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효진 Aug 28. 2024

워킹맘이 행복하려면 혼밥을 해도 예쁜 그릇에 먹어라

비로소 행복지도를 만드는 첫 번째: 건강과 자기 관리


여자가 행복해야 가정도 평화로워진다. 엄마가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친밀감이 아빠보다 높기 때문에 아이들은 엄마의 기분과 정서에 영향을 받기 쉽다. 남편도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그만큼의 무시로 되돌려 받는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것이다.


물론 아내이면서 엄마인 여자의 정서상태가 가정의 행복을 이야기할 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서 워킹맘의 위상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왕관의 무게를 버티라는 말은 왕에게나 해당될 텐데, 워킹맘은 왕의 위치라기보다는 충실한 비서나 모든 것을 조망하고 있어야 하는 고달픈 파수꾼에 더 가깝다.


'체력이 곧 다정이다.'라는 말이 있다. 신체적 체력 뿐만 아니라 정신적 체력도 해당되는 말이다. 일단 내가 살고 봐야 아이와 눈을 맞추고 공들여 먹이고 혼내고 재울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남편의 어깨 바로 펼 수 있게 하고 스스로도 존중받는 아내로 아우라를 뿜을 수 있는 것이다.  


워킹맘은 아이를 낳고 서른 중반쯤 되면 청춘시절의 몸과 사뭇 달라진 것을 실감하게 된다. 임신과 출산은 신체적으로 극심한 변화를 겪게 한다. 임신기간 체중 증가와 호르몬 변화로 인한 다른 신체변화가 찾아오고 출산 후 골격의 변화와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의 변화를 경험한다. 몸은 마음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심리적 변화도 크다. 워킹맘이 출산 후 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PPD)을 경험하는 비율은 약 10-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직장 복귀로 인한 스트레스, 육아 부담, 직장 내 압박 등이 추가적으로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육아에 대한 압박, 사회적 기대,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의 균형 문제 등이 자존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출산 후 많은 여성들이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 저하되는 것을 경험한다. 워킹맘은 출산 후 육아를 시작하면서 우울감을 느끼거나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을 경험한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의 변화가 낯설고 그것 때문에 위축되다 보니 마음까지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라고 생각해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없고 되돌린다고 해도 얼마큼이나 되돌아갈까 싶기도 하다.



비로소 행복지도를 만드는 첫 번째 요소는 건강과 자기 관리다.



워킹맘의 건강과 자기 관리는 엄마가 한 인간, 여자로서 자존감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엄마들은 자기 시간을 아이에게 위임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 시간 외에 남은 시간을 쪼개 건강과 자기 관리를 위한 시간은 유예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아이와 가정을 돌보는 시간과 경제적 활동을 하는 시간 외에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일단 신체적 변화로 인해 위축된 마음을 살펴야 한다. '이 모습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워'라는 남편의 말은 큰 위로가 된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더 아름답고 예전보다 멋진 모습으로 가꿀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나를 돌아보고 가꾸는 시간은 생각만큼 긴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은 나만을 위한 시간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른 일상을 겸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시간을 위해 오히려 다른 시간을 더 충실하게 만들고 가족이 나의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게 한다.


현실적으로 워킹맘의 건강관리는 오로지 건강관리에만 모든 시간 집중할 수만은 없다. 다른 개인 뿐만아니라 엄마, 아내,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건강을 챙겨야 한다. 그러므로 그것이 일상에서 분리되어서는 오랜시간 지속할 수 없다. 지속할 수 없는 건강관리는 결국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 일상의 시간 속에서 어떻게 나의 건강 관리 시간을 녹여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내가 처음 나 스스로의 건강과 자기 관리를 더 신경 쓰게 되었을 때 건강관리에서 외모관리로, 외모관리에서 마음 가짐과 생활 습관 변화로, 마음 가짐과 생활 습관 변화에서 가정의 문화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나의 방법은 한 가지 사례에 지나지 않겠지만 한 두 가지의 변화가 점차 다른 것들과 연관되면서 변화하는 것을 느꼈다. 나의 변화가 가족의 변화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경험한 후로, 나를 긍정적으로 가꾸는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모든 루틴을 다 소화한 것은 아니다. 한 두가지씩 시작하면서 서로 고리처럼 이어지게 되었다. 우선 생활 안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로 시작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미온수 한잔을 마실것, 마시면서 오늘 할 일을 다짐할 것, 그리고 움직일 것이다. 걷기를 시작하고 걷는 것을 시각화하기 위한 어플을 사용하고 매일 숫자로 기록된 것을 보면서 지루함을 극복했다. 나의 시간이 만들어지면서 점점 더 적극적으로 나의 시간을 집중하게 되었다. 건강한 것을 찾아 먹거나 먹는 시간을 통제하거나 그 결과를 기록하는 것들이다.



