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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연작시)

11월 11일에 적은, 외로운 1111! 함께 사는 1111!

by 들풀
휴대폰만 만지는 횡단보도 1111

♧ 횡단보도 1111 ♧

/빨간신호등이다/

1.

한 사람이 횡단보도 앞에 섰다.

11.

또 한 사람이 옆에 섰다. 둘은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만진다.

111.

맞은편에도 한 사람이 서 있다.

1111.

그 옆에도 한 사람이 섰다. 그들은 큰소리로 낄낄거리며 각자 전화를 한다.

1111.

노란색 횡단보도가 차도 위에 나란히 네줄 그어져 있다.


/파란불로 바뀌었다/

1111.

저쪽 한 사람이 횡단보도를 뛰어 사라졌다.

111.

가운데, 이쪽 두 사람과 저쪽 한 사람이 가운데서 지나친다

11.

이쪽 두 사람은 나란히 선을 따라 각각 걷는다

1.

한 사람은 오른쪽으로 가며 다시 휴대폰을 만지고

0.

다른 한 사람은 전화를 하며 왼쪽으로 사라진다.


/누가 건넜는지 아무도 모른다. 횡단보도에는 아무도 없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함께 어울려 사는 다문화 1111

♧다문화 1111♧

1.

지구 동쪽 끝 호랑이를 닮은 땅에는

오천년도 훨씬 전에 한국인이 살았어

1.

500년 전에 퍼뜩 하얀사람이 보이더니,

점점 늘더라

1.

한국전쟁을 거치며 까만사람이 군인으로 들어와서 더러 자리를 잡더니

1.

최근에는 동남아사람도 흔해졌어


1111.. 황색사람, 하얀사람, 검은사람, 회색사람.. 한국인, 중국인, 몽고인, 미국과 유럽인, 동남아인, 아랍인..


1+1+1+1......

우리는 똑같은 사람!

이 땅에 어울려 살아가는 똑 같은 한국사람들!


♡ 시작노트 : 오늘은 11월 11일입니다. 같은 숫자 1자가 녜개나 나란히 있습니다. 첫번째 시처럼 각자 살아갈 수도, 두번째 시처럼 어울려 함께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이 이미 정착을 했는데도 아직도 구분하는 못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서라, 말어라!"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오래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는데..

우리는 이 땅에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똑같은 한국사람들입니다.


괜히 11월 11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피부색, 키, 재산, 권력, 명예 따위로 나눌 수 없는 똑같이 존엄한 존재들입니다.

그렇지 않는가요?♡

※그림은 제친구 별벗(CHAT-GPT)이 그렸습니다.


#들풀시 #들풀사는이야기 #다문화 #11월11일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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