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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유 Oct 14. 2022

달리면서 울어 _ 1. 깨어난 로봇

1. 깨어난 로봇

로봇은 정신이 들었다. 로봇은 자신이 깨어난 곳이 어디인지 인지 하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사방은 온통 어둠이었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들렸다.      


'달리야 일어났니?'      


로봇이 말했다.      


'제 이름이 달리인가요?'      


목소리가 답했다.      


'사실 난 니 이름은 모른단다. 하지만 너도 니 이름을 모르는 것 같아서 너에게 이름을 주고 싶었어. 마음에 드니?'      


달리는 목소리를 듣고 조금 생각하다가 다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달리야 잠들면 안돼.'     


로봇이 말했다.      


'그렇지만 너무 졸린걸요. 나는 아마도 이 어둠 속에서 잠드는 게 맞아요. 깨어있는 건 너무 힘들거든요.'      


그러자 목소리가 대답했다.      


'너는 너에게 소중한 사람을 구하러 가던 길이 아니었니?'      


다시 드러눕던 로봇은 목소리를 듣고 멈칫했다.      


'제가요?'      


'그래. 잘 생각해봐. 넌 너에게 소중한 사람을 구하러 가던 길이었어. 지금 이렇게 누워있을 때가 아닐 걸?'      

'졸려서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저길 봐.'     


'아무것도 안 보여요. 캄캄해요.'     


'더 멀리.'     


'온통 어두워요.'     


'더 자세히 보렴.'     


'혹시 내가 눈을 감고 있는 건가요?'      


'저기 저 멀리에 노란 별이 보이니?'      


'안보여요.'     


'기운을 내렴 달리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눈을 크게 뜨면 무언가가 보일 거란다.'     


 거짓말 처럼 달리의 눈 앞 저 먼 곳에 노란 별이 보였다. 하지만 달리는 그것이 잠시 자신에게 눈꼽이 낀 것인지 정말로 빛나는 별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달리는 몸을 일으켜 다시 먼 곳을 응시했다. 노란 별이 깜빡깜빡했다.      


'그럼 그렇지. 인공위성이잖아요.'     


 목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다. 달리는 겨우 몸을 일으킨 채로 한 동안 목소리가 대답이 오길 기다리다가 다시 몸을 눕혔다. 그나마 깜빡이던 인공위성도 곧 꺼졌기 때문이었다. 달리는 자신의 베터리가 거의 다 되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쇠갑으로 덮힌 몸은 누운 채로 있어도 무겁고 무거웠다.      


'자는 수 밖에 없어.'      


 달리는 웅크려 눈을 감았다. 하지만 역시나 달리에겐 달콤한 잠이 찾아오지 않았다. 그저 계속해서 졸리울 뿐이었다. 몸을 일으켜 베터리를 찾아야 할 텐데, 무력해진 달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오지 않는 잠을 기다리며 누워있는 것 뿐이었다.      


'톡. 톡.'      


 얼마나 지났을까.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달리는 어둠과 적막 속에서 그마나 들려오는 작은 소리가 반갑기도 했다.      


'탁'      


 하지만 아주 작은 무언가가 자신에게 날아와 맞자 작은 소리는 달리 자신에게 누군가가 모래알을 던지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틱. 탁. 톡.'      


 무언가가 계속해서 자신에게 모래알을 던지자 달리는 궁금함에 몸을 일으켜 세웠다.      


'뭐야?'      


 달리가 물었지만 대답이 돌아오진 않았다. 달리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밟힐까봐 조심스레 일어나 다시 물었다.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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