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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의 퇴근학교 Sep 01. 2024

선의를 따르는 사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가장 좋은 방법

근래에 우연한 기회로 배우고 싶었던 기술을 현직자에게 한 달간 무료로 배울 기회가 있었다. 온라인에서도 꽤나 비용을 지불해야 배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이었는데 나에게 적합한 강의 수준을 파악하고, 개인화된 강의 자료를 만들고, 매주 2~3시간씩 함께 했다. 감동을 받을만큼 굉장한 정성이었다.


무료 과외 초반에도 잠깐 물어보긴 했지만, 나와 또래였던 그와 마지막 주에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사실 최신 개발 기술을 돈 내고 앞다퉈 배우려고만 하는데, 돈 받지 않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바라는 건 없어요,
그냥 이런 사람이 있구나해주면 좋고,
도움까지 됐다면 오히려 영광이죠.


놀랍게도 이런 목적의식을 신념처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선의를 베풀고 싶어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본인도 제 코가 석자거나, 상대방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만한 역량이 되지 않거나, 또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정도이다. 하지만, 선의를 베푸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은 꽤나 실행력이 좋은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주위만 둘러봐도 스타트업 대표님들, 그리고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스타트업 대표님이 엑싯이나 부자가 되고 싶은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는 제외.


'부의 우월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선의나 명예'라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다소 고지식하거나,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처럼 여겨질 수 있다. 선의나 명예가 밥 먹여주냐고 묻는다면 주저하는 사회가 됐고, 본디 독특하지 않은 개념이지만 독특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정 수준의 부를 추구하며 '선의' 혹은 '명예'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지인들이 적지 않은 데, 이들은 개인의 이득 추구보다는 사회와 대중들에 대해 공헌할 목적으로 일상을 바라보며, 이를 실행할 때 누구보다 희열을 느낀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나눴던 대화나 개인적으로 느꼈던 부분들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부는 기복이 있지만, 명예는 오랫동안 지속된다

20대, 30대에 알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는지의 중간 결과는 젊을 때가 아니라 40대 중반쯤 온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과 방향성을 설정하지 못한 채 눈 앞의 성과, 월급, 경쟁, 시선 등에 급급한 일상을 보내며 당장의 이익에 집중한 삶을 사는 것이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한편으로 이해가 간다는 말과 함께. 


40대 중반에 잘 살아왔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자산 수준과 지인들과의 관계가 자주 언급된다. 그 기준은 내가 지인들을 찾는 관계인지, 지인들이 나를 찾는 관계인지로 분명하게 드러난다며. 그리고 지인들이 나를 찾는 사람들은 천재적인 능력이 있어서 뭘해도 성과가 있고, 돈을 잘 벌거나(극소수), 그렇지 않으면 젊은 시절부터 매사에 선의를 생각하던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선의를 갖는 사람들은 단기적 대가와 이익보다 정직하고 긴 호흡으로 살아간다. 부의 축적은 월급을 모아 투자한 수익률의 결과,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사업소득이 대표적이지만 기복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선의의 축적은 누적될 수록 무조건적으로 가파른 정비례 곡선을 그리며 그것이 향후 좋은 사람들을 남기는 비결이라고 한다.


선의를 갖는 사람들은 배울 것도 많다

선의를 오랫동안 지키고 행한 사람들이 어른다운 어른으로 빠르게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직하고 긴 호흡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충분한 자기 성찰을 통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그 기간과 경험이 누적될 수록 그 누구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그것에 대해 겸손한 사람들이 40대 이후 사람들이 찾는 사람이 되는 비결 중 하나라고 한다.


자신에 대해 겸손한 사람, 때문에 누군가에 인정이나 포상에 진심으로 감사해할 줄 알고,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어하는 생각으로 전환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스스로 느끼고 있다면 그 사람은 선의를 베풀고 싶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선의를 필두로 누구보다 삶을 진지하게 대하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듣고, 실행하며 어려운 점들을 헤쳐나간 경험은 누군가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는 긍정적인 과정이다.


여유와 품격있는 말

선한 의지가 있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특징이 '여유'와 '품격있는 언어 사용'이다. 여기서 여유란 물질적인 풍요에서 오는 삶이 아닌,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차분한 여유를 의미한다. 이런 여유는 표정 등 비언어적 표현부터 말과 같은 언어적 표현을 포함해 그 사람의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사람과의 시간을 통해 좋은 기운을 얻거나 좋은 기분을 받고, 선함을 기반으로 한 생각과 일상에 호의가 생기는데, 품격있는 표현과 말이 몸에 밴 모습을 통해 대화의 진정성과 삶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타고날 수도 있지만 선의란 갈고 닦을 수록 더욱 깊어지는만큼, 사람들의 진심 어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들은 나이와 경험이 무르익을수록 그 가치가 셀 수 없을만큼 소중한 존재로 단단해진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서 강직하거나, 특정 신념에 꿋꿋한 사람들이 반드시 빛을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결같이 진리의 편에서 정직함을 끝까지 추구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닐뿐더러, 경험과 연륜이 쌓였을 때 누구보다 차별화된 존재를 만들어주는 것만큼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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