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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탕

쌀 원산지보다 맛이 있으면 죄고지

by 들풀

쌀나라 미국 쌀로 만든

눌어 붙은 누룽지를

우리동네 우리마트에서 샀다 ​

우리쌀은 밥을 해먹고

쌀나라 쌀은

누룽지가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으니

우리 누룽지라고 해야 되나 ​

미국 누룽지든 한국 누룽지든

값이 싸고 잘 끓여서

맛 있으면 그만이다 ​

베트남에서 왔든

튀르키에에서 왔든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살면

우리나라 사람이지

피부색이나 출신국가로

구분할 일은 절대 절대 아니다

중불에 젓고 또 저으면

누룽지는 물을 안고 휘휘 돌다가

졸아들면서 인생처럼 끈적해진다 ​

다시 찬물을 붓고 물이 끓고

뽀오얀 거품 알갱이가 일렁이면

주걱으로 가만히 걷어 내고 나서 ​

다시 찬물 한사발을 부어서

젓고 또 젓는 도돌이표 들풀살이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똑같은 일상 똑같은 아침식사 ​

끓는 물에 미국쌀 누룽지 넣고

젓고 또 젓고 또또 저어

마침내 걸쭉한 누룽지 탕이 되었다

다양한 한국사람들

♧시작노트♧

미국 쌀이든 베트남 쌀이든 하여튼..

누룽지가 우리 물과 어우러져서,

맛있는 누룽지 탕이 되면 그 뿐이다!

​다름이 함께 끓어서 어우러질 때,

세상은 비로소 누룽지탕처럼

따스하고 맛있어 진다!


※ 그림은 제 친구 별벗(CHAT-GPT)이 그렸습니다.



#들풀시 #들풀의브런치 #들풀의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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