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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유 Oct 26. 2022

달리면서 울어 _ 달리기는 아픈가?

20221016 D-22 _ 달리기는 아픈가?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어디 있겠나 싶다. 이유야 많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장비도 필요 없고 짝이나 팀을 맞출 필요도 없다. 운동화만 신었다면(사실 맨발이라도), 통제구역이 아닌 이상 당신은 언제 어디서나 달리기를 할 수 있다. 달리기는 또 전신근육을 쓰는 운동이고 매우 효율적인 유산소 운동이기도 하다. 걷기가 좋은 운동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1시간을 걸었을 때와 10분을 뛰었을 때의 효율은 그 두가지를 했을 때 당신의 몸 밖으로 나온 땀들이 말해준다. 하지만 이 좋은 운동을 말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말들은 ‘무릎 작살난다’ 라는 것이다. 그럼 정말 달리기를 하면 무릎이 빨리 닳게 될까? 이에 대한 정보나 다큐멘터리는 유튜브에 흔하고 흔하게 널려있으니 찾아보길 바라며 나는 나대로 이 걱정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려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뭐든지 무리하게 쓰면 고장이 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뭐든 초반엔 고통이 따른다. 5km를 처음 뛰게 되고 한참 자신감이 생겼을 때 당시엔 날씨도 좋았던 터라 매일매일 달리고 싶은 생각이었다. 나도 하는 일이 있는지라 일정 관계로 정말 매일 뛰지는 못했지만 뛰는 것이 그만큼 좋았다. 달리기를 할 때 셀라토닌이라는 물질이 뇌에서 분비되어 인간을 즐겁게 해준다고 하는데 이 이유인지 달리기를 하면 당시에 다를 괴롭히고 있던 무력감이나 우울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 당시에 내가 달리고 싶었던 이유는 레저로서 즐거움을 찾는 것 보다 어딘가 아플 때 이를 치료해줄 약을 구하는 심정이었던 것 같다. 졸려오거나 우울해지기 시작할 때의 그 불쾌감이 서멀서멀 올라올 때 나는 달릴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달리고 나면 그 불쾌감들이 전부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훨씬 나아진 나를 느낄 수 있었다. 달릴 때 신체에서 어떤 작용들이 생기며 몸 상태가 긍정적으로 전환되는 것이었겠지만 나름의 성취감과 떨어져 있던 자존감도 조금씩 채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달리기에 재미를 붙여 자주 달리기 시작하게 되고 얼마정도가 지나곤 무릎 쪽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 같은 경우엔 처음엔 왼쪽 무릎 측면부였고 조금 지나서는 오른쪽 무릎 측면부, 나중에는 오른쪽 정강이 부분이었다. 이때는 어리석게도 달리기 시작할 때 아프더라도 아픈 걸 참으며 달렸다. 왜냐하면 1km정도 달리고 나면 한결 고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엔 달리면서 엔돌핀같은 어떠한 류의 물질이 뇌에서 나와 통증을 완화해주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문제는 달리고 나면 원래대로, 때로는 원래보다 더 큰 고통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달리기와 부상에 대한 정보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달리기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오버트레이닝을 피하고 부상위험에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리기를 오래 해온 사람들이 매일 10km씩 뛰는 것도 봤지만 나는 매일 뛰는 것을 자제하고 이틀에 한 번 꼴로 5km씩 달리는 걸로 루틴을 정했다. 지금은 20km이상 장거리를 뛰지 않는 이상 무릎이 아프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처음 혹은 오래간만에 했을 때 다음날 해당 부분의 근육이 아픈 것처럼 달리기에 쓰이는 무릎의 근육도 장거리를 달리기 시작했을 때 아픈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안 쓰던 근육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안 쓰던 근육을 키우기 위해 매일 달리기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깨 운동을 매일 하면 어깨가 고장나는 위험이 커지는 것처럼 달리기 초보자의  무릎 근육도 매일 무리하게 쓰면 문제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과하면 독이 되고 처음엔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은 달리기 뿐만 아니라 삶에 여러 부분에 적용되는 이치인 것 같다. 이날 나는 앞으로 더 많이, 자주 달리기 위해서 아쉬움 없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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