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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Jul 14. 2024

너는 타잔

여기는 정글일걸








오렌지색을 곱게 꼬은 나무넝쿨을 찾았다.

나무 근처 넝쿨인데

아마도 재미있게 놀라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았다.

키 작은 나무쯤이야 냉큼 올라가 줄을 잡고서

저 건너편 나무까지 단숨에 다다른다.

이거 물건인데?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다.

그렇다면 우리 본격적으로 놀아보자.

난 좀 부끄러우니까 타잔 유니폼은 너에게 양보할게.

잘 어울린다.

진짜야.




(진짠가봐. 나 귀여운가봐)



날아올라. 땅아!

우락부락 타잔이 입던 옷

오동통한 땅이에게 어울린다.

우리 강아지 너무 귀엽다.

쭉 뻗은 다리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겁이 많은 강아지인 줄 알았더니

용감한 타잔이었다.


우로 좌로 날아다니며

다른 일은 다 잊었다.

외줄에 매달려 날아다니는 일은 조금도 무섭지 않았다.

다만, 줄이 왼쪽으로 힘 있게 뻗으면

파란 창이 조금씩 올라간다는 것 외엔

별일 없다.

아무리 '소리 질러~'를 해도

정글 속 동물들이 도와주진 않지만

그래도 우린 좋을 뿐.







허공에서 꼬순내가 솔솔 난다.

줄이 신나게 좌우로 내달릴 때마다

온통 꼬순내가 진동한다.

내 머리에 닿은 귀여운 발바닥에서 뿜고 있겠지.


우린 언제쯤 다시 길을 떠날 수 있을까?

언제쯤 땅을 밟을 수 있을까?

땅아? 대답 좀...

그거야 모를 일이지.


재밌으면 그만이다.

자 다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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