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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 Jul 19. 2020

아이를 자주 안아주세요

인류 평화에 기여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철사와 천으로 만들어진 원숭이 대리모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실험이 있다. 해리 할로우 박사의 '원숭이 대리모 실험'. 우유병이 달려있지만 철사로 만든 가짜 엄마, 우유병은 없지만 천으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가짜 엄마. 아기 원숭이가 좋아서 매달렸던 가짜 엄마는 촉감이 부드러운 가짜 엄마였다. 부모 자녀가 보다 친밀해지는 데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도 위 실험을 언급하며 다음 내용을 소개한다. 


"신경심리학자 제임스 프레스콧이 산업화 이전 단계에 있는 400여 개의 사회를 선정하여 그 문화들을 상호 비교하는 통계 분석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유아기에 피부 접촉을 통한 애정 표현이 발달된 문화일수록  폭력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피부 접촉 문화가 발달하지 않는 사회에서 자란 어린이들이라고 하더라도, 성생활이 크게 제약받지 않는 사회에서는 이들 역시 성인이 됐을 때 폭력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렸을 때 부모와 포옹을 많이 하거나, 더 자라서는 이성과 사랑을 많이 나누면 자연스레 폭력적인 성향이 안 나타난다는 말이다. 피부 접촉의 많고 적음이 그 사람의 미래, 더 나아가서 사회의 폭력성을 결정짓는다. 


그래서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한다. 


"인류의 미래에 공헌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의 아이를 자주 껴안아주라."


이 대목에서 무릎을 쳤다. 그렇구나.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외치는 사람들은 정말로 인류의 미래에 공헌하고 있구나. 나는 우리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첫째는 먼저 와서 안기지 않고 혼자 놀이에 열중하는 편이다. 둘째는 사랑스럽게 눈을 마주치면서 엎어달라고 계속 보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주듯이 보채는 아이를 한 번 더 안아주고 업어주게 된다. 그래서인지 첫째는 말이 좀 느리고 둘쩨는 상당히 빠르다(물론 타고난 성향이라든지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첫째가 혼자 노니까 안아줄 필요가 없다는 건 나의 착각이고 오만이었다. 그냥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다. 아이도 분명 포옹을 원할 것이다. 칼 세이건의 명언을 들은 이후 나는 첫째를 좀 더 안아주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그냥 꼭 안아주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 첫째도 먼저 달려와서 안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하길 바라며 오늘도 아이를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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