건강과 자기관리로 나를 돌아보는 법

1. 워킹맘의 일상 시간에서 할애할 나만의 시간을 확보한다. 처음에는 10분 부터 시작한다.

2. 사소하지만 나만을 위한 일을 무조건 한달정도 꾸준히 한다. ex. 미온수 2L마시기

3. 한달 후 나만의 일을 조금 더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일로 확장시킨다.

     ex. 미온수 마시기 -> 비타민 챙기기와 간헐적 단식,

         산책 15분 -> 만보 걷기, 도서관 주 3회 가기         

4. 3번을 잘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본다. ex. 책이나 인터넷 지식 스크랩, 커뮤니티 가입

5. 4번의 일과를 기록하고 변화와 성장을 눈으로 확인한다.



다이어트와 건강관리를 하기로 마음먹은 후 꾸준히 지속하여 마침내 6개월 동안 10kg 정도 체중 감량을 하였다. 이후 6개월 동안 조금 불거나 빠지면서 유지 중이다. 다이어트 방법은 간헐적 단식과 매일 만보 걷기로 식단과 운동을 잘 병행하는 것이었다. 정공법인 셈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실행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단계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11시부터 7시까지만 식사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단식을 하는 간헐적 단식을 했다. 매일 1만보를 걷고 스테퍼나 자전거를 타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였다. 아침은 남편과 아이만 먹고 나는 11시쯤 혼자 건강식으로 아점을 먹었다. 12시엔 남편과 아이가 점심을 먹고 저녁은 온 가족 함께 식사하였다.




건강관리에서 외모관리로


살이 빠지면서 옷차림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되었다. 무릎까지 오는 핏된 원피스나 반바지에 스포티한 차림, 박시한 세련된 세미 캐주얼 등을 시도해보기도 하였다. 나에게 맞는 색상은 가을웜톤이 아니라 여름쿨톤 중에서 연한 것이 더 어울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갈색이나 베이지색 보다는 회색이나 파스텔톤의 밝은 색상의 옷을 시도해 보게 되었다. 피부도 예전보다 경쓰게 되었다. 주름이나 잡티에 좋다는 화장품을 잊지 않고 꼼꼼히 바르기도 하고 마사지기로 셀프 미용을 매일 하게 되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만큼의 관리는 아닐지언정,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이런 시간들을 계산해보면 긴 시간은 아니다. 텔레비전 보거나 핸드폰을 보는데 시간을 들이는 몇십분을 조금 덜 쓰는 정도다. 어차피 하루 두세 끼 밥을 차려 먹는 것이고 장을 보러 가거나 도서관을 갈 때 한두 정거장 부지런을 떨어 걸어서 다녀온다면 결국 나에게 들이는 시간은 기존 일상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다. 관점만 바뀌었을 뿐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나의 단점을 찾기보다는 살이 조금 빠지고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 입고 피부결을 조금 관리하는 부지런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훨씬 좋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미소를 지어본다. 어울리는 머리스타일을 찾고 눈썹을 가지런히 다듬는다.



나의 간헐적 단식 방법

- 11시-7시까지 두 끼 식사 (식사 사이 간식을 자제하고 충분히 공복으로 두고자 노력)

- 단식 시간에는 물, 아메리카노만

- 하루 섭취 칼로리는 1500칼로리 정도로 점심은 간단히, 저녁은 가족과 함께 일반식으로 풍족하게

- 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무조건 1만 보 이상 걷기

- 비타민 챙겨 먹기



간헐적 단식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블로그에서 자세히 적어두었다.

https://www.biroso.kr/941




외모관리에서 마음가짐과 생활습관 변화로


1만보를 채우는 것은 처음에는 힘들었다. 한 시간 반정도를 걸어야 하는 숫자인데 그만큼의 시간을 매일 낸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나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처음 한두 달이라도 성심성의껏 해보자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걸었다. 이런 습관을 들일 때는 마치 스위치를 켜듯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동기부여가 될만한 어플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어플의 만보기를 사용했더니 이번 주의 평균 걸음 수와 이번 달에 만보를 달성한 횟수가 눈에 들어왔다. 하루하루 기록이 모이고 나니 더 열정이 생겼다. 내가 걷고 스테퍼를 하는 시간은 가족이 만들어주었다.  내가 아침을 먹지 않아도 남편과 아이의 아침을 차리고 저녁을 풍성하게 차렸다. 가족은 내가 식사하고 먹는 시간을 존중해 주었다. 내가 저녁을 차리고 함께 저녁을 먹고 남편은 아이와 함께 피구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공기놀이를 하였다. 그동안 나는 식기 세척기에 설거지를 돌리고 간편한 차림으로 저녁 걷기를 하러 외출하였다.


매달 하루 정도 부족한 날이 있지만 하루 만보 이상 걷기를 실천했다.



