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카 Aug 11. 2024

평정심 있는 사람

충동을 지배하는 신중함

도대체 왜 결정을 못해?
책임지기 싫어서 저래?


사회생활 10년 차, 요즘 매일 마주하며 일하는 사람 중 한 명인 A씨는 의사결정을 제때, 그리고 제대로 해줘야하는 직책임에도 그렇지 않아 최근에 나는 상당히 불만이 쌓인 상태였다. 문득 뜻하지 않게 다른 팀 임원 B에게 짜증을 토로하는 와중에 그는 이런 얘기를 했다.


B: "그 사람 의사결정 못하는 건 모두 알아,

하지만 불만을 말하는 것에만 그치지 말구,

네가 방향을 결정해서 치고 나가는 건 어때?"




나: "음...생각해보지 못했던 방향인데...

한번 그래볼까...??"


문제는 꽤나 쉽게 풀렸다.


사회초년생 시절 감정적인 상사들을 지켜보면, 조금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나 또한 그런 모습을 보일 때가 있더라. 이렇듯 종종 불만을 일방적으로 담고 있거나, 불의와 부당함을 참지 못하는 등 '화가 많거나', '불만 표현을 잘 하는' 성향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일에 대한 욕심과 성취욕이 많아 일을 잘할 가능성도 높지만, 가끔 상사나 동년배들에게 미운털이 박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는 사람들은 일부 탁월함과 인사이트, 하늘의 운을 제외하고 눈에 띄는 특별한 성향 중에 하나가 '평정심'이었다. 급할 수록 돌아가고, 위기에 강하며, 말 조심을 실천하는 이런 유형은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상당히 중요한 소양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평정심은 사람을 신중해보이게 만들며, 여유까지 느껴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평정심에서 오는 침착함은 열 마디 말보다 강한 한 마디를 느끼게 하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내가 만난 평정심 있는 사람들은 대략 이런 모습이었다.  


상사 앞에서 반감을 숨기려고 노력하다

상사의 유능함과 무관하게, 사회 생활을 한다면 상하관계에 거의 무조건적으로 적용되는 룰이 있다. 상사는 자신을 도와주도록 허락할 때는 있어도, 자신을 뛰어넘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당한 의견 차이 혹은 대립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상사가 다소 무능하다고 해서 이를 뛰어넘으려고 하거나 강한 반감을 표현하는 것은 내 편이 없을 수록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똑똑한 사람들이 많고, 학력이 좋은 구성원이 많은 집단일 수록 현명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반감이 표정에서 드러나는 경우는 숨기기 쉽지 않다. 하지만 표정에서 드러나더라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은 극히 경계해야 한다. 이것이 많이 어려운 경우에, 생각하고 말하기 전에 '딱 5초만 침묵하고 참아보자'다.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충동을 지배하다

욱하는 성격이 있다고들 많이 얘기한다. 성격이니까 고치기는 힘들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충동을 지배하는 것이 가장 높은 수준의 다스림이다. 욱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일상 대부분은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것이 득이 될 때가 훨씬 많다. 다른 사람들과 점점 다른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며, 약간의 노력만으로 좋은 평판이 따라올 수 있다. 어렵게 쌓은 평판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충동이 지배하면 평판은 쉽게 무너진다. 진중한 모습으로 사회초년생과 실무자로 성장하다가 가끔씩 관리자로 진급했을 때 충동 욕구가 다시 솟아오르는 경우가 있다. 권력에 취하면 자아에 있던 충동 욕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갑질, 꼰대라는 단어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언제나 스스로를 잘 다스리는 습관을 잃지 말자.


자신의 생각을 너무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과, 자신의 생각을 매우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똑 부러졌다, 일을 잘 한다, 명쾌하다 등의 표현을 듣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표현하거나, 설득력이 있는 경우이지, 감정을 포함한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과 다르다.


그러므로 신중한 사람은 자기 생각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그리고 서둘러 말하지 않는다. 여기서 일종의 여유와 침착함이 돋보이게 된다. 호들갑을 떨며 이야기한 후 상대방의 조리 있고 사려 깊은 의견을 들었을 때, 경솔했다는 느낌을 받거나 괜히 이야기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을 높이 산다

신중하고 평정심 있는 사람의 끝판왕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을 조롱거리로 만들지 않으며, 자신이 따르는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다. 상당히 많은 경우에, 리더가 팀원의 부족함을 지적하거나 팀원이 리더를 험담하는 모습이다. 당연히 나도 겪었다. 하지만, 결국 제 얼굴에 침뱉기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가족, 친구, 동료, 지인 등 모든 관계에 있어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의 장점을 더 들여다보고 높이 사는 습관을 들이는 사람은 인복이 있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 적을 많이 만들지 않고, 인생을 쉽게 풀어가는 돈 한푼 들이지 않는 방법은 평정심을 갖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평정심은 성격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다. 인정받는 것을 갈망하며,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지만 귀는 2개고 입은 1개다. 그리고 사회초년생부터 한 회사의 대표까지 평정심은 사용되는 상황이 다를 뿐, 언제 어디서나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전 06화 실패해본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