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키뉴 Feb 04. 2023

먹고 살다

"pay their bills"

But, COVID has made people so stressed, people are worried about getting very sick, or their family may get very sick, or they may have to miss work and then not be able to pay their bills. 


케인. 한국에서 코로나 상황은 많이 나아졌어. 남한 정부는 며칠 전부터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않아도 좋다고도 했어. 물론, 병원에 가거나 버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할 땐 여전히 쓰라고 하지만. 


By the way, the expression “to pay ther bills” is interesting to me, a Korean-speaker.

그나저나 "to pay their bills"란 표현이 흥미로워. 나, 바로 한국 사람에겐 말이야. 영화에서 몇 번 봤는데 그때도 그런 생각을 한 거 같아. 저기 사람들은 저렇게 표현하는구나 하고 말이야.


한국말엔 어떤 게 있을까? 'to pay bills'랑 가장 유사한 한국말로는 'to eat and live(먹고 살다)'가 있지 않을까 싶구나.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지 못하게 될까 봐, 아니면 4대 보험료나 수도 요금 같은 것들을 내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스러워 하는 것 같아.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은 먹는 일과 사는 일을 함께 하지 못하게 될까 봐, 그러니까 살긴 사는데 먹으면서 살진 못하게 될까 봐 걱정스러워하는 것 같아. 직장을 잃어 곤란에 처할 때 제일 먼저 하게 되는 걱정이 그렇게 다르다는 거지. 어떤 말을 쓰느냐에 따라서 말이야. 생각은 말로 정해질 때가 많거든.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아?


난 이렇게 배운 거 같은데. 서양인은 보통 개인 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동양인은 보통 집단 중심적인 사고를 한다고. 이런 것도 참 옛말 같다야. 서양인 중에서도 개인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서양인 따로, 집단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서양인 따로 있을 거잖아. 동양인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그리고 생각해 보면 요즘 같은 세상에 동양인, 서양인 이런 게 어딨겠어. 그냥 다 서양인이지. '하위.'


그런데 또 꼭 그렇게 옛말 같지도 않단 말이지. 10년 전, 그러니까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게 있었거든. 당시 심리학 강의를 하나 듣고 있었어. 그기에선, 바람에 날리는 풍선 사진을 두고 미국인과 중국인이 다르게 해석한다고 했어. 실험에서 미국인 대부분은 날아가는 풍선을 먼저 봤지만, 중국인 대부분은 그 풍선 주변에 있는 것들을 먼저 보았대. 서양인은 개인 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동양인은 공동체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걸 보여준다나 뭐라나. 아무튼 강의에선 그걸 그렇게 가르쳤어.


최근이랍시고 구차하게 10년 전 이야길 꺼내지 않아도 되겠다야. 지난 2년 간 마스크를 안 쓰겠다는 사람이 한국에는 그리 많지 않았잖아. 너네 호주나, 다른 서구권 국가에서 보다 말이야. 언제 어디서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그러더군. 한국 방역의 성공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 마스크 쓰는 불편 정도는 기꺼이 감수하려 하는 국민 성향에 기인한다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 한국을 무슨 전체주의 국가쯤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반감이 들긴 했지만 말이야.


알고 보니 그런 게 아니었던 거지. 우린 다 그런 줄 알고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 말이야. 영어권 사람들에게 취직은 공동체에 대한 책임, 더 나아가 나 아닌 다른 이에 대한 책임인 거야. 실직을 해서 돈을 벌지 못하게 되면 그런 책임을 지기가 어려워지는 거지. 개인 중심적인 사고를 한다 하는 영어권 사람들에게 취직은 그런 거였어.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취직은 허기진 배를 채우는 일인 거야. 실직은 나의 동물적 본능을 채우는 일을, 그래서 내가 생존하는 일을 가장 먼저 걱정하게 한달까. 공동체 중심적인 사고를 한다는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 왔다는 거지.


그나저나 너는 이번 달 가스비 얼마 나왔어? 아, 그긴 따뜻하겠구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