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터틀 Dec 06. 2020

판공초 가는 길이 막히다.

오늘은 판공초(판공호)에 간다. 판공초는 히말라야 지역이 과거에 바다였음을 알게 해주는 곳이다. 해저 였던 곳이 융기, 습곡 작용에 의해 히말라야 산맥이 되었고, 바다의 흔적은 판공호로 남은 것이다. 실제로 판공초는 짜고, 바다생물에서 진화된 형태의 생물들이 산다고 한다.


훈더르에서 판공초 초입까지는 5~6시간 걸린다고 했다.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여정을 시작했다. 판공초를 볼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려면 어쩔 수 없었다. 이동을 한참 한 듯했는데, 군인 무리가 우리를 세웠다.

나는 당연히 여권 검사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누브라 밸리와 판공초 투어는 투어를 떠나기 전 여권과 수수료를 제출하고 퍼밋을 받아야한다. 군사지역이고 국경지역이기 때문이다. 퍼밋을 받지 못하면 판공초에 접근 할 수 없다. 또 퍼밋이 필요 없는 곳에서도 가는 곳곳마다 우리의 신분증을 검사한다. 자연스럽게 여권을 꺼내려고 한 찰나, 알리와 군인과의 대화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판공초로 가는 길이 막혔다는 것이다. 며칠 간 왔던 비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나 판공초 가는 길이 막혔으니 다시 레로 돌아가라는 것이었다.

다시 해발 5600미터인 까르둥라를 넘어. 이건 무슨 말인가? 나는 판공초를 보려고 이곳에 왔고, 15일을 견뎠는데. 다시 알리에게 물어봤다.


“정말 레로 돌아가야해?”

알리는 “응 맞아...”


나는 눈물을 그렁거리며 다시 물어봤다.

“정말이야? 우리 판공초에 못가?”


“아니 레에 갔다 다른 길로 돌아가면 되는 거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우리 네 명은 환호성을 질렀다.


판공초에는 갈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하루 종일 차에 있어야한다.

새벽에 출발한 우리는 두시 쯤 다시 레 호텔에 도착했다.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전 22화 낙타의 울음소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