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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슬기 Oct 27. 2024

"그새를 못 참고 마을에서 내빼는 거야?"

소설 <동산리 히든 할매들과 만나다방> 10화

만나다방 운영 1주 차, 첫 정기휴일 아침이 밝았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마지막 손님이 돌아가면 문을 닫는 지난 일주일을 보냈던 터라 피로가 쌓여 있었지만 주현은 늘 일어나던 시간에 눈을 떴다. 다시 잠들기 위해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지만, 정신은 점점 더 맑아지기만 했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1층으로 내려갔다. 다방엔 지난날의 소란이 고운 먼지처럼 가라앉아 있는 듯했다. 주현은 발끝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걸어 물품 창고로 향했다.


급한 대로 복자상점에 부탁해 구입해 두었던 커피 가루, 설탕, 프림 등 대용량 포대의 배가 일주일 새 홀쭉해져 있었다. 복자는 산 너머 시내인 서산읍에 가면, 큰 식자재 마트가 있다고 알려준 적 있었다. 최주현 스페셜에 필요한 기본 재료와, 동산리 사람들의 메뉴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재료들을 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에 가서 장도 보고, 바람도 좀 쐬고."


바이크에 시동을 걸자 으르렁, 하고 주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스마트폰에 내비게이션을 켜 목적지인 서산읍을 입력했다. 바로 옆 동네라는 복자의 설명과 달리, 주현이 있는 곳에서 꼬박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 안내음이 흘러나왔다. 장을 보러 가는 것인데, 어쩐지 짧은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바이크의 핸들을 당겼다. 바다 마을의 늦여름 풍경을 가르며 주현이 탄 바이크가 달리기 시작했다.


한결 시원해진 바람에는 저 먼 곳에서 말리는 생선 냄새가 담겨 있었다. 바다의 색도 묘하게 달라졌다. 강렬하게 푸른빛을 반사하던 것과는 달리, 한층 차분하고 고요해지고 짙어졌다. 바다도 산처럼 가을 옷을 갈아입는구나. 바다 옆에 머물러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을, 주현도 알게 되었다. 비어 있던 마음의 일부가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동산리를 성벽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가 점점 높아지는 모양으로 가까워졌다. 주현이 집 창문 너머로 보았던 것과는 느껴지는 위엄 자체가 달랐다. 서산읍은 산 아래 긴 터널을 통과한 뒤에도 40여 분을 더 달려야 도착할 수 있었다. 주현은 바이크 핸들을 잡아당겨 속도를 높였다. 주현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바이크가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그렇게 한참을 달렸을까. 주현의 바이크 옆으로 주황색 스포츠카 한 대가 바짝 따라붙었다. 위협적인 거리였다. 주현의 옆에서 나란히 같은 속력으로 달리다가도 주현이 빠른 속도로 지나치려 하면 사뿐하게 따라잡아 또 나란히 달리고를 반복했다. 인적이 드문 도로였다. 주현은 멈추는 것과 계속 달리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옳은 선택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포르쉐 마크를 단 스포츠카의 창문이 스르륵 아래로 내려갔다. 운전자의 긴 은발머리가 바람에 사방팔방 날렸다. 운전자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쓰고 있던 구찌 선글라스를 머리띠처럼 머리 위로 올렸다. 이내 주현을 향해 소리쳤다. 


“어디를 그렇게 신나게 가? 그새를 못 참고 마을에서 내빼는 거야?”


신원주는 왕영춘에게 밀려 늘 2등만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타고난 성격이 모가 났는지 모르지만 늘 불평불만이었다. 사람들이 하려는 것에 죄다 반대표를 던지고,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찾아내 쏘아붙이는 것이 취미인 사람이었다. 만나다방이 문을 연 뒤에도, 굳이 찾아와 위생상태가 엉망이라느니 온갖 간섭을 하거나 곧 망해 없어질 것이라며 저주 비슷한 말을 퍼부어댔다. 누군가에게 억지로 불려 나온 것도, 누군가에게 특별한 악감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원주는 성실히 마을에서 악역을 수행했다. 적당히 무시하는 편이 좋다고 석재가 주현에 귀띔해주지 않았더라면, 주현 역시 원주 때문에 크게 속앓이를 할 뻔했다.


"네. 이 길로 영영 떠나서 돌아오지 않으려고요."


