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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전술?  그보다 더 처음부터 고민하기 - 1

| EP6. 우리 회사 최초의 홍보 담당인 나의 업무 시작점

몇 년전 회사 워크샵 때, 갑자기 생긴 일을 처리 중인 나를 동료가 찍어 보내준 사진 :-) 이번  글을 쓰며 공부하는 내 모습을 찾았으나, 그나마 가장 가까운 느낌의 사진이었다.

2015년 9월, 렌딧에 처음 합류했을 당시는 우리 회사만 이제 막 시작되었던 시기가 아니었다.  렌딧이 속한 산업군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이라는 산업 자체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발아하고 있던 시기다.  검색창에 렌딧을 입력했을 때만 아무 정보도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P2P금융이라는 용어도 한국어로 제대로 정리된 정보가 거의 없을 때였다.  홍보담당으로 입사해 막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우리회사는 물론 산업 자체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믿을만한 자료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0의 상황이지만, 그래도 홍보 담당에게 있어 매우 귀중한 존재들이 있다.  바로 창업자, 그리고 그/그녀와 함께 우리 회사를 시작하고 이끌어 가고 있는 초기 구성원들이다.  이들은 초기 스타트업에 이제 막 합류한 홍보담당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자원이다.  왜 그럴까?  대체 회사 동료들이 내가 우리회사 홍보를 처음 시작하는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일까?   



Step1.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 아주 많은 공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들을 뽑아내고 정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양의 기초 정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 엄청난 수준의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 회사의 창업자와 초기 구성원들은 이 단계에서 아주 중요한 공부를 위한 자원이 되어줄 수 있다.


우선 ‘회사'라는 책 한 권을 완벽히 정독한다는 생각으로 여러 구성원들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동료들과 주간, 격주간, 월간 등 시간을 미리 만들어 놓는 편이다.  혹시 그 시간에 바쁜 일정이 있다면 서로 편하게 이야기해 일정을 옮기거나 한 두번 건너 뛰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만나 서로의 최근 생각이나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자유롭게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일을 정말 중요한 일정으로 여기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의 최고데이터책임자(CDO)인 , 최고기술책임자(CTO) 마일즈 ,  그리고 주요 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그룹장들은 물론 평소 업무 관련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되는 피플팀 동료, 디자이너, 회사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캐롯 등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


창업자와의 대화는 물론이다.  처음 입사한 당시에 시작된 SJ(렌딧 김성준 대표)와의 1:1 대화 시간은,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정말 바쁜 일이 아니라면 이 시간은 반드시 지킨다.  이 시간에 나는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질문을 하는 편이다.  주제 역시 광범위하다.  반드시 지금 딱 필요한 대화만 하지 않는다.  회사 업무에 대한 궁금증만 꺼내 놓는 것도 아니다.  우리 회사의 창업자가 어떤 생각을 키워가고 있으며,  어느 분야에 관심을 새롭게 갖고 있는지, 최근 산업 동향이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등 생각의 방향성을 맞춰가기 위해 노력한다.


회사에 대해 공부하는데 대화라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리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 업무와 전혀 상관이 없는 분야의 미팅에도 종종 참석한다. 의견을 개진하거나 토론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앉아 있다 나오는 정도다. 하지만, 이 시간 동안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상당하다. 미팅 후 내가 잘 모르는 일이나 분야, 용어들에 대해서는 1:1 시간에 다시 질문하고 공부하는 식이다.


같은 맥락에서 다양한 팀 또는 주요 프로젝트의 이메일링에 포함시켜 놓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평소 너무 많은 양의 이메일을 받게 되기 때문에 자칫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 이메일들을 잘 정리하고 분류해 효율적으로 팔로우업해 나갈 수 있다면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 또 어떤 프로젝트의 초반부터 폭넓게 이해를 할 수 있으므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홍보 전략을 짜게되는 시기가 될 때 무척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수시로 수집하는 정보들은 빠짐없이 기록하고, 때로는 동료들의 양해를 구한 후 녹음해서 평소 이동 시 음악처럼 듣고 다니며 공부하기도 한다. 구글링을 통한 해외 정보 검색도 빠질 수 없다. 새로운 개념이나 용어에 대한 정의는 해외에 이미 잘 정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내용들을 잘 큐레이션해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회사 홍보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다음 주에 쓰는 글에서는 이렇게 지나치게 많이 묻고 공부하며 정리해 놓은 이 정보들을 가지고 어떻게 우리 회사의 홍보 전략으로 연결해 가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그럼 꼬나루 브런치 구독자님들, 다음주에도 많관부! || 꼬날의 좌충우돌 PR현장 이야기 <스타트업 홍보, 어떻게 스타트하지? EP6.>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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