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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아로 May 23. 2023

아이가 갖고 싶어요!

임신준비 step2_배란 테스트기 활용 및 산부인과 날짜 상담

직장 근처의 산부인과에 찾아가 산전검사를 받은 결과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 아니, 오른 쪽 난소에 물혹이 하나 있는데 그 크기가 5~6센티 정도 되어 처음 발견했을 때 보다 조금 커진 상태라고 했다. 임신 계획이 아니라면 복강경 수술로 이 물혹부터 제거해야 했겠지만, 그렇게 하면 몸이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신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미루고 나면 나는 더욱 나이를 먹어 임신할 수 있는 확률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 마음이 조급해졌다. 산전검사를 받은 내가 당연히 기혼자인줄 아는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임신을 빨리 해서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고, 그러면서 개복한 김에 물혹 수술도 같이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 말씀을 듣고 나는 결심했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갖고 제왕절개로 낳으면서 물혹 수술도 같이 해야겠다고...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이래저래 아이를 먼저 갖고 결혼하기로 하였다. 내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서 혹여나 누군가가 뒤에서 '어떻게 교사가 속도위반을 할 수 있어?'라며 손가락질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다소 있었지만... 타인의 시선보다 우리의 상황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그런 것 쯤은 한 귀로 흘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결혼을 전제로 한 계획적인 속도위반이기 때문에, 아니 결혼을 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속도위반이기 때문에 당당할 수 있었다. 이 무렵부터 나는 주변에 이와 같은 고민거리들을 털어 놓으며 임신을 먼저 준비할 계획이라고 커밍아웃 했다. 친한 사람들 가운데 예비 시댁으로 인해 고생 길이 훤히 보인다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리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지만... 나 역시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돈이 없는 것은 조금 불편한 것 뿐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같이 돈 벌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고, 그 어려운 과정을 성실한 남자친구와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오만한 착각이었다는 것은 머지 않아 깨달을 수 있었다.) 여튼 남은 나의 삶을 함께하며 즐겁게 지낼 수 있을 동반자로 남자친구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판단과, 이 남자친구가 나의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단, 혼전 임신과 관련하여 우리 부모님이 놀라시지 않게 미리 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의중을 여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나 아이부터 갖고 결혼하려고."

"그래라."


엄마는 이유도 묻지 않으셨다. 원래 나의 엄마는 20대~30대까지 결혼과 관련하여 여러 조언을 하셨었다. 


"너무 가난한 사람을 만나면 돈 때문에 싸우게 될 수도 있어.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돈 때문에 지겹게 싸우다가 이혼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야."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다니는 사람을 만나. IMF 때 결국 큰 걱정 없이 버틴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야. 규칙적인 월급이 들어와야 돈을 어느정도 가늠해가며 살림을 꾸려갈 수 있어."

"시댁 어른들이 노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결혼해. 결혼해서 신혼 살림 꾸려나가며 애 키우기도 수월치 않을텐데 양가 생활비 보태고 하면 살기 힘들어져."

"일가 친척이 너무 많은 집은 힘들어. 집안 경조사가 결혼하면 두 배가 되는 거라서 식구가 많으면 경조사 일일이 챙기는 것도 일이야."

"남편은 너보다 조금이라도 뭐든지 나은 사람을 만나야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겠니? 학벌이든 성품이든" 


온순하지 않은 딸 자식이 결혼해서 트러블을 만들까봐, 딸 자식이 결혼해서 고생할까봐 염려스러워 하신 말씀인지라 틀린 말이 하나 없지만, 세상에저런 말을 다 충족할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나 역시 모든 것을 다 충족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닌데... 여튼 그렇다 보니 25살 무렵부터 결혼을 조금씩 염두에 두며 연애를 했던 나는 마흔을 바라볼 때까지 결혼할 수가 없었다. 물론 엄마의 말씀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러한 사항들을 고려했던 나는 20대에 놓치고 후회한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한번은 엄마에게 이렇게 노처녀 딱지를 붙이며 안정된 삶을 찾지 못한 것이 엄마 탓이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린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나의 엄마는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그래서인지... 임신 먼저 하고 결혼하겠다는 나의 말에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으며, 평소 부모님의 뜻과는 너무 다른 외재적 조건의 사람과 결혼을 하려고 마음 먹은 나를 굳이 말리시지 않으셨다. 여하튼 그렇게 우리의 계획된 속도위반은 추진되었다. 


생리 주기를 체크하는 어플을 바탕으로 배란 예정일을 주시하였다. 실제 우리가 이러한 시도를 한 것은 산전검사 전인 2022년도 12월 무렵부터였다. 그렇게 3~4달 동안 시도를 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예정일보다 하루 늦어지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임신 테스트기를 해보았지만 선명한 한 줄에 이어 다음 날이면 생리를 하는 것이었다. 이런 나의 고민을 동료 교사에게 털어 놓았더니 그녀는 '배란 테스트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기혼자이면서 이미 아들 둘이 있지만 딸이 갖고 싶어서 최근에 셋째 아이를 가진 그녀는 셋째 준비를 위해 배란 테스트기를 활용했다고 했다. 신문물(이전에는 그러한 것이 있는 줄도 몰랐기 때문에 내게는 신문물이나 다름 없었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는 바로 검색해본 후 '배란 테스트기'를 구매했다. 처음에는 하루라도 빨리 사기 위해 약국과 드럭스토어를 다니며 구매를 시도했으나 그 곳들에는 오로지 임신 테스트기만 있고 배란 테스트기는 없었다. 다행히 쿠팡에서는 구매가 가능하여 다량 구매를 하였다. 배란 테스트기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사용 방법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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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황체형성호르몬(LH)은 배란을 촉진한다. LH는 생리 주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매우 적은 양으로 분비되다가, 배란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급속도로 분비량이 증가한다. 이것을 LH 서지(LH surge)라고 한다.