원주의 위협 운전에 바짝 날이 선 주현이 냉소적으로 대답하며, 바이크의 속도를 조금 늦췄다. 이대로 원주에 맞서 같은 속도로 달리다간, 본인이 더 크게 다치게 된다는 것을 잘 알았다. 원주의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가 바람 소리를 뚫고 선명하게 들려왔다. 다른 사람의 불행이 자신의 활력이라도 되는 듯, 원주는 주현의 바이크 옆으로 더 바짝 차를 붙여왔다.


“젊은 놈들이 뻔하긴 하지 뭐. 영춘처럼 힘만 센 노인네가 뭘 알고 너를 여기 데려 왔겠어. 명희가 다방을 잘 운영했다고, 그 자식도 잘 운영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여기서 뭐 해 먹을 거 없나, 일주일 동안 봤더니 없으니 내빼는 거지. 도시에 두고 온 애인도 보고 싶을 때 됐잖어?”


원주는 새끼손가락 하나를 펴서 창밖으로 흔들어 보였다. 원주는 사람을 약 올리는 데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처럼, 주현의 이곳저곳을 마구 쑤셔대고 있었다. 밀려드는 모멸감과 불쾌감으로, 주현은 다리를 쭉 뻗어 원주의 먼지 한 톨 없는 스포츠카에 작은 흠집이라도 내고 싶지만 꾹 참았다. '길자-원주 전투'에 대해 듣지 않았더라면, 참지 못했을지도 몰랐다.


시작은 원주의 망언이었다. 길자네 오징어 물회집에서 물회 한 그릇을 다 비운 원주가, 석재를 향해 '한국 국적 취득하려고 외노자가 위장 결혼을 한 것 아니냐'라고 말한 것이었다. 성격 좋은 석재는 웃어넘겼지만, 오징어 채를 썰던 길자가 참지 않았다. 시퍼렇게 날이 선 칼을 쥐고 그대로 밖으로 나가, 잘 주차되어 있는 원주의 자동차 바퀴를 터뜨렸다. 원주가 길길이 날 뛰며,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따져 묻자 길자가 '마을 공식 전투'를 신청한 것이었다. 10년 만에 동산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전투였다. 영춘이 심판을 봤고, 둘은 동산리 스타일의 샅바 없는 씨름 경기를 했으며, 몇 번의 연장전 끝에 길자가 우승을 했다. 


화려한 색의 스포츠카, 명품 액세서리와 의류, 동산리에서 제일 고급스러운 외관의 집까지. 원주는 부족함이 없다 못해 넘쳐흐르는 듯했지만, 영춘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원주를 안쓰럽게 여겼다. 원주는 고독한 생존을 택한 거야. 영춘이 원주의 생존 방식을 이렇게 정의했을 때, 주현은 그런 인생이 어떤 모양일지 느껴졌다. 안팎으로 가시 돋친 옷을 입은 그런 모양이.


“서산읍 방향 왼쪽입니다. 300미터 후 터널에 진입합니다.


갈림길에서 내비게이션의 화살표가 왼쪽으로 구부러졌다. 원주가 탄 스포츠카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원주는 멀어지면서도 주현을 향해 퍼부은 악담이 아쉬웠는지, 팔을 창밖으로 내밀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원주가 탄 스포츠카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어서야 주현은 '악'하고 소리를 질렀다. 높은 산에 부딪힌 주현의 목소리가 메아리쳐 돌아왔다. 


긴 터널이었다. 빛이 거의 없어 헤드라이트에 의존한 채 달렸다. 5분쯤 달리자, 터널로 들어오지 못하고 입구에 쌓여 있던 빛이 한꺼번에 주현의 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눈이 빛에 적응하자, 언덕 너머에 크고 작은 집들이 보였다. 


40분을 꼬박 더 달리자, 오래된 간판을 단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시내에 접어들었다. 오래된 중국집과 노래방, 영업 중인지 알 수는 없는 PC방 간판도 보였다. 심지어 편의점도 있었다. 도시에선 너무도 흔히 보던 가게들이지만, 동산리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앞에 둔 것처럼, 주현은 설렜다. 바이크를 주차해 두고,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처음 보는 가게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 영춘의 메시지였다. 메시지에는 아무런 말 없이 사진 한 장이 덩그러니 도착해 있었는데, 노란 포스트잇에 손으로 휘갈겨 쓴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 사 올 것

영춘: 히딩크 동전 자석 파스 (허준 약국이 500원 저렴함)

길자: 8절지 스케치북, 색연필 (다운이 것)

- 사서 갖다 줄 것

옥분: 호두 1kg (호두 유리병에 채워줄 것)

표영미: 톱니 있는 흙손 1개, 개 사료 10kg (대문 앞에 가져다줄 것)


주현은 ‘저 시내 나가요’ 하고 소문을 내고 나간 것도 아닌데, 영춘이 기다렸다는 듯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잠시 얼떨떨하게 있는 사이 영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최 사장. 다음에 시내 나갈 땐 미리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나가. 다들 서운해. 참견쟁이 원주가 주현 사장을 쫓아갔으니 망정이지.”


