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목에 살이 아직 포동포동한 아기는 나에게 돈까스샌드 김밥을 적삼 속에 넣어주었다. 웃으며 뒤뚱뒤뚱 이내 법당 문을 넘어 사라진다.
"여자는 남자보가 승려로써 지켜내야 할 규율이 50가지*가 더 많습니다. 참으로 고된 일이지요. 저는 32살에 귀의했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나의 유일한 아이를 잃고 비구니가 되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는 고이 접어 이 년 전에 재가되었다. 손등이 시퍼렇게 얼 때까지 울다 깨면 아직도 죽은 아이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엄마~하고 뒤돌아 보라고 한다. 환상통. 환상 지각. 환상적인 환영이 주는 유일한 젖과 꿀... 까칠한 내 정수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어 본다.
시어머니는 천사 같은 당신 아들이 자살했기 때문에 지옥에 갔다 가고 나를 저주한다. 죽은 생선같이 말라비틀어진 비린내 나는 니년 몸뚱이. 네 육신에서 얻을 후손도 없고 니 영혼은 용서받지 못하고 구원도 못 받으니 네 명의를 달라-하심에 그리하여 소유물을 청산하고 그 이름 또한 버리니 법명을 받고 지리산 골짜기로 은둔하였나이다.
묵언보다 괴로운 것은 빈혈이었다. 죽은 아이의 피 냄새가 내 손바닥에 고이던 날, 그 창백한 비린내는 날 메스껍게 했다. 그날 이후 내 생리마저 끊겼다.
육체의 배고픔이 아닌 마음이 식탐을 부린다. 아이가 유난히 좋아하던 돈까스를 갈망한다. 육신이 아닌 죄 많은 영혼이 처먹는다.
승려가 되면 환생의 고리를 끊어 단 한 삶으로 끝난다 하였다. "내가 죽으면 아이가 바로 나를 찾아올 수 있게, 편히 한 얼굴로 잠들게 해 주세요."
자정이 나의 고비라 직감했지만 동이 틀 때까지 나는 삼천배를 이어갔다. 삼천배의 고두례에 고개를 돌리니 밖은 하얗게 환해져 있고, 젊은 부부의 오금의 끝자락에 걸음마를 뗀 아이의 발소리가 들린다.
엎드린 자세로 마주친 얼굴에는 아기천사의 환한 입매가 보인다.
그때, 천사를 만났다.
*오래전 템플스테이 하면서 들은 말인데 팩트체크하려니 어디서부터 뒤져야 할지 몰라서 기억에 의존해 임의로 적었습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영감을 받고 써본 초초단편 소설입니다. 또한 인터넷에 어떤 사람이 고속도로 휴게소 구석자리에서 한 승려가 허겁지겁 돈까스를 먹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글을 올린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소재가 특이하다고 생각하여 차용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