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욕망하기

09 욕망 인정하기/ 바르게 욕망하기

by 이단단
보통사람은 일상에 매여 평생을 산다. 일상은 우리에게 주어진 물리적 시간이며, 기억이며, 동시에 상상력의 테두리이다. 그것은 그저 ‘현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꿈이 없는 현실은 껍데기일 뿐이다. 나는 일상을 규정하는 테두리를 넓힘으로써 내 일상의 폭과 깊이를 바꾸어 갈 수 있기를 열망한다. 열망은 마음속 깊은 곳에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다. 욕망이 없는 삶은 이미 속세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욕망과 화해하고 대항해 싸우는 수도사가 될 필요는 없다. 나는 욕망을 사랑한다. 욕망만큼 강력한 모티베이션은 없다.

일상의 삶은 그것으로부터 힘을 얻는다. 삶이 어려운 것은 가난하기 때문이 아니다. 욕망이 죽어 가기 때문이다. 질병에 걸리는 것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다. 우리 몸속에 이미 이들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다. 병은 마음에 있다. 욕망을 잃은 삶은 죽은 것이다. 재미가 없다. 12p
욕망은 깊고 깊은 곳에 있다. 스스로도 움켜잡을 수 없는 모습으로 숨어 있다. 그것은 단순한 소망이나 충동이 아니다. 너무나 절실하여 우리를 행동으로 내모는 그런 것이다. 욕망을 가진 사람은 그것에 오랜 시간을 쓴다. 그것을 위해 다른 것을 희생하기도 하고, 자존심을 굽힐 줄도 안다.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그 일에 말할 수 없는 정열을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관점에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 14p

그것은 변화를 창조함으로써 가장 강력하게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법은 바로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창조의 힘은 욕망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욕망은 관리되어서는 안 된다. 관리된 욕망은 이미 욕망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장에 갇힌 호랑이는 이미 맹수가 아닌 것과 같다.익숙한 것과의 결별 by 구본형




"라이벌이잖아."


언젠가 박미선이 장도연의 조언을 거절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박미선이 장도연에게 ‘조언은 무슨, 너 내 라이벌이잖아.’이라고 했던 것이다. 대선배가 후배를 라이벌로 생각한다? 보통 사람들이면 '어쩌려고 그래 이 철없는 것아, 어린애를 질투하냐? 선배가 무슨 후배를 라이벌로 봐, 선배면 선배답게 행동해.‘ 라고 한 소리들을만한 것이다. 댓글에도 만만찮게 그런 걱정과 간섭을 담은 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그러나 나는 기사를 본 순간 박미선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사회에서 선배는 후배의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감정을 드러내어선 안된다고 가르친다. 위계서열로 유명한 개그계에서 그것도 대선배가 후배에게 라이벌이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동시대인인 나에게도 큰 충격과 생각할거리를 줬다. 평소 같았으면 '선배가 후배한테 속좁넹ㅋㅋ' 했을 텐데, 가만 생각해 보니 그런 뜻이 아니었다.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행동 같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자신을 낮춤으로써 오히려 가치를 올려놓는 프로의 노련함이 보였다.




어른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욕망. 시기, 질투'는 드러내어선 안 된다.‘

'너도 그런 거 받지 않도록 몸가짐 조심히 하고 다녀라.'고. '항상 겸손하라'고.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젠틀한 사람들도 중요한 순간에는 그 겸손 아래숨긴 발톱을 세우곤 한다. 사람에게, 회사에게 중요한 사람이고 싶은 욕망으로 무장되어있는 발톱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욕망이라는 투명 갑옷을 보이지 않는 척 고개를 돌리며 살아가는게 사회생활의 미덕이라고 한다. 그렇게 드러나지 않도록 눌러온 욕망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을 따돌림시킨다던지, 거짓소문을 불려 이간질시켜 동료들과 멀어지게 하는 교묘한 수법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나름 젠틀한 방법을 썼다며 웃는다. 그런 것들로 몰래 자신의 욕망을 해소한다. 욕망은 드러나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을 '문자 그대로' 따른 결과다.


욕망과 시기와 질투는 발생되지 않을 수 없는 존재다. 인간이 태어나서 인간과 관계를 맺는 한, 나에게는 없고 네게는 있는 그것에 대한 욕망과 질투심은 완벽히 사라질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꼭꼭 숨기는 게 아니라 올바르게 욕망하고, 질투하고 시기하여 나에게 이로운 것으로 만들어 발전으로 삼아야 한다. 무조건 나의 라이벌을 내쫓거나, 참거나 무조건 베푸는 식의 삶을 살 것이 아니라, 프로답게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계(?)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나의 가치를 올리는 그런 전략을 세우며 일해야한다. 참아야 하는 것 많고 지켜야할 것 많은 규칙의 세상에서 무기력해서 약까지 먹고 있으려니 갑자기 지나간 날들이 후회가 되었다. 나를 표현하는 일에 조금은 적극적이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업계에 몸을 담군 사람들에게 박미선처럼 이야기 하고 싶다. '너 라이벌이라고.' 너의 좋은점이 나를 욕망하게 만든다고.




금전적 압박도, 삶의 시련도 괜찮은데, 끔찍하게 되기 싫은 건 삶에서 생기는 다양한 욕구들을 무조건 참으라며 재미없는 소리나 해대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 구본형 작가는 10년 전에 이런 글을 썼다. '그것은 변화를 창조함으로써 가장 강력하게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법은 바로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창조의 힘은 욕망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욕망은 관리되어서는 안 된다. 관리된 욕망은 이미 욕망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장에 갇힌 호랑이는 이미 맹수가 아닌 것과 같다.'라고, 무려 십 년전에 그런 말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작가의 책이 개정되어 나온 지금은 어떠한가? 누구나 다 자신의 말을 표현하는 세상같은가? 그런 것같지만 자세히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러므로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노련하며 현명한 여자로 살고 싶다. 지킬 수 없는 친절을 약속하며 위선이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는 삶을 살기는 싫다. 직장동료들은 순간순간, 내가 꿈꾸는 것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면 공상과학 이야기 듣듯 듣고 있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말한다. 나는 내 삶에 끼어든 욕망을 언제나 인정하고 살아야지. 선배와 후배가 아니라 동료로서 열심히 질투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발전해야지. 오늘의 생각.


나의 삶과 당신의 삶이 서로 윈윈 할 때까지. 현명하게 질투하고, 올바르게 욕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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