주현은 마을 안쪽으로 방향을 튼 원주의 스포츠카가 그대로 영춘의 집 앞에 멈춰 서서, 주현이 도망을 가고 있다느니 그도 아니라면 혼자서 제 살 것만 사러 몰래 시내에 나간다느니 하는 식의 온갖 말을 쏟아냈을 것이 눈에 훤히 보이는 듯했다. 꼬박 1시간 30분이 걸려 시내에 나오고 나니, 주현도 퍽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다. 


“그런데요, 어르신. 흙손이랑 개 사료 가져다 드려야 하는 표영미, 이 분은 한 번도 못 뵌 것 같은데요.”

“동산리로 귀촌한 지 4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만나다방서 커피 한 잔 하는 것 말고는 코빼기도 안 비추는 사람 하나 있어. 명희 죽고, 다방 문 닫은 뒤로는 더더욱 집에만 있는 것 같더라고. 집에 금괘라도 숨겨놨는지. 그거 사서 갖다 주면서 다방 문 열었다고 인사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표 씨는 아마 만나다방 화환 그림자도 못 봤을 거야. 자기 집 담장 그림자에 묻혀 사느라."


주현은 식자재 마트에 들러 다방 운영에 필요한 기본 재료들과, 메뉴 개발에 필요한 재료들을 샀다. 유튜브에서 눈여겨보았던 메뉴들을 변형해 마을 사람들의 이름을 붙여 만들어 볼 계획이었다.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영춘이 전달한 메모 안에 있는 것들을 샀다. 얼추 사야 할 것들을 다 사고 나자, 반나절이 훌쩍 지나 있었다. 아침밥도 먹지 않고 출발했던 터라, 주현은 무척 허기졌다. 짐칸과 뒷좌석까지 짐으로 가득 찬 바이크를 천천히 끌어 오는 길에 봐두었던 오래된 중국집 앞으로 갔다.


구부정한 허리, 고목처럼 마른 팔에 은색 쟁반을 받쳐든 노인이 단무지와 춘장, 양파가 든 종지를 주현 앞에 내려놓았다. 노인은 물을 닦으려는 것도 아닐 텐데, 볼록 나온 배 아래로 두른 색 바랜 앞치마에 두 손을 자꾸만 비볐다. 빛바랜 벽지와 물고기는 한 마리도 없는 이끼 낀 수족관. 곧 무너져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중국집에서 주현은 짜장면 한 그릇을 주문했다. 푸석하게 마른 단무지 위에 주현은 식초를 뿌려보았다. 맛은 나아지지 않았다. 


“동산리에서 왔다고요?”


노인이 짜장면을 주현 앞에 내려놓으며 물었다.


“네. 거기서 다방… 아니 카페 운영해요.”


그는 몇 가닥 안 되는 흰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듯하더니, 나무젓가락으로 짜장면을 비비고 있는 주현을 향해 결심한 듯 말을 이어나갔다.


“거긴 옛날부터 남자들이 일찍 죽어 나가는 마을이여. 그런 음산한 데서 카페인지 뭔지 오래 할 생각 말고 얼른 나오는 게 좋을 거요. 옛날부터 거기 여자들이 그렇게 힘이 센 것이, 다 양기를 다 빨아먹어서 그렇다는 소문이 있거든.”


동산리는 온통 힘이 센 할머니들 뿐이었다. 석재를 포함해 젊은 남자로 분류되는 사람들 몇몇을 보았지만, 그들이 아직 할아버지가 되지 않았으니, 남자들이 일찍 죽어나간다는 노인의 말이 틀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기를 빨아먹는다니. 주현은 그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밤마다 어르신들이 붉은 달빛 아래서 요괴로 변해, 어떻게 생겨 먹은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을의 양기라는 걸 온몸으로 흡수하기라도 하는 걸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려다가도, 주현은 동산리에서 겪은 모든 것들이 말이 되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 또한 말이 안 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시내에 나오기 직전, 원주의 막말에 온몸의 기가 다 빠져나간 기분이었기에, 양기 따위 흡수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에도 이르렀다.


