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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틈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by 뾰족달



거대한 세상 속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점점 작아졌다.

여기는 거인국인가.

마음이 쪼그라들어 점점 작아지더니

나의 존재감은 먼지 한 톨이 되었다.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지만

좌절에 좌절을 곱하고 나서는

도무지 마음이 살아나지 않는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도무지 힘이 나질 않는다.


땅을 짚고 일어나긴 했는데

일어서 보니 거대한 세상이다.

저들은 내가 보일까?
안 보인다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작아서 보이지 않는 틈에

꼼꼼히 잘 털고서 일어나 본다.

나의 어깨를 토닥토닥 기운을 북돋워주고

옷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고

굽은 허리를 편다.

왕발가락에 힘을 꽉 준다.


그들이 걷는 동안 나는 뛰어야겠지만

한번 해봐야겠다.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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