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세이 베스트셀러 <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
2017년 3월 31일 불타는 금요일 밤 11시 45분.
병실 속 환자 모니터가 요란하게 요동을 친다. 이내 심장 박동 그래프가 고요해지더니, 멈춰 버린다.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는 알 수 없는 마지막 한 숨을 내 쉬면서 얼굴의 핏기가 사라 졌고, 순식간에 잿빛처럼 변해 버렸다.
그날 밤 그렇게, 엄마가 죽었다.
여 대장부같은 삶을 살며 누구보다도 쾌활하고 의욕적으로 세상을 살던 우리 엄마가, 그녀가, 그렇게 너무 빨리 떠나 버렸다.
@남해 바다가 보이는 엄마 묘소_2017.05
그때 내 나이 30대. 나는 준비도 하지 못한 채로 어느날 갑자기 '꼬마 상주(喪主)'가 되어 버렸고, 무사히 장례를 마치긴 했지만, 우리 가족, 아버지와 나 그리고 누나가 가족으로써 공유할 수 있는 마지막 추억이라고는 잔인하게도 엄마의 죽음이 전부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너무도 강렬했던 엄마와의 마지막날 밤 '그 추억'이 우리 가족이 30년간 만들어왔던 아름다운 추억 조차도 희미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았다.
기구한 장손(長孫)의 운명으로 태어난 나의 아들 녀석도, 추억이라고는 휠체어에 앉아 계신 할머니와 그 곁을 지키는 할아버지가 전부였다. 이 녀석도 3년 가까이 '병문안 전문 키즈'로 육성이 되면서, 부모와 부부의 정석을 보여주셨고 "조부모란 무엇인가"까지도 증명하려 하셨던 아버지와 어머니, 이 친구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대한 추억은 점점 더 단편적으로 굳어져 가는 것 같았다.
@ 태어난지 100일 때 부터 4살떄 까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추억은 이게 전부였다
시간은 흘러 갔다. 그리고 통증은 점점 무뎌져갔다. 하지만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잘 아물어가는 상처를 덧나게 할 필요는 없었지만, 우리가족의 기억을 교묘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휘감아 버린 그 잿빛 추억을 희석시킬 또 다른 그 무엇이 필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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