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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전술? 그보다 더 처음부터 고민하기 - 2

| EP7. 우리회사의 홍보 스토리 모듈 개발하기


지난주 포스팅에서 창업 극초기 스타트업에서 아주 제일 처음의 홍보 담당으로 입사해 일을 시작할 때에 대해 Step1.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 아주 많은 공부라는 테마로 정리해 보았다.   오늘은 그렇게 아주 많이 공부해 놓은 자료와 정보들을 가지고, 어떻게 우리 회사의 홍보 전략으로 연결해 가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해 보고자 한다.



Step2.  스토리 모듈 개발하기


Step 1의 과정을 통해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 정리되지 않은 많은 자료들을 확보했다면,  Step2에서는 정리가 필요하다.   이 정리 과정에서도 실제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규모보다 훨씬 많은 내용들이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보석 같은 진짜 재료들을 내 손에 쥘 수 있을테니까.


Step1이 회사의 여러 동료들에게 많은 질문을 하는 과정이었다면, Step2는 이렇게 수집한 많은 정보와 자료들을 앞에 두고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는 시간이다.   이 때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우리는 누구인가?
* 우리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 우리가 가진 특별함의 정체는 무엇인가?
* 우리만이 가진 새로움은 무엇인가?
* 진짜로 정말 우리만 가진 것이 있는가?  그것이 무엇인가?
* 우리의 약점, 부족한 점, 보완해 나갈 점은 무엇인가?
* 남들과 같거나 비슷한 점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우리 회사와 관련된 많은 콘텐츠 아이템들을 뽑아내 가는 과정이다.  나는 이 때 만들어 내는 아이템들을 스토리 모듈(story module)이라고 부른다.


모듈(module)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1.명사 건축물 따위를 지을 때 기준으로 삼는 치수
2.명사 기어의 톱니 크기를 나타낸 값. 밀리미터로 나타낸 피치원의 지름을 톱니 수로 나누어 구한다.
3.명사 프로그램을 기능별로 분할한 논리적인 일부분.


즉, 스토리 모듈은 우리 회사의 여러 부분과 주제에 대해 하나 하나 나누어 정리해 놓은 작은 단위라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네모난 레고 블럭들이 끼워 맞추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과 같이, 우리회사에 대해 동료들에게 듣고 공부해 모아 놓은 정보들이 모여 하나 하나의 스토리 모듈이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회사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을 쓰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과정을 지나고 나면, 그동안 이야기를 들으며 정리되지 않았던 여러 개념과 용어에 대한 첫 정의가 탄생하게 되기도 한다. 또한 우리 회사에 대한 웬만한 질문에는 반사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능력이 장착된다. 그만큼 머리 속에 우리 회사에 대한 아주 다양한 주제의 스토리 모듈들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어?  A 기자님께는 산 모양의 스토리 모듈을 보여드리면 되겠구나!    
B 회사는 하트 모양 스토리 모듈에 관심이 많으시네?



사실 아직 아무에게도 알려진 바가 없는 우리 회사를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소개하는 과정에서는, 시간 기반의 홍보 전략(time-based strategy)만으로는 효과적으로 처음의 관계를 뚫어내고 관심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회사에 대해 책 한 권을 썼다고 자신할만큼 다양한 주제와 소재의 스토리들을 머리 속에 담고 있다면, 어떤 대상을 만나더라도 상대방의 관심사에 따라 맞춤 스토리들을 꺼내어 흥미로운 시작을 열어낼 수 있다. 


회사 구성원들이 기대하고 바라는 미래의 우리 모습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 재미있는 것은 큰 범주에서 볼 때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라도 구성원들마다 상당히 다른 생각과 방향성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같거나 다른 여러가지 생각과 아이디어를 듣고 정리해 나가는 동안 회사가 일하는 방법, 즉 회사의 문화에 대한 초기 구성원들의 생각도 함께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자!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비로소 어떤 전략을 갖고 무엇을 실행할지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펼쳐낼 수 있다. 창업자와 구성원들이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떤 모습으로 알려지길 원하는지, 지금 당장 가장 달성하고 싶은 회사 전체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구성원들이 어떤 성격과 특징, 장기를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이 되어 있을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홍보를 실행하는 데 있어 구성원들의 특징은 꽤나 중요한 요소다. 왜냐하면 이렇게 처음 시작하는 시기에는 아무래도 모든 실행을 우리들 스스로가 해 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 회사의 구성원 중 어느 누구도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에 응하기 싫어한다면, 과연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편안히 시작할 수 있을까?


물론 스토리 모듈을 만드는 일이 시작 단계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처음 단계에서 Step1. 엄청난 양의 공부와 정리, Step2. 스토리 모듈 만들기를 거쳤다면, 계속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변화해 가는 회사의 방향성을 따라 계속 보완하고 수정하고, 새로운 스토리 모듈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포스팅에서도 초기 스타트업의 홍보담당에게 가장 듬직한 지원군이 우리 회사의 동료들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앞으로 홍보 활동을 펼쳐 나가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오랫동안 1인 홍보팀으로서만 일을 해 왔지만,  결코 내가 혼자 일하는 홍보담당이 아니라고 믿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주에는 동료들에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어떻게 공유하고, 도움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해 볼까 한다.   그럼 꼬나루 브런치 구독자님들, 다음주에도 많관부! || 꼬날의 좌충우돌 PR현장 이야기 <스타트업 홍보, 어떻게 스타트하지? EP7.>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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