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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Aug 11. 2024

모두의 낙원

어른이 카페일지도







아기자기하고 볼거리가 많은 하얀 곳으로 왔다.

눈에 익은 사진들.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는 강아지 산이와 땅이.

이런 공공장소에 걸려있는 걸 보니 

유명세를 단단히 탄 모양이다.

저 더벅머리 아주머니는 누구시지?


잎을 쓰다듬으니 향이 너무 좋으다.

이렇게 키보다 훨씬 큰 로즈메리는 처음이구나. 반갑다.

적당히 높은 이곳에 상영관도 있다.

이 맛있는 민트향은 어디서 흐르는 걸까? 

푸른 사각 철제함에서 나는데 꺼내 먹을 수는 없다. 

주인장이 꽁꽁 싸매놓았다.

아마도 무척 아끼는 모양인 듯.







뒷골목으로 접어드니 더욱 편안한 곳이 있다.

좋은 향을 즐기며 잠시 누워 쉬어간다.

오늘의 재밋거리를 검색한다.

허브잎 향기도 좋고

길다란 죽부인도 나름 흡족하구나.

시원한 곳에 몸을 누이니 행복하지 않을 리가 없지.


어디선가 물을 머금은 건강한 흙냄새도 난다.

이 공원에 녹지는 없는데도 말이다.

우리 땅이는 무얼 할까 잠시 궁금했지만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뭔가 헥헥 대는 소리가 끊임없이 나지만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무척이나 기분이가 좋은 녀석이 무얼 할지...

그냥 안보는 게 마음 건강에 이롭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는 평온하다 나는 평온하다 평온...






길의 끝엔 거대한 책들과 분홍 구조물이 있다.

나의 텀블러와 많이 닮았구나.

오래전 비슷한 빙벽에 올랐던 적이 있었지.

추억거리가 제법 많아졌다.

땅이는 그늘진 구석을 좋아하는데 역시 그렇다.

어딘가의 아래에 자리를 잡으면 편안해한다.


거대 화면의 불이 꺼져있다.

저렇게 엄청난 화면으로 영화를 본다면 꿈만 같을 거야.






피아노 건반은 아니지만

밟아도 같은 소리만 반복되지만

그래도 어릴 적 좋아했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신나게 밟아보자.

터치감이 일품인 야외 건반을 밟으니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밟아보자.

가슴속 한켠에 행복한 영화의 한 장면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오래오래 그 장면을 기억하며 웃게 된다.


이곳은 거대한 영화관일까.

이곳은 어른들이 노는 어른이 카페일까.

어디선가 툭툭 엉뚱한 것들을 만나게 된다.

나무도 상영관도 맛있는 간식도 모두 있는 이곳은 낙원인가봐.

밟으면 기분 좋은 소리가 나는 건반이 있는 이곳,

좋은 기억으로 웃게 만드는 이곳은 낙원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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