주방에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던 노인이 군만두 세 개가 담긴 접시를 가지고 와 주현 앞에 내어주었다. 주현은 중국집 주인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군만두까지 짜장면 소스에 모두 찍어 먹고, 말라비틀어진 단무지도 남김없이 씹어 삼켰다. 


“부디, 몸 조심 하시고.”


중국집 주인은 가게 문을 나서려는 주현의 두 손을 꽉 붙들었다. 주현은 그의 말이 모두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처음 보는 사람의 안위를 걱정하는 노인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 만나다방이 자리 잡으면 서산읍에도 체인점을 내야지, 생각하며 바이크에 오르려는데 휴대전화가 진동음을 냈다. 결제 확인 메시지가 화면 위로 떠올랐다.


"3만 3천 원?"


주현이 마지막으로 사 먹었던 짜장면 가격은 8천 원이었다. 군만두가 서비스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다시 중국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계산이 잘못된 것 같다고 노인에게 말했다. 노인은 앞치마에 손을 비비며 얘기했다.


“그럴 리가. 내가 장사를 얼마나 진실되게 하는데. 부가세는 별도로 딱 맞게 계산했다고. 그러지 말고 젊은이 얼른 가봐요. 동산리까지 가면 해 지겠어. 음기가 가득해서 해가 지면....”


중국집 주인은 벽면에 부착된 메뉴판을 손으로 가리켰다. 빛바랜 메뉴판의 가격 부분엔 유성매직으로 조악하게 그린 ‘0’이 하나씩 더 붙어 있었다. 마치 방금 고쳐 쓴 것처럼, 추가된 0이 번들거렸다. 오래전 3천 원이었던 짜장면 가격은, 3만 원으로 껑충 몸값을 올려 주현의 주머니를 홀랑 털어간 셈이었다. 


"우리 가게는 진실되게 가격 고시를 하고 있었고."


중국집 주인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면서도 주현을 가게 문 밖으로 조금씩 밀어냈다. 주현의 몸이 완전히 가게 밖으로 튕겨져 나가자, 중국집 주인은 문을 거칠게 닫고는 그대로 가게 불을 꺼버렸다. 밝은 간판도 순식간에 빛을 잃었다.


“저기요! 짜장면이 3만 원인게 말이 안 되잖아요. 맛이라도 있던가… 할아버지 처음부터 속이려고 동산리에 남자들이 죽어나가니 어쩌니 그런 말을 하신 거죠? 예?”


주현은 문을 세게 두드리며 외쳤지만 묵묵부답이었다. 3만 3천 원이면 커피를 열 잔 넘게 팔아야 간신히 손에 쥘 수 있는 돈이다. 게다가 짜장면은 맛있지도 않았다. 만든 지 오래됐는지 엉키고 굳은 면이 한 덩어리처럼 젓가락을 따라 그대로 올라왔고, 서비스로 받은 군만두도 골판지를 씹는 것처럼 질겅거렸다. 중국집 주인이 주현을 위한답시고 건넨 무시무시한 말이 아니었더라면, 주현은 공짜로 줘도 안 먹을 짜장면에 3만 원이라는 거금을 쓰지 않았을 것이었다.


동산리로 돌아가는 길에는 속도를 더 늦췄다. 해가 뉘엿뉘엿 지다가, 터널에 접어들 때쯤엔 완전히 깜깜해졌다. 도로 곳곳에 움푹 파인 포트홀을 지날 때마다, 짐이 잔뜩 실린 바이크가 크게 휘청였다. 한 치 앞 밖에 보이지 않는 주현은, 어둠 속에서 조금 울었다. 





”신원주 스페셜: 포르쉐 온 더 비치”

화려한 겉모습도 좋지만, 마시고 나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내는 미니 칵테일 음료. 화려한 은가루가 표면 위에서 반짝이는 것이 포인트!

유자청, 자몽 주스, 아몬드 우유, 꿀, 식용 은가루

유자청과 자몽주스를 컵에 따른 뒤, 꿀을 섞은 아몬드 우유를 그 위에 천천히 따라낸다. 맨 위에 은가루를 소량 뿌린다.






안녕하세요! <동산리 히든 할매들과 만나다방> 연재하는 김슬기입니다.

브런치북 출판프로젝트 마감일에 맞춰, 10화까지 매일 연재해야지 하는 목표로 달려온 지난 열흘이었는데요.

11화부터는 매주 수요일 마다 연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

조금 더 느린 주기이지만, 앞으로 동산리와 주현에게 펼쳐질 이야기들을 더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갈 고민을 해보려 해요.


1화부터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동산리와 할매들, 그곳에서 회복해 나갈 주현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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