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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설원에서

수상쩍은 노란 꽃밭

by 뾰족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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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물놀이를 하고 난 후 걷다 보니

눈 덮인 새하얀 들판에 다다랐다.

발끝이 폭신해서 왠지 주저앉고만 싶은

하얗고 하얀 도화지 같은 들판이다.

차갑지도 않은 포슬포슬한 촉감이

그저 누워 쉬고만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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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누워 뒹굴뒹굴해 보기로 했다.

한 여름 순면 이불 위에 누운 것 같은 기분.

적당히 시원하고 적당히 보드랍다.

기분이 참 좋아지고

뭔가 시원하고 안심이 된달까?

아무리 뒹굴어도 끝날 것 같지 않은 포근함이다.



잠자는 곳, 밥 먹는 곳과 먼 가장 아늑한 이곳에

왜 하얀 들판이 있을까.

지평선을 닮은 저곳에 눈길이 간다.

경계선에 핀 노란 꽃이라니.



불현듯 내 강아지들이 배변패드에 앞발만 걸치고서

볼일을 보던 기억이 난다.

뭐지?

왜 총총 걸어가던 시원한 뒤통수가 떠오르는 걸까?

배변패드 아래로 지도를 만들며 퍼지던 노란 동그라미들...

강아지들은 시원하고 나는 답답해오던 기억들.

아름답지만 역시 미심쩍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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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기억을 잠시 떠올린 사이

멀리서 날아오는 노란 꽃의 강렬한 향기에

땅이가 갑자기 몰입한다.

눈이 커지더니 쪼르르 달려간다.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는 웃으며 달려온다.

그러게, 물놀이하면서 물을 왜 그리 많이 잡수셨어?

땅이 표정이 개운해졌다.


걸어도 걸어도 끝없는 하얀 들판이다.

시원해졌으니 우린 또 출발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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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노란 꽃 한 송이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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