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우리는 모두 다이버였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기 전부터 다이버였다.
모체의 산도를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오기 전부터 자궁 속 양수에서 둥둥 떠다니며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였던 다이버들이었다. 선택받아 태어난 다이버는 산도를 통해 바깥으로 나오면 언제부터 자신에게 물이 있었냐는 듯, 폐로 호흡하기 시작하고 자신을 평온하게 해 주었던 물속에서의 생활을 잊어버린다.
간호학을 배울 때, 교수님께서 갓 태어난 아기는 몇 개월동안은 물에서 헤엄을 칠 수 있다고 하셨다. 그 순간 찰랑거리던 모체의 자궁에 가득 찬 양수가 떠오른다. 부풀어 오른 배, 모체의 체온으로 따뜻해진 양수들 속에 단단히 품어져 있는 작은 씨앗. 점점 커지며 모체를 압박하기 시작하는 무거운 씨앗이 생각났다. 그 속에서 아기는 본능적으로 헤엄치는 법을 배우겠지.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물을 실제로 몸으로 체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는 그때 나만의 이야기를 지어보며 많은 위안을 얻었다.
우리는 모두 물과 친하게 자랐다.
물아기는 갓난아기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지만 찾아보면 비슷한 이유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아침의 도서관, 아무렇게나 집어든 책에서 발견한 소중한 책갈피 같은 단어가 마음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