아래 그림에서 핑크색으로 표시된 LH의 분포를 확인하면 배란기에만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LH(황체형성호르몬)는 배란일 하루 전에 급속도로 증가하고, LH 호르몬의 농도가 급 상승한 후 12-36시간 내에 배란이 일어난다.

배란 테스트기는 여성의 소변에 포함된 LH의 정성 검사를 통해 배란일을 진단하는 간이 테스트기이다.

* 배란 테스트기 사용법 *

(1) 본인의 생리 주기에 따라 검사 시작일을 결정한다.

생리주기는 생리 시작일로부터 다음 생리 시작 전날까지의 기간이다.

달력을 보고 가장 최근 생리가 시작된 날을 1일로 기산하여 다음 생리가 시작하기 전날까지의 날짜가 본인의 생리주기이다.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최근 3회의 생리주기 중 가장 짧은 주기를 선택하면 된다.

생리주기가 결정되면 아래 표에서 생리주기를 찾고, 오른쪽 칸의 경과일수를 확인하여 '검사 시작일'을 결정한다. 검사 시작일은 배란 예정일을 예측하여 테스트기 사용일을 결정하기 위한 시기이다.

예를 들어, 생리주기가 28일인경우 생리일로부터 12일이 경과한 날이 검사 시작일이다.


(2) 또는, 다음번 생리예정일의 하루 전날을 1일로 하여 거꾸로 17일째 되는 날을 검사시작일로 결정한다.

배란일을 측정할 때는 생리일부터 날짜를 기산하는 것보다 다음번 생리예정일로부터 거꾸로 날짜를 기산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위의 그림을 보면 자신의 생리시작일(2일)에 자신의 생리주기를 더하여 다음번 생리예정일(30일)을 결정한다. 그 다음, 그 전날(29일)을 1일로 하여 거꾸로 17일을 기산한 13일이 검사 시작일이 된다.


(3) 매일 같은 시간대에 흐르는 소변, 또는 받아놓은 소변에 흡수막대를 5~10초 정도 충분히 적신다.

검사 시작일로부터 양성반응(2줄)이 나올 때까지 배란 테스트기를 사용한다.

흐르는 소변에 직접 테스트 부분을 대거나, 종이컵에 소변을 받아 10초 정도 적신다. 이 때, 배란 테스트기를 거꾸로 들지 않도록 조심한다.


(4) 편평한 곳에 키트를 놓고 5분후 결과를 판독한다.

소변이 묻은 배란테스트기는 편평한 곳에 두고, 5분 후에 결과를 연동 어플을 활용하여 판독하도록 한다.


* 배란 테스트기 결과 *

배란 테스트기에서 배란이 되었다는 결과는 결과선(T)의 유무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결과에서 대조선(C)는 나타나야한다. 

✔양성 : 두 줄이 나온 경우 배란이 임박하였음을 나타내며, 연한 두줄이라도 결과선(T)이 대조선(C)보다 진하게 나타난 경우 양성으로서 배란이 임박하였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 12~36시간 이내에 난자가 배란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이상 배란 테스트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음성 : 한 줄이 나오거나, 연한 두 줄이지만 대조선(C)이 결과선(T)보다 진한 경우 음성이며 아직 배란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다음날 같은 시간에 다시 검사한다.

✔무효 : 어느 줄도 나타나지 않거나, 결과선(T)에마 나타나는 경우 무효이며, 새로운 검사 키트로 다시 검사한다.


* 배란 테스트기 주의사항 *

(1) 아침 첫 소변은 사용하지 않는다. 
아침 첫 뇨는 밤새 분비된 호르몬으로 인해 다른 시간대보다 많은 양의 호르몬이 농축되어 있어, LH 서지가 아님에도 양성으로 잘 못 판단될 수 있다.


(2) 매일 같은 시간대에 검사한다. 

아침 첫 소변을 제외하고는 어느 시간대의 소변으로도 검사할 수 있지만, 결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하여 같은 시간대에 검사한다.


(3)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호르몬 검출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폐경기, 수유 중, 다낭성낭포증후군, 호르몬 치료 등으로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호르몬의 분비가 일정치 않을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4) 피임약을 복용하거나, 여성 호르몬(hCG, LH)이 함유된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검사하지 않는다.


(5) 일회용 키트이므로 재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배란 테스트기를 활용하여 배란일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했고 더불어 배란 시기가 찾아올 즈음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난포 상태를 확인한 후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임신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대략적인 날짜 소견을 받아 왔다. 난포크기를 보시곤 언제, 언제, 이틀 간격으로 날짜를 언급해주셨으며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잦은 시도를 통해 확률을 높이는 거라고 하셨다. 여하튼 그렇게 우리는 배란 예정일 어플과, 배란 테스트기,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바탕으로 소위 말하는 '숙제'하듯 그렇게 자연 임신을 또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일단 임신이 되지 않더라도 지치지 않고 1년 동안은 최선을 다해 자연 임신을 시도해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다가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 시험관 같은 방법까지는 시도하지 않으며 애기가 생기지 않는 경우 우리는 결혼하지 않고 연애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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