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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리메 Nov 20. 2023

에필로그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그와 연애하던 시절에 나오던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중에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송혜교와 장기용이 나오던 로맨스 드라마였는데, 둘은 우연히 만난 이후 계속되는 우연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은 감정을 지나칠 수 없었던 여자 주인공과 그녀에게 순식간에 빠져든 남자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이 둘이 이루어질 수 없었던 단 하나의 이유는 이복형제였던 형의 여자였고, 어머님은 그녀 때문에 자신의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했기에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남자주인공은 그녀를 위해 방황했던 세월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럴수록 그녀에게 드리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그녀를 괴롭혔다.


그러나 그 상황들을 담담하게 견뎌내는 그녀를 보며 내게 너무나 많은 성찰을 준 드라마였다.


다른 채널에서 너무 유명한 드라마가 방영되어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그 안에서 30-40대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에 대하여 진솔하게 담아내어 더 기억에 많이 남았다.


과연 사랑하는데 헤어짐을 담담히 준비하고 그것을 삶에서 적용시킬 수 있을까?
결정할 때 중요한 것


드라마 안에서 주인공처럼 씩씩하게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나 자신 일 수 있게 만드는 것 !!


송혜교가 그린 인물은 사랑에 상처가 너무 깊어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하고 그저 사랑 없이 즐기기만 하고 마음은 절대 주지 않는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도 운명적인 끌림에 그 사람을 점점 자신의 마음에 담아내고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를 더 이상 밀어내지 못하고 받아준다.

아파도 다시 한번 사랑해 보겠다고 다짐했던 그녀였는데, 이 드라마는 특이하게도 "지금 헤어지는 중"이라고 하면서 결론은 두 사람이 또다시 우연히 만나면서 끝이 난다.


해피엔딩도 아닌 열린 결말이었다. 과연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은 얘기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우리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가끔씩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이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들에 부딪치고 그 안에서 상처를 받고 서로 같이 그 상처를 보듬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견뎌내는 이도 있겠지만 멈추거나 돌아서버리거나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들이 존재한다.


그렇게 헤어짐을 맞게 되면 또다시 아파하겠지만 그런 게 사람 사는 일이라며 치부하고 넘어간다.


조심조심 사랑하자던 그의 문자 메세지



너와의 사랑으로 행복했다.

지난 사랑의 기억들이 어쩌면 미화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그의 사랑에 행복했다.

많이 불안했고, 어쩔 땐 우울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와 함께할 때면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한 기억들이다.


그렇게 행복하게 사랑하고 그와 평생 함께 할 거라 믿었다.


그러나 사랑은 유효기간이 있다.


그 유효기간에 서로에게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가 둘의 엔딩을 장식한다. 만약 두 사람이 어떤 어려움이 있든 간에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라면 지금도 함께 하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내가 그를 잊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한 이유는 그를 잘 보내기 위함이었다.


그가 먼저 지친다고 헤어지자고 했을 땐

나 조차도 어쩌지 못하는 현실의 벽에 지쳐있었다.


그와 만나면서 마음과는 다르게 계속 다투게 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만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들에 서로가 지쳐있었다.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다 정말 한 번도 그와 떨어져 본 적 없던 사이에서 연결이 단절되고 그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나에게 그가 어떤 존재였는지 말이다.


그래서 정말 먼저 손 내밀기 싫었지만 자존심 챙기면서 끝까지 버티고 싶었지만 먼저 연락했다.


그도 기다렸다는 듯이 연락을 바로 받아서

오히려 잔잔하던 내 마음에 돌 하나 던진 것처럼 물결이 일렁였다.


그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욕심 말이다.


그렇게 욕심을 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친구로든 아니면 때론 애인처럼 이든 상관없이

그만 내 옆에 있으면 되는 건데

나는 더 욕심을 내게 되었고,

그 애매함을 견디지 못하고 내 발로 끊어버렸다.


그렇게 그는 내가 끊어낸 줄을 이어볼 생각도 없이 점점 멀어져 갔고, 그가 싫어하는 모습으로 기억되며 그와 친구로도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모진 말을 들으며 끊어내는 그에게

비참한 모습과 매력 없는 모습으로

그를 더 지치게 만들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더 이상 나를 사랑할 수 없도록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퍼붓고

이 연애의 끝을 맞이했다.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때 다짐했다.


이렇게 어렵게 만난 사람을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을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테니

절대 예전 연애처럼 하지 말자고!!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그를 위해 내가 다 맞추자고,

공주처럼 뭐든지 받기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그에게도 내 마음을 잘 보여주자고 말이다.



노을처럼 찰라의 순간이 우리에겐 항상 있다.


헌데 사람은 망각의 동물 아닌가?

어쩌면 그렇게 다짐했던 기억들은 하나같이 사라지고, 그에게 바라기만 하는 내가 되었는지

거기에 매력적이던 모습들을 잃어가고

점점 자신감도 없이 그 사람만 바라보는 내가 되어 갔다.


나 조차도 내가 싫을 만큼 말이다.

누군가 그러지 않았던가?


내가 나를 싫어하는데 누가 나를 좋아하느냐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나 자신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이뻐하고 사랑하겠는가?

딱 내가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래서 그는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다.

그저 재미있게 놀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고 돌아온 건 아니었다.

그에게 다시 사랑받고 반짝이고 싶었다.

그렇기 위해선 내가 변해야 했다.


자신감 있는 모습 그에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

그리고 그에게 나만의 매력을 계속 어필하는 모습 말이다.




도망치는게 어때서 중에서


혹시나 나처럼 사랑했던 사람을 잃거나

자신의 부주의함으로 멀어진 상대 때문에 미련이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부탁드리고 싶다.


그 사람은 내가 아니기에 나를 잘 모를 수밖에 없다.

그가 다 알아달라고 애원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을 똑 부러지게 말해야 알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가 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행동해라.

그러면 그 상대방 역시 내게 받은 것을 잊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이 표현해 줄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이 사실을 꼭 잊지 말고 사랑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나를 먼저 사랑하고 아껴주자.






너라서 좋았고,

너라서 사랑할 수 있었고,

너라서 잊을 수가 없지만

그럼에도 사랑해서 정말 좋았어.


이젠 정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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