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꽃이 만발한 지구별

누가 잠자는 공을 깨웠는가

by 뾰족달



꽃돌1.소.jpg




껌을 원 없이 먹고 왔음에도

땅이 마음은 언제나 미련 한가득.

너른 들판을 떠돌던 중에

꽃이 만발한 지구별을 만났다.

가까이 보니 큰 덩치가

알록달록 사랑스럽다.





꽃돌2.소.jpg





땅이가 물고 내가 매달려도

어여쁜 꽃들이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어 끄떡없다.

장난꾸러기 강아지가 무한복제되어

사방을 다니며 꽃을 뜯고 있다.

이거 놀이기구 타는 듯한 설렘이 있는데?

철봉에 매달리기 하는 것처럼

어릴 적 운동회에 공 굴리기 하는 것처럼

흔들흔들 흔들 꽃바위처럼.




꽃돌3.소.jpg

빙글빙글 돌던 꽃별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는가 했더니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꽃이 만발한 지구별이 자전을 하는 건가.

가만있어도 움직여도 재미있는 건 매한가지.

물고 매달리고 냄새 맡고

온갖 꽃들에 코를 넣어 냄새를 추적하던 땅이와 나는

순간 멈칫 공에서 떨어졌다.

공이 구르기 시작했다.





꽃돌4.소 .jpg



달리자!

달려!


잠이 깬 꽃별이 뭐라 말을 하는 것 같다만

그걸 들을 여력이 없다.

우린 달려야 한다.

왜 갑자기 공포물이 된 것이지?





꽃돌5.소.jpg




내 꽃 속에 껌이 숨어 있어.

껌 캐고 가.

놀자!

같이 놀자!

keyword
이전 08화건설 현장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