간헐적 단식 후 오전 11시 첫 식사를 하게 되다 보니, 먹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야채를 곁들이고 단백질의 양을 충분히 먹어주었다. 여기에 탄수화물도 통곡물이나 현미밥을 먹으려고 했다. 16시간 금식 후 먹는 끼니는 무엇을 먹어도 맛있으나 이왕 먹는 거라면 좋은 것을 먹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한 그릇 음식을 자주 먹게 되었는데 20cm 정도 되는 꽃그림이 그려진 마음에 드는 접시에 담아 먹었다. 기왕이면 색깔도 예쁘게, 모양도 예쁘게, 탄단지 구성지게 올려서 꼭꼭 씹으면서 음미하면서 먹었다. 내가 충분히 중요하고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단이 익숙해지면 나에게 맞는 메뉴를 정해서 몇 가지를 돌아가면서 먹게 되는데 주기적으로 식재료를 구비해 두게 되어 식사 준비가 간편해지고 만족도는 높아졌다.



매일 일정한 시간 운동하고 활력을 찾게 되면서 좀 더 가치있는 일과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활력이 생기니 오히려 왜 무기력과 우울감이 생기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의 기질과 나의 기질에 따라 훈육과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의 전문성을 발전시기키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찾게 된 것이다. 책을 읽고 중요한 것은 메모하고 독서기록을 하기도 하였다. 독서하는 시간동안 그동안의 생각과 가치관을 돌아보게 되었다. 서운하거나 화가 나거나 아쉬웠던 감정들의 근원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성찰의 시간도 가졌다.



마음가짐과 생활 변화에서 가족의 문화 변화로


나는 간단한 간식을 먹어도 예쁜 그릇에 담고 음료와 어울리는 잔에 담아 먹는다. 이런 내 모습을 본 아이는 자기 간식도 예쁜 그릇에 담아 먹는다. 우유를 자기 컵에 따르고 찻잔받 침대를 찾아서 받치기까지 한다. 나에게 물을 줄 때는 내가 즐겨 쓰는 머그컵에 온수와 냉수를 섞어서 미온수로 만들어 건넨다.


식단을 하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은 가족과 함께 나누게 되었다. 남편과 아이의 비타민을 챙기고 가공식품대신 직접 조리한 고기와 야채 요리를 먹는 횟수가 늘었다. 자연스럽게 외식보다 집밥을 잘 차려 먹게 되었다. 집밥을 늘리면서 장보는 방식, 식비지출, 음식조리와 뒤처리 등에 관한 가사시간에 대한 체계적인 룰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엄마가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가꾸는 것은 가족이 보고 함께 존중하게 된다. 가족의 식사를 정성스레 준비하고 정리하고 할 일을 다 한 엄마가 자기 시간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은 안정감을 갖게 된다.






나 스스로 이렇게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경험하고 나면 다른 막연하고 추상적이고 어려울 것 같은 것들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워킹맘이 가지는 세가지 시간 즉, 사적 개인으로서의 시간(변기위의 시간), 가정 일원으로서의 시간,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시간에서 건강과 자기관리의 시간은 단순히 개인적인 시간으로 국한되지 않았다. 나의 건강과 자존감의 상승은 곧 가정에 충실한 에너지의 근원이 되었고 독립적인 아내로서 매력을 올려주었으며, 아이에게 모범이 되는 엄마의 모습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이러한 나의 긍정적인 신체적, 정서적 변화는 장기적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능력을 높이는데에도 기여하였다.


나의 하루 중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시간은 5시간 정도였다. 그 시간은 결코 나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므로 당당하고 구체적으로 활용하기로 하자.


내가 하루동안 건강과 자기 관리를 위해 쓴 시간 : 약 5시간

- 미온수 2L 틈틈이 마시기 : 1분 30초 X 250ml X8회, 대략 10분

- 1만 보 걷기 : 아이 등원과 도서관 이동, 저녁 산책 포함 1시간 30분

- 간헐적 단식 식단 마련과 섭취, 비타민 섭취 : 30분

- 스테퍼와 마사지 기기 등 사용 : 30분 - 1시간

- 독서와 리뷰 : 2시간


다시한번 강조하면 워킹맘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조건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건강부터다. 건강은 살을 빼서 외모를 가꾸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진 위축된 마음을 바로 펴는 것에서부터 가족으로부터 나를 가꾸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는 정서적 건강을 회복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나를 챙기고 운동을 하면서 하루를 머릿속으로 되뇐다. 하고 싶은 것과 이상향 또는 반성할 것들과 챙겨야 할 것들에 대한 현재 상황에 대해 침착하게 생각하게 된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상태로 나를 그냥 내버려 두기도 한다. 그런 시간은 잠을 자고 일어난 것처럼 개운하고 마음을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다.


지금 나의 마음상태와 외모에 만이 있다면 하루 30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만들자. 그리고 그 하루를 적어도 3개월 이상 지속해 보기로 다짐해 보자. 나는 무조건 더 아름답고 멋진 여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계속-

이전 07화 워킹맘의 3가지 시간과 8가지 구성 요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