는 길 중간에 있다 보니 당일 투어 관광객들은 주로 이 동네에서 밥을 먹는다. 원래는 버거집을 가는 게 목표였는데 저녁 장사만 한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급히 가볍게 먹을만한 다른 곳을 찾았다. Noodle Canteen에 들어서자 주인아저씨와 아주머니 두 분이 반겨준다. 추천 메뉴를 주문하자 바로 웍에 불을 붙인다. 웍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불줄기가 적막했던 식당 안을 가득 채우며 기름향이 확 퍼진다. 정말 오랜만에 침이 고이는 즉석조리 중국식 누들과 볶음밥을 받아 들었다. 게다가 추억 돋는 종이 박스라니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인다. Noodle Canteen은 정확지 않지만 체인으로 보인다. 검색해 보면 여러 중소도시에 매장이 있는데 아마 화교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게 아닌가 싶다. 엄청 맛있다!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맛집으로 추천 가능할 정도며 메뉴당 $15.8로 매우 저렴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수제버거 전문 체인점이다. 멜버른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다. 여기 파는 버거는 웬만한 파인 레스토랑에서 파는 것만큼 맛나다. 버거와 함께 핫칩스도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수제버거라 주문즉시 조리를 시작하는 탓에 15분 정도 기다려야 버거를 받을 수 있다.
퀸빅토리아 마켓에 위치한 La Deli@QVM에 가면 햄, 소시지, 살라미, 치즈, 향신료, 물고기, 육류 등 다양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다. 시식도 해 볼 수 있어서 치즈를 한 조각씩 먹다가 트러플 브리 치즈를 한 조각, 바게트 한 개와 샐러드와 빵에 뿌려먹는 향신료 한 병을 구매했다. 트러플향이 짙게 나는 브리치즈를 촉촉한 바게트 조각에 얹고 샐러드 향신료 가루를 뿌리자 풍미가 폭발했다. 거기에 향긋한 커피까지 더해지니 아주 훌륭한 식사가 됐다.
도착 직후 첫 끼라서 사진을 못 찍었다. 여긴 Southern Cross Station에 붙어 있는 Spencer Outlet Food Court에 있는 만두집이다. 구글 평점이 높아서 급한 대로 방문해서 완탕면과 군만두를 주문했다. 완탕면은 평범한 맛이었으나 군만두는 꽤나 맛났다. 식사가 아니라 간식으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5년 전에 볶음밥과 딤섬을 너무 맛나게 먹었던 곳이라 이번에도 꼭 방문해야 할 식당으로 점찍어놨었다. 딤섬은 여전히 훌륭했다. 딤섬과 만두류만 드시겠다고 하면 강추!
10. 직접 구운 스테이크
원래 계획은 Rare Steakhouse에서 우아하게 칼질을 할 예정이었다. 아뿔싸! 가려고 한 날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 ㅜㅜ 그래서 고심하다 Coles에서 풀 뜯어먹인 소고기, 각종 향신료, 곁들여 먹을 야채들을 사들고 왔다. Airbnb의 장점은 조리가 가능하다는 것 아닌가! 처음 보는 오븐 작동법을 유튭에서 학습 후 오븐 예열을 하고 마리네이드 한 스테이크 3덩이를 굽기 시작한다. 오븐으로 처음 구워봤는데 세상 맛나다! 게다가 양질의 Strip Steak 고기 덩어리가 이렇게 싸다니! 역시 농축산업 강국답다. 양질의 스테이크가 매우 저렴하니 마트에서 장을 봐서 한번 즈음 요리를 해 먹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11. 라면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아마 Top 3안에...;;;)
숙소 입구 바로 앞에 있던 퓨전 일식집이었다. 캘리포니아롤, 우동, 샐러드, 덮밥 등 한식과 일식이 짬뽕된 메뉴들을 꽤 판다. 1호가 우동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조식으로 먹으러 갔다. 우동, 가지튀김 덮밥, 캘리포니아롤 등을 시켰는데 꽤 괜찮았다. 엄청난 맛집은 아니지만 가성비 좋은 맛집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지만 1호는 최고의 맛집이란다. (개취 존중) 근교 이동 시에 점심이 애매해서 몇 번 Woolworth에서 파는 샐러드와 캘리포니아롤을 샀었는데 여기서 파는 캘리포니아롤이 가격은 비슷한데 퀄리티가 더 좋았다. 나이 지긋한 사장님이 한국분이라 물어볼 게 있으면 편하게 우리말로 해도 받아 주신다.
12사도 가는 길에 위치한 Colac에 있는 버거집이다. 주인아줌마 1인이 운영하는 버거집으로 다량의 주문을 능숙하게 받아낸다. 지역 주민들의 주문이 끊임없이 들어왔으며 내가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3팀이나 주문한 버거를 픽업해 갔다. 이곳의 시그니처인 Wonder Burger를 시켰다. 주문하는 즉시 패티를 굽고 조리한다. 버거 맛으로는 Grill'd가 한수 위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맛있었다. 특히 Hot Chips는 꼭 추가해서 드시길!
Not so good dishes
이탈리아 타운에 위치한 꽤 평점이 좋은 식당인이라 별 의심하지 않고 런치를 먹으러 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더니... 추천 메뉴인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 립/윙&핫칩스, 치킨 파마와 바닐라셰이크를 주문했으나 모두 대실망. '음식이 맛없다'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맛집이라고 할 수준은 전혀 아니었다. 이 식당의 시그니처인 치킨 파마를 먹어봤다는 것에 위안을 해 본다. 리뷰에는 호평일색인데 리뷰 관리를 하는 것인지 내 입맛에 안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쩌겠는가 맛없는걸.
5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딤섬은 여전히 훌륭했다. 그러나 국수 메뉴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먹다 남겼다. 국수 메뉴를 3개나 시켰는데 모두 실패했다. 돈 아깝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 혹시 가실 예정이라면 꼭! 딤섬만 드시길 추천한다.
3. KFC
Peninsula hot springs에서 한껏 즐기다 너무 늦게 나왔다. 8시가 넘어가니 대부분 레스토랑이 닫아 버렸고 집도 빨리 가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휴게소에서 먹기로 했다. 그러자 갑자기 치킨이 땡겨서 차 안에서 연신 "케이 에프 씨! 또 오세요!" 광고 카피를 따라 하며 KFC가 있는 휴게소에 주차를 했다. 허기진 가족을 위해 호기롭게 젤 큰 패밀리세트를 시켰는데.. 세상에.. 이렇게 충격적인 맛일 줄이야. 문 닫기 직전에 주문한 치킨이지만 껍데기는 축축하고 ㅜㅜ 세트에 딸려 나온 매쉬 포테이토 그레이비는 한 입 먹고 살포시 내려놨다. 배를 채워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퍽퍽 살은 내려놓고 그나마 쫄깃한 살 중심으로 겨우 먹고 나왔다.
퀸 빅토리아 마켓의 필수 먹거리 중에 꼭 등장하는 도넛가게다. 라즈베리&자두 잼이 들어간 촉촉한 브리오슈 반죽의 도넛이다. 5개 $10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나 유명세만큼 맛나지는 않았다. 망원시장에 파는 갓 나온 도너츠 보다 더 나은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맛없다는 게 아니다. 리뷰가 너무 과대평가된 것 같으니 못 먹더라도 아쉬워하지 말라는 의미 정도로 해